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영철 건설사조경협의회 회장

″올 하반기 조경시공 물량 폭주″
라펜트l기사입력2016-04-06

 

“조경설계는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고, 조경시공은 올 하반기부터는 물량이 폭주할 것이라 예상된다”

건설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설사 조경담당직들의 모임, 건설사조경협희외(이하 건조회)의 새로운 수장의 분석이다. 조경인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조영철 GS건설 부장이 건조회의 새로운 회장이 됐다. 그는 업계 내에서 건조회라고 하는 단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으니 어깨가 무겁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를 만나 조경 물량에 대한 전망과 트렌드, 그리고 아파트 조경을 바라보는 시선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올해 아파트 조경 물량에 대한 전망은?

아파트 분양을 바라보는 시각들이 다양하다. 특히 재작년 중반기 이후부터 주택분양이 과도하게 많이 진행됐던 부분이 있다. 정상적인 현상으로 볼 수 없다. 당시 정부시책 등 단편적으로 배양책을 많이 썼었고. 너무 과열되어 가계부채나 대출에 대한 규제 등 문제점을 낳았다. 부동산 경기는 확 달아오르는 것도 문제고, 확 식는 것도 문제다. 서서히 달아오르면서 적당한 온기를 가진 채 적당한 투자가 되어야 한다. 지난해 대형사를 동향을 보면 삼성이나 현대의 경우 거의 없었고, GS나 대우, 대림의 경우는 많은 분양을 했다. 이 부분에서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차이가 드러난다. 어쨌든 이상적으로 이루어졌다기보다는 과열되게 나타났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분양의 단점이라면 좋은 제품과 좋지 않은 제품들이 우후주순 쏟아져 나왔다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제품인지 아닌지 헷갈릴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미분양이 나왔으니 상품의 질이 드러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기존에 가지고 있는 물량 중에서 묵었던 것을 분양하는 것이 아니라 적당하게 어필할 수 있는 상품들을 선별하는 작업들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각 건설사마다 괜찮은 제품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 예상해본다면 조경설계는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고, 조경시공은 올 하반기부터는 물량이 폭주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공동주택 등 관련사업 속 조경트렌드는?

90년대 하반기부터 사람들은 아파트조경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어 2000년대 초반부터 각 건설사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아파트조경을 하기 시작했다. 이후 IMF 등 몇 번의 금융위기를 겪으며 조경도 원가절감의 대상으로 많이 축소됐다.

각 건설사마다 차별화된 조경디자인 전략이 있지만, 최근 ‘정원’에 대한 부분이 부각되고 있다. 도시민들은 삶의 편의성 때문에 아파트에 살 뿐, 텃밭과 정원을 가꾸고 싶어한다. 이러한 욕구를 아파트 단지 안에 담아내기 위한 노력은 대우건설이 먼저 시작해 많이 진척이 된 거 같다. 후발주자로 나선 GS건설에서는 정원의 특징인 아기자기함을 담는 것은 물론, 유명 작가들을 초빙해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정원과 하자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다. 교육프로그램은 입주자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만들고, 스스로 가꿀 수 있는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기후변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환경부 국책사업으로 도시생태계에 대한 연구를 5년 정도 진행하는 이동근 서울대 교수와 MOU를 맺고 이를 아파트에 시범적으로 적용했다. 너무 더운 여름, 1도라도 시원한 아파트를 만들어보자는 측면에서 미사지구에 조성된 아파트단지 내 관리사무소와 노인정, 텃밭, 휴게공간이 있는 곳에 일부 적용했다. 지난 연구결과를 토대로 바닥포장과 벽면녹화, 빗물저장 시스템 등을 설치한 것이다. 현재 계속 모니터링 중에 있으며, 좋은 결과를 낸다면 다른 아파트에도 적용해 생태적으로 건강하며, 한여름에도 시원한 ‘쿨링 랜드스케이프’라는 것을 강조할 계획이다.

자이의 주 트렌드는 생태적이고 자연적인 부분을 많이 선호한다. 디자인 콘셉트는 ‘쿨 앤 소프트’로, 쿨은 현대적 간결함이며 소프트는 따뜻한 감성이다. 2005년부터 2007년 사이 조경뿐만 아니라 건축적인 부분, 인테리어, 색채, 외관 등 전체적인 철학으로 세워졌다. 

또한 인위적 공간인 아파트에 ‘숲’의 이미지를 담기 위해 다층식재를 하고, 공간활용에 대한 연구를 통해 어린이를 위한 놀이공간, 어른을 위한 휴게공간 등으로 구분되지 않는 복합적인 공간으로 탄생시켰다. 태양광 파고라 등 첨단 부분에도 신경 쓰고 있다.

아파트조경에 대한 인식이 좋지만은 않다.

아파트 조경은 민간사업이 많고, 상업적이며, 아파트라 작품성이 떨어진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수요가 많고 많이 접하는 공간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안타까운 것은 아파트 조경에 대한 학문적인 접근이 없다. 건설사에 있으면서 어떠한 사안에 대한 학문적인 기반과 기초가 있었으면 하는데 전무한 것이다.

