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밝바치’, 하계답사 다녀오다

세상을 밝게 만드는 사람들의 모임
라펜트l기사입력2013-08-22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내 조경 학술동아리 밝바치(회장 3학년 최승호)가 지난 7 1일부터 9 10일간 강원도 일대로 하계답사를 다녀왔다.

 

올해 하계답사는 최승호 외 9명이 참여하여, 3 4일간 답사지 사전조사를 진행한 후 7 1일부터 본 일정을 시작했다.

 

9 10일간의 하계답사 경로!

강원도 지역 경유 일정은 경희대학교에서 출발하여 춘천시, 인제군, 고성군, 속초시, 양양군, 강릉시, 삼척시, 평창군을 거쳐 다시 학교로 복귀하는 것이었다. 특히, 향교, 서원, 사찰, 민가를 중심으로 돌아다니며, 강원도 내 다양한 종류의 루, , 대를 비교하는 일정을 포함시켰다.

 

1일차: 청평사, 만해마을

2일차: 왕곡마을, 어명기 가옥, 천학정, 청간정

3일차: 해맞이 공원, 낙산사, 하조대, 오죽헌

4일차: 경포대, 심상진 가옥, 해운정, 선교장, 칠사당, 허난설헌

5일차: 강릉향교, 하슬라 아트월드, 초당성당

7일차: 죽서루, 해신당 공원

8일차: 태백 상장동 벽화마을, 바람의 언덕, 검룡소

9일차: 정선 스카이워크, 양떼목장, 월정사, 상원사

10일차: 허브나라

 


 

하계답사는 왜, 그리고 어떻게 준비됐나?

밝바치의 연중 행사 중 가장 눈 여겨 볼만한 것이 바로 하계답사다. 이들은 여름방학기간 중 전라도, 경상도, 올해 강원도 지역 순으로 매년 하계답사를 진행해왔다. 향교, 서원, 사찰, 민가, 마을, 읍성, 정자, 전통가옥 등 주제별 답사지를 선정하고, 사전 탐구조사를 통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계답사를 펼친다.

 

답사 기간 동안은 거창한 식단이나 편한 샤워시설, 좋은 잠자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자초한 열악한 상황에 대하여,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데 그 의의가 있다. 이는 밝바치가 탄생한 이래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전통이다.

 

열흘간의 일정이 힘든 여정임을 알면서도 하계답사에 자원하는 이유는 답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던 선배들의 경험담 때문이다. 본 일정의 답사가 시작되기 전에 사전조사를 거치는데, 이를 통해 회장단과 스터디장의 기획아래 참여자 모두가 자신이 공부한 장소만큼은 막힘 없이 설명이 가능할 정도로 준비된다. 장소와 일정을 정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45일간의 합숙을 통해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조별로 만든 PPT를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발표하고 경청하는 시간을 가진다.

 

스터디 마지막 날에는 졸업생 선배들의 평가가 있다. 선배들의 실질적인 경험담과 조언을 통해 더욱 알찬 답사를 준비하는 것이다. 이처럼 단순히 재학생들만의 행사가 아닌, 선배들의 관심과 후원 속에 모두 함께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형성된다. 본 일정이 시작되면, 각자가 맡은 장소에 대해선 해설가 못지않게 빠삭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사전 탐구조사는 우리가 찾아가는 장소마다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끔 해준다.

 


  

답사 동안 우리들은?

답사자는 일정이 시작되는 동시에 다양한 경험을 겪게 된다. 매 점심은 아침 일찍부터 준비한 주먹밥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해가 저물 때쯤이면, 인근의 마을회관이나 교회를 찾아가 잠자리를 마련했다. 가끔은 이장님 댁, 수련관 등에서도 숙박을 해결했다. 자연스럽게 시골의 인심을 느끼고,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하루하루 보고 느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그것들을 정리하는 과정에 있었다. 빡빡한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면, 몸은 이미 녹초가 되었다. 그래도 스터디장의 주도하에 단 하루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다. 한 사람 한 사람 답사지에 대해 느낀 점과 하고픈 얘기를 꺼내놓았다. 이 시간만큼은 숙연하고 진지했다. 이렇게 하루를 정리하고 기록함으로써 더욱 뜻 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런 과정들이 반복되다 보면, 서로를 더욱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형성됐다. 많은 것을 보고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한 추억 그 자체가 보물이 된 것이다.

 


 

, 우리는 전통을 찾아 떠나는가?

온고지신이라는 말을 되새겨 보게 된다. 지금 우리가 실현시키고 있는 전통조경은 전통이라는 단어에만 얽매여 있을 뿐, 현대와 잘 연결시키기 못하고 있다. 전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가운데 무조건 전통만 고집한 결과인 것이다.

 

화재로 손실됐던 숭례문의 사례만 보더라도, 전통 보존에 대한 우리의 의식이 낮은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전통을 공부하고, 창조적으로 계승하려는 답사의 목적은 높이 살만하다. 매년 전통을 찾아 그 고유의 색감과 집약된 기술 등을 알아가며, 전통 자체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려는 조경학도들의 발걸음은 분명 우리 조경의 미래를 좀더 나은 방향으로 바꿔놓을 것이다.

 

답사를 마친 후 회장단의 이야기

최승호 동아리회장은 조경학과에 입학한 후 이 동아리의 회장을 맡게 된 것은 내 인생에 있어 좋은 추억이자 자랑스러운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하계답사의 처음부터 끝까지 많은 관심과 격려를 전해준 여러 선배님들, 그리고 아무 사고 없이 안전하게 마무리될 수 있게끔 도와 준 동기와 후배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터디장으로 활약한 조혜진 학생은 지난 2, 3학년 위주의 답사경험과 비교했을 때, 이번 답사는 1, 2학년 위주임에도 불구하고 전통조경과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좋은 방향으로 흘렀다. 빡빡했던 인솔에도 끝까지 기분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 함께한 이들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밝바치란?

밝바치는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내 조경 학술동아리이다. 이름은밝다의 고어 어간인과 만드는 사람(장인)의 고어인바치의 합성어로, 세상을 밝게 만드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의미다. 1984년 시작돼 현재 13학번으로 구성된 32기까지, 타 학교 조경학도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활약하고 있는 모임이며, 경희 조경인의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활동 중 하나이다. 그 활동으로는 매주 다양한 주제로 진행되는 스터디가 있으며, 공원답사나 친목 도모, 단결력을 위한 F.T(Family Training) S.T(Study Training), 최소 910일간 진행되는 하계 답사가 있다.

 

또한, 졸업생 모임인 산하지기와 연계하여 선·후배간의 소통과 교류를 위한 동문 특강과 총동문회 체육대회, 정기 총회가 매년 열린다. 이처럼 밝바치는 다양한 연계 활동을 통해 차별화 된 학술동아리의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경희대 밝바치의 활동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밝바치웹페이지(http://www.bachiweb.net)를 통해서도 활성화돼 있다. 


글·사진_정준식 ·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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