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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함부르크 국제정원박람회를 돌아보며

월간 환경과조경201312308l환경과조경

햄버거, 함부르크

햄버거와 함부르크Hamburg는 철자가 같다. 미국 문화의 상징같은 음식 햄버거를 독일식으로 말하는 것이 익숙하지는 않지만, 햄버거가 함부르크와 깊이 관련 있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햄버거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들어 온 미군들이 빵 사이에 함부르크 사람들이 먹던 다진 고기를 끼워 먹으면서 시작되어, 미국으로 건너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더 거슬러 올라가 13~14세기 유럽까지 세력을 넓혔던 몽골 사람들이 먹던 다진 생고기에서 햄버거의 기원을 찾기도 한다.

지금도 독일에서 두 번째로 큰 산업도시 함부르크는 오랫동안 부유한 도시였다. 1189년 관세와 경제 특권을 부여받으며 무역도시로 성장하게 된 함부르크는 문화의 도시이기도 하다. 브람스의 출생지이기도 한 함부르크는 독일 최초의 상설 오페라 하우스, 엘베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뮤지컬 공연으로도 유명하다. 지금, 성공적인 도심 재생 프로젝트로 알려진 하펜 시티Hafen City에는 크리스털 왕관을 얹은 듯한 형상의 랜드마크 건물이 한창 공사 중이다. 엘베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이름을 딴 엘베필하모니 콘서트홀Elbe Philharmonic Hall 이다.

 

 

항구와 정원

항구häfen와 정원garten! 함부르크를 대변하는 두 가지 정체성이다. 함부르크의 정원박람회 역사는 140년 이상이다. 1869년 공공 원예전시public horticultural exhibition를 시작으로 2013년까지 8번의 정원박람회가 열렸다. 1869년 이후 1953, 1962, 197310년 주기로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했고, 1983년은 뮌헨Munich에서, 1993년은 슈투트가르트 Stuttgart에서, 2003년은 마그데부르크Magdeburg에서 개최되고 2013년 다시 함부르크에서 개최되었다. 오늘날 함부르크는 독일에서 가장 푸른 도시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광대한 공원과 숲, 가로수길과 녹지는 함부르크를 푸르게 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정원박람회의 산물이다. 함부르크 도심의 대형공원 플란텐 운 블로멘Planten un Blomen/Plants and Flower20년(1953~1973)년에 걸쳐 4번의 국제정원박람회가 개최된 곳으로, 시간이 좋은 정원을 만든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장소다.

그렇다면 항구와 정원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에 대해 고정희의 독일정원 이야기의 저자 고정희 박사는, 기차가 발명되기 전 세계 각지에서 수집된 식물과 종자들이 함부르크를 거쳐야만 반입될 수 있었기 때문에 함부르크는 국제정원박람회장으로 태어날 조건을 갖추고 있었던 셈이라고 설명한다.

최정민  ·  순천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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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키워드l함부르크, 국제정원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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