적은 돈을 들이고 많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 조경분야이다. 건축 인테리어 하나 바꾸려고 하면 천 세대를 다 바꿔야 하기에 몇 십억 몇 백억이 들어간다. 하지만 조경은 전체 공간에서 2~3억 규모의 추가공사만 진행해도 훨씬 나은 표현을 할 수 있다. 조경을 잘 함으로써 나타날 수 있는 분양에 대한 가치평가나 경제적 이익에 대한 데이터가 있다면 조경부서가 내부적으로 건의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긴다. 아파트 조경에 학문적으로 많이 접근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또한 아파트 조경에 대한 많은 비평들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잘못된 부분은 지적하고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면 더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다. 아예 관심 밖으로 밀어내는 것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 아파트 단지에 조경이 더 필요하다, 꼭 해야 한다라는 근거가 되는 자료가 많다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협의회 주요 사업계획과 방향은?

크게 사업을 생각하지 못하는 이유는 생긴지 20년 됐다. 96년도에 만들어져서 그동안 많은 양적 질적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약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있다. 다른 협의체와는 다르게 대부분이 직장인이다. 각자 맡은 회원사들 내에서의 움직임이 있을텐데 다른 조직처럼 쉽게 움직일 수 있는 부분들이 적다. 인원수도 300명 이상으로 많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보니 특별하게 거창한 행사를 하기는 어렵고, 매번 이루어졌던 회원간의 친목도모를 하려고 한다.

날이 좀 풀리고 4, 5월쯤 회원사에서 잘 된 사례 답사를 가거나 특강을 마련해서 회원과 좋은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회원이 직장인들이다 보니 각자가 사회생활 하면서 가질 수 있는 은퇴 이후의 준비, 조경 외 타 분야에서 바라보는 건설사 조경에 대한 시각 등 다양한 주제를 듣고자 한다. 하반기에는 친목도모 차원에서 주말에 체육대회를 진행하려고 한다.

아울러 친목모임을 다양화하려고 한다. 현재 전직 회장단과 선임자 지도모임, 간사모임 등이 있는데, 올해는 각 회사마다 막내라고 할 수 있는 가칭 ‘뿌리모임’도 결성해 조직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타 회사의 동향, 트렌드 등 정보들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특히 회원사지만 조경직이 1명, 2명인 업체일 경우, 이러한 모임들을 통해 정보교류가 가능할 것이다. 우리 조직이 가지고 있는 목적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건설사를 꿈꾸는 조경학도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다면?

조경학과 졸업 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형태의 일이 있는데, 최근 학생들은 어려운 일을 기피한다는 느낌이 있다. 저희 세대뿐만 아니라 이후 몇 년 동안은 설계가 조경의 꽃이었다. 힘들지만 설계사무소에서 실력을 키워 다른 조경 일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본인도 설계사사무소에 있다가 경력직으로 입사했다.

건설사에서 근무하면서 조경직책으로서 힘든 부분이 많이 있다. 이는 조경이 전체 공사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3%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한계일 수도 있다. 건설사 조경직이라면 크게 느껴지고 안정되어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다른 공정에 따라 굉장히 휘둘린다. 또한 명예퇴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건설사에 나오면 사실 많이 힘들 것이다. 회사와 조직은 미래를 준비하게끔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항상 그 업무에만 힘을 쓰다 졸업, 명퇴하는 구조이다. 개인적으로는 가질 수 있고, 할 수 있는 폭이 큰 조경설계사무소에 계신 분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

학생들은 바라보는 시각을 다양하게 넓혔으면 좋겠다. 대형사가 가지고 있는 외적인 메리트는 분명히 있고,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또 다른 한 축도 생각하라는 것이다. 졸업 후 바로 입사하는 사람은 각 건설사마다 손꼽힐 정도이다. 대부분은 경력직이다. 설계를 하든, 시공을 하든 스스로가 조경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경험을 가진 상태에서 건설사에 왔을 때, 보다 깊고 넓게 볼 수 있다. 이 경험은 건설사에서 매우 중요하다.

조경인들에게 한 마디.

만날 때마다 할 말이 참 많으면서도 선뜻 말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타 분야에 비해 작은 공간, 적은 인원, 짧은 역사. 조경은 종합과학예술이라 말하면서 아주 얕고 넓게 퍼져있다. 이제는 깊이를 가져야한다. 분야가 나눠졌다가 합쳐지기도 하면서 융복합이 이루어져야 조경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가운데 학벌 등으로 잡음이 많이 지는 일들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1세대 선배들이 많은 일들을 해 오셨고, 저는 1.5세대 정도 된다. 조경의 선배들은 사회 갓 진출하거나 희망과 꿈을 가지고 가야할 후배 조경인들을 위해 무언가를 만들어줘야 하는 들이 필요한데, 저를 포함해서 실제 실현시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부분에서 조경의 선배들이 교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길 바란다.

대학을 갓 졸업했을 때, 우연히 건축 잡지를 본 적이 있다. 어느 한 골프장을 놓고 각각의 건축가들이 작품적 측면, 시공적 측면 등 다양한 측면에서 학문적인 논의와 비평들을 실려 있었다. 조경 안에서도 이러한 논의와 비평들이 많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은사, 선배이기 때문에 감히 이야기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개선이 됐으면 한다. 이렇게 된다면 조경의 위치를 더욱 공고해지고, 깊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글·사진_전지은 기자 · 라펜트
다른기사 보기
jj870904@nate.com

기획특집·연재기사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