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재삼 (주)지드앤파트너스 소장

조경모색 전시회 관련 인터뷰
라펜트l기사입력2016-11-01

 

이상기 조경설계사무소 Onn 소장, 이대영 조경설계사무소 Studio L 소장, 장재삼 ㈜지드앤파트너스 소장, 이진형 조경설계 서안(주) 소장. 
네 명의 조경가가 모여 지난 29일(토)부터 이틀간 스토아어바나에서 '조경모색' 전시회를 열었다. 이번 전시회는 '깊이 보다는 넓이를 생각'하는 그들이 사람들과 조경이야기를 나누고자 마련한 자리이다.

글, 그림, 작업, 이야기. 네 가지 소주제로 이루어진 전시공간에는 오래된 생각을 끌적거린 글들, 스케치북의 소소한 그림들, 이런저런 도면들이 거칠게 보여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각자의 생각을 그대로 전달하는 글이 전시물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번 전시회는 단지 우리는 조경이라는 곳에서 이런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렇게 가고 있음을 절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색깔을 가진 많은 조경가들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스스로를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장재삼 소장을 만나 전시회 참여 계기부터 준비과정을 들어봤다. 

장재삼 (주)지드앤파트너스 소장

조경모색 전시회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뭔가요?

전시회를 오래전부터 계획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발적이었네요. 네 사람이 자주 만나고 술자리에서 매번 격한 조경이야기를 나누었던게 배경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몇 달전 이대영, 이상기 소장님이 참여한 드로잉전(세가지공간, 네사람의 드로잉)이었습니다. 두 분이 아주 쑥스러운 고백을 하는 것처럼 드로잉전을 초대하셨죠. 그리고 전시회 뒷풀이에서 넷이서 같이 조경관련 전시회를 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어요. 아마도 드로잉전에서 하지 못했던 조경이야기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어떤 전시를 할 것인지는 한참 뒤에 구체화되었구요. 

조경모색(造景摸索)은 무슨 의미인가요? 

모색이라는 단어가 일이나 사건 따위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나 실마리를 더듬어 찾는다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쉽게 말하면 우리는 아직 답을 못 찾았다는 의미이겠죠. 또 다른 의미로는 조경에 대한 실마리를 찾고 있다는, 혹은 찾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재미있는 건 네 사람의 조경이야기가 많이 다릅니다. 프로젝트의 성격, 서로의 작업방식, 가치, 생각들... 그리고 나름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들도 모두 다릅니다. 단지 조경을 계속해왔고, 앞으로도 조경을 계속하고 싶다는 공통점을 빼곤 서로 다른 것이죠. 지극히 정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조경모색 중인거죠. 

전시회에서 특별하게 신경 쓰신 부분이 있다면?

사실 뭐 대단한 걸 전시하는 건 아닙니다. 그저 평소에 가지고 있던 오래된 생각을 끌적거린 글들, 스케치북의 소소한 그림들, 이런저런 도면들을 거칠게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성과를 만들어낸 조경가들이 아닌 과정에서의 모습 그대로인거죠. 그래서 전시공간이 글, 그림, 작업, 이야기... 네 가지 소주제로 이루어졌는데 그중에서도 각자의 생각을 그대로 전달하는 글이 전시물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전시에 오시게 되면 천천히 읽으시는 수고로움이 필요합니다. 친철하지 못하죠.
 
또 한가지는 전시하는 공간이 재미있습니다. 전시장이 광주 동명동에 있는 스토아 어바나입니다. 갤러리겸 카페로 이용되고 있는 있는데 원래는 실내공간에서 전시벽을 이용한 전시로 생각했었죠. 그런데 사전 답사 때 현장에서 중정 공간을 이용한 실외 전시로 바꿔버렸어요. 실내공간이 아닌 중앙의 작은 잔디마당과 회랑, 열린 컨테이너박스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아마도 스토아 어바나라는 전시공간이 주는 즐거움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준비과정에서 인상 깊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아요. 전시를 하기로 결정하고 나서 각자 10장 정도 자료로 자기이야기 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어요. 첫 모임이었는데 갑자기 술친구들이 너무 진지해진 겁니다. 그 다음은 전시준비보다 서로에 대한 새로운 탐구가 시작된 듯 했습니다. 각자의 컴퓨터와 스케치북 속에 있던 이야기들을 끄집어내서 공유하게 되었구요. 개인적으로는 사전답사 때 광주의 여러 곳을 같이 답사하고 이야기 나눈 것도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네요.    

첫 번째 교류전인 만큼 다음 전시회도 기대가 됩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아직 구체적이진 않지만 이러한 전시, 기획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면 관심있는 조경가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저 스스로 포문을 여는 것이라고 이야기 했어요. 아직은 다양한 색깔을 가진 많은 조경가들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스스로를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경모색은 그런 의미에서 확장의 여지가 많은 거죠. 다음 전시가 어느 도시에서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담아낼지는 모르겠지만 같이 하는 조경가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학생이나 실무에 계신 조경인에게 좋은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조경설계를 공부하고 있거나 이제 막 시작한 친구들에게 뭔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던 것도 전시를 준비하게 된 계기 중 하나였어요. 하지만 정작 무엇을 이야기 해줄 것인가에 대해 논의를 하면서 무척 조심스러워졌어요. 어쩌면 이번 전시의 메시지 같은 것일 텐데... 이상기소장님 생각은 누구에게도 충고하는 식의 이야기로 읽히면 안된다라는 거였죠. 사실 우리가 그만한 무언가를 이루어 낸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그저 과정으로써 조경가의 모습만 보여주자고 했습니다. 아직 어느 누구도 자랑할 만한 것도, 충고할 만한 이야기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거든요. 

단지 우리는 조경이라는 곳에서 이런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렇게 가고 있다. 이까지만 이야기 하자고 했어요.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정말 중요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해줄 수 있는 좋은 말씀같은 건 없네요. 하지만 서로 다른 모습으로 조경을 하고 있는 더 많은 조경가들을 만나 보시는 것은 권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 길에서 같이 만날 수 있다면 더 좋겠죠.
















ⓒ이대영 소장
글_신혜정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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