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연·박승진, 광주비엔날레 주제전 참여

‘숲, 귀 기울이다’, 자연의 시간변화 시청각화
라펜트l기사입력2011-09-12

 

10 23일까지 개최되는 광주비엔날레에서는 44개국 133작가 73기업의 131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비엔날레는 크게 도가도비상도(圖可圖非常圖) -‘디자인이, 디자인이면, 디자인이, 아니다’- 라는 행사 테마에 맞추어 주제전, 유명, 무명, 커뮤니티, 광주폴리, 비엔날레시티, 아카데미 7개 소주제로 구성하였다.

그 중 주제전은 비엔날레의 주제를 다양하게 분석하고 실행하는 자리로서 전시장의 핵심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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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국 11개 작품이 전시된 이 곳에 김아연 교수(서울시립대 조경학과)와 박승진 소장(design studio loci)이 공동작업, 귀 기울이다가 출품되어 화제를 뿌리고 있다.



Media or materials
_공간설치물(DVD플레이어, 프로젝터, 스피커)


숲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숲을 이해해야 한다. 생태학자들은 숲을 이해하는 방식 중 하나로 일정한 규격의 방형구를 지정하여 수목의 위치와 크기를 조사한다.

 

숲의 특성은 도면화, 수치화되어 기록된다. 숲의 디자인 역시 식물들의 수치와 기호로 표현하여 이루어진다. 숲의 고유한 조사 및 디자인의 방법인 맵핑(mapping)은 이미 너무 익숙해져버린 자연의 기하학과 시간적 변화에 다시 주목할 수 있게 한다.

 


 

나무를 점으로 표현한다면 숲은 그 특성에 따라 고유의 패턴을 보여준다. 인위적으로 조림한 숲은 일정 규격의 점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반복되며, 생태적 천이를 겪고 있는 숲은 그 종다양성과 역동성이 다양한 크기의 점들의 무작위적 배치로 드러난다.

 

숲을 구성하는 식물들은 크기에 따라 크고 작은 점과 시계의 시침, 분침, 초침으로 치환된다. 성장속도가 빠른 풀들에 해당하는 짧은 초침은 반복적으로 돌아가면서 빠르고 경쾌한 소리를 낼 것이며, 오래된 나무를 의미하는 굵은 점은 관람하는 시간 동안 정지된 듯 느껴질 것이다.

 




 

이러한 숲의 시각적/청각적 표현은 사람들에게 숲이 가진 구조(시각)와 시간성(청각), 그리고 변화(시청각)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디자인의 공간적/시간적 시작과 끝이 모호하며 사람과 자연이 상호 작용해야만 가능한 디자인, 숲의 기록과 디자인을 통해 우리는도가도 비상도의 개념에 접근하려 하였다.

 

숲에 귀 기울이라. 그러면 숲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그들의 소리로 말을 걸어올 것이다.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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