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에서 조경가의 역할과 과제는?

조경사회, ‘도시재생과 조경가의 역할 세미나’ 개최
라펜트l기사입력2017-11-16

 


주신하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김연금 조경작업소 울 대표, 김예성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김철홍 상무 (주)도화엔지니어링 상무, 안승홍 한경대학교 교수, 황규홍 LH연구원 박사 (좌부터)

도시재생 뉴딜에서 조경가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일까?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일까?

(사)한국조경사회 주최, (사)한국조경사회 경관위원회 주관으로 지난 15일(수) 오후 2시부터 가든파이브 TOOL관 10층 대회의실에서 '도시재생과 조경가의 역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도시재생 정책과 사례 검토를 통해 조경분야와 관련한 사업의 성격, 범위 등을 찾고 조경가의 역량을 확장하는 가능성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최종필 (사)한국조경사회 회장은 "도시재생에서 조경분야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이고, 도시재생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논의해보기 위해 준비한 자리이다. 의견을 주시면 정책에 방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날 발표는 안상욱 수원시지속가능도시발전재단 이사장, ▲김현 단국대학교 교수의 '부천시 도시재생사업과 조경의 시도', ▲김도훈 안산시 희망마을사업추진단 단장의 '조경가들의 도시재생영역에서의 역할과 과제'가 발제됐다.

'지역발전과 도시재생정책 흐름의 이해'의 발제를 맡은 안상욱 이사장은 인구구조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어, 도시재생 뉴딜이 협치 체제로 갈 수밖에 없음을 피력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2030년을 거점으로 인구 감소가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로 인해 공원이나 주거지 또한 크게 줄어들게 되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협력이 필수가 됐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현재 상황은 직시하지 못하고, 조경이 전성기를 누비던 시대에 맞춰 도시를 바꿔보자는 착각과 안일한 접근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시대적 상황을 반영해 길게 보고 과감한 시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지비용을 최소한으로 할 수 있도록 시설물을 없애 관리 비용을 줄이거나 수익이 없는 논밭 또는 쇠퇴마을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시도들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소통과 협치가 유리한 조경가들만의 이점을 살려 "다양한 부문의 중간지원조직 협업에 동참해서 협치의 틀을 견인하고, 도시재생 중간지원조직에 적극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성장과 개발에서 복지와 분배로 전환하는 사람 중심의 '진보도시'가 각광을 받으면서 포용성, 주민참여, 약자 중심 배분, 공동체 구축 등 조경가들이 충분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안 이사장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다양한 논의를 걸쳐 다른 경험과 정보들을 수용해야 한다. 마을만들기, 도시재생, 지속가능발전 등은 결코 조경과 무관한 분야가 아니며, 전문가로서 해야 할 몫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지방분권과 자치분권, 지역중심, 주민중심의 지역발전에 조경가들의 주체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종필 (사)한국조경사회 회장

안상욱 수원시지속가능도시발전재단 이사장, 김현 단국대학교 교수

김도훈 안산시 희망마을산업추진단 단장

'부천시 도시재생사업과 조경의 시도'의 발제를 맡은 김현 교수는 도시재생으로의 진입장벽을 먼저 허물 것을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는 ▲대학의 도시재생, 도시계획 관련 커리큘럼 조정 및 도시재생 인력 양성, ▲도시재생 관련 학회와의 연대감 구축 및 조경인의 적극적 참여, ▲도시재생에서 조경분야 확립 등을 제안했다.

특히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도시재생'이나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시대적 흐름에서 공원, 조경의 중요성과 강점을 강조하는 적극적인 대외 홍보전략을 수립하고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처럼 진입 장벽을 허물면서 새로운 사업영역을 확보하거나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으며, 미조성 도시공원 해결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조경가는 주민의 가슴 속에 있는 진심을 꺼내 줄 수 있는 소통자인 '커뮤니티 디자이너'가 되어 참가형태, 프로그램, 프로세스를 디자인하여 최적의 안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마을의 종합적인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는 '지역 힘 개척형 디자이너'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며, "조경이 참여하여 도시가 더욱 도시다워지는 도시재생이 되길 바래본다."고 밝혔다.

김도훈 안산시 희망마을사업추진단 단장은 조경가들의 도시재생영역에서의 역할과 과제에 대해 발제했다.

그는 조경가의 과제에 대해 ▲국가 예산에서 복지와 교육 부분이 늘어나는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 적략 수립, 보여주며 설득하는 '사회실험' 일반화, 서울로7017, 문화비축기지와 같은 메가프로젝트를 컨트롤 하는 기획력 키우기, ▲청년스타트업 조경가들 도전기회 마련, ▲조경가 중심 지역재생회사 역할 고민, ▲융복합 사업에 대한 관심도 증대, ▲문화를 통한 창의적 콘텐츠 상상력 함양 등을 제시했다.

김 단장은 "조경가들은 무궁무진한 활동력과 잠재력이 있다. 생활에 활력을 주고 살만한 장소를 만드는 희망을 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도시재생에서 조경가들의 역할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종합토론에서는 도시재생 뉴딜에서 조경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논의됐다.

김연금 조경작업소 울 대표는 "이제는 스스로 조경가가 가져야 할 공적인 태도와 가치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져야 할 시기이다. 그래야지 대중적인 지지도 얻고 사회적 명분도 찾을 수 있다. 문화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같이 가져갈 수 있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기획력을 길러야 할 시점에 왔다."고 말했다.

김철홍 (주)도화엔지니어링 상무는 "학회에서 융복합된 커리큘럼으로 인력을 양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양성된 인력들이 물 흐르듯이 도시재생지원 관련 단체에 들어가 가시화 되겠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승홍 한경대학교 교수는 "이제 모든 것이 축소 지향적으로 변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개발 계획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경은 도시재생 특별법 계획 단계에서부터 참여조차 못하고 있었다. 반성해야 할 것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회에서는 교재 개발이나 수업에 참여하는 부분, 도시계획 등 타분야와의 협력과 소통, 주민간의 갈등 관리 방안 등을 잘 정리해야 한다. 도시재생과 관련된 단체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이런 세미나에 국토교통부 도시재생과에서도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황규홍 LH연구원 박사는 "저층 주거지나 마을, 도시농업에 조경가들이 참여해 녹색 비율을 높이는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딜의 핵심 중 하나가 사회·경제 조직을 키워서 자체적인 조직을 만들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런 쪽으로 조경가들의 좋은 아이디어를 반영했으면 좋겠고, 특히 역사문화도시에서 조경분야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예성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조경가들이 참여하지 못했다는 것보다 '왜 참여하지 못했지, 어떻게 참여할 수 있지'부터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시재생 뉴딜정책이 발표되고 수십 개의 세미나가 열릴 때 조경은 한 꼭지도 들어가지 않았다. 조경 관련 법안도 2개 밖에 없고, 심지어 개정에 대한 질의조차 받아본 적이 없었다. 현장에서 보는 모습과 정책에서 보는 모습은 많이 다르다. 학회나 업계에서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한국조경사회는 도시재생와 관련된 다양한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글·사진_신혜정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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