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 도시재생, 일자리 30만개 창출 추산″

전문가들, ‘사람’을 중심에 두는 도시재생에 입 모아
라펜트l기사입력2018-09-14

 



“서울형 도시재생사업들은 지역경제활성화를 통해 약 8만8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2025년 30만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 전문가들은 추산한다. 지역상권 활성화, 관광유발효과 등으로 더욱 확대될 것”

2018 서울 도시재생 국제컨퍼런스가 13일(목), 14일(금) 양일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개최된다. 첫날은 ‘사람을 품은 도시 : 도시재생정책 공유’를 주제로 열렸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은 ‘인문도시를 향한 서울형 도시재생 비전’을 주제로 사람중심의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서울형 도시재생을 소개했다.

박 시장은 서울형 도시재생에 대해 “과거 대규모개발이나 새로운 랜드마크를 추구하는 개발이 아닌 기존 주민과의 연계를 통해 공동체를 강화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주민참여형 도시재생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다양한 이해관계와 갈등의 난제가 있지만 도시재생의 중심은 ‘사람’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추진한 결과, 133개소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재생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확산됨에 따라 3000명의 주민들이 협의체를 구성해 도시재생에 참여하고 있다.

박 시장은 좋은 도시에 대해 SEOUL의 알파벳을 따 ▲지속가능한 도시(Sustainable City) ▲공정한 도시(Equal City) ▲열린 도시(Open City) ▲특색 있는 도시(Unique City) ▲살기 좋고 활력 있는 도시(Livable and Lively City)으로 설명했다.

주민참여를 통해 스스로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소외된 사람-지역 없이 평등하며, 사회구성원간 소통과 상생이 활발하고, 지역 정체성이 살아있으며, 걷기 좋고 함께 모이기 좋은 공간이 퍼져있는 도시다.

박 시장은 도시재생의 앞으로의 과제로 ▲주민스스로 도시재생을 끌어갈 수 있는 자립형 도시재생의 확대 ▲4차 산업혁명 등 새로운 시대변화에 대응하는 도시재생 ▲기후변화에 대응한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을 꼽았다.

주민의 주도적인 참여로 만들어진 지역 거버넌스는 지역산업과 결합되어 마을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마을기업들의 공유자산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수익은 다시 지역개선으로 투자되는 선순환이 이어진다. 박 시장은 “자립형 도시재생 모델이 전 지역으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시는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한 스마트 창업생태계 조성, 스마트주거환경 조성 등 다양한 스마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도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태양광, 빗물저금통, 도시농업 지원 등을 통해 에너지자립사업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서울의 도시재생은 지구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실험장이 되고 있다. 앞으로 서울시의 도시재생의 국제적 연대에 있어서 공유하고 세계 각국과의 협력을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Shri Arvind Kejriwal 인도 델리 주총리는 기조연설을 통해 “델리는 2000만 명이 넘는 인구로 부문별하게 팽창하고 있어 교통문제와 대기오염, 폐기물문제가 심각하다. 또한 도시에 하천이 흐르고 있어 서울의 교통, 폐기물처리시스템, 청계천과 같은 보행로중심의 도시재생 사례를 배우고자 한다”며 서울과의 다양한 협력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특별시 시장


Shri Arvind Kejriwal 인도 델리 주총리



이날 발제와 토론은 ‘사람’을 중심에 두는 도시재생으로 중지가 모아졌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서울시 도시재생 목표는 사람을 위한 도시재생이며, 경제기반, 중심지역, 주거지역 등 3가지에 방향성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로7017, 세운상가, 창신숭인 도시재생 과정에서 주민설득의 과정과 다양한 방법의 사례를 소개했다. 전통산업과 젊은이와의 협업, 사업지원, 초상화 인터뷰, 축제, 학생 디자인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주민들의 말문을 여는데 주력했다. 도시재생의 주체가 주민으로 변화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말문을 여는 방법들을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강 본부장은 “도시재생은 오래 걸리고 힘들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신뢰가 쌓여야 한다. 신뢰가 없으면 한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이 더 그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며 “업무담당이 분리되어 있는 복지나 공간, 공공시설 사업들을 도시재생으로 융합하고, 통합해서 필요한 사업을 해줄 수 있는 마음으로 다가가기 위해 행정이 스스로 혁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장 희망적인 것은 77개 마을이 협약을 맺고 멘토-멘티가 되어 애로사항과 시행착오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Manuela Garcia Gil 사회주택연구소 소장은 ’16년 리콴유 세계도시상을 수상한 콜롬비아 메데인시 재생정책을 공유했다.

오랜 기간 폭력과 마약의 도시로 여겨져 온 메데인시는 도시재생을 하기에 앞서 ‘사회적 재생’을 먼저 실시했다. 시민교육을 통해 인식개선과 시민의식을 고취시키는 것이 선행되었고 그 과정에서 제도와 기관에 대한 신뢰가 쌓였다. 주민들은 각각의 소속감을 가지고 직접 참여를 하며 성공적인 도시재생을 야기했다.

시는 이 과정에서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는 것과 무관하게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 노력했으며, 공공장소를 많이 확보해 시민들의 세금이 좋은 곳에 사용되고 있다고 느끼도록 했다. 주거지를 이주하고 정착하는 과정에 임시거주주택을 제공하며 이주, 전학, 경제적 손해비용을 보상하고 있다. 주민역량강화로 주민들은 직접 관리하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 Manuela Garcia Gil 사회주택연구소 소장, Michael Koh Livanle Cities Center 전문위원, Jieqoiong Huang 중국 항저우 도시계획국 총괄계획과 과장

Michael Koh Livanle Cities Center 전문위원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의 도시재생사례를 소개했다.

마리나베이는 두 명의 건축가가 마리나베이의 청사진을 만들고 대중들의 투표한 안으로 시작한 재생프로젝트다. 10년, 30년, 50년 뒤의 계획을 미리 세우고 정치구도, 기술, 기후변화, 그리고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수정해가며 실행하고 있다. 시민의 의견으로 용도를 결정하고, 고층건물 계획을 저층건물로 바꾸기도 했다.

미라나베이는 낮과 밤에 주민들이 하는 활동에 대한 모든 수요가 충족되는 도시로 재생되고 있다. 공유오피스, 쇼핑, 식사,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 공공공간, 호텔, 공원, 전통가옥, 로컬마켓, 레저공간, 예술가들의 작업 전시 공간, 산책 등 낮과 밤에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들을 담고 있다. 삶의 질을 위한 풍부한 녹지가 조성되어 있고, 신흥 트렌드인 테크산업단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는 “도심 거주민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을 위해 도시를 유연성있데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Jieqoiong Huang 중국 항저우 도시계획국 총괄계획과 과장은 대운하 주변지역의 도시재생사례를 공유했다.

베이징에서 시작해 항저우에서 끝나는 39㎞의 대운하 주변이 쇠퇴함에 따라 다양한 역사문화 자원을 보존하고 대운하의 수질개선을 위해 새로운 운하를 건설해 운송기능을 새로운 운하로 넘겼다. 이 과정에 항저우대운하집단이라는 국영기업과 자회사들을 만들었다.

대운하 주변은 전통적 건물과 골목길을 보존하고 많은 건물은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울러 수상버스와 육상버스 연결, 문화창의산업단지 조성 등 다양한 발전을 이루었으며 많은 주거지가 개선됐다.

중국에서는 이주, 재정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어려운 문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지역정부와 국영기업은 설문조사, 주민회의 등 소통을 시도했다. 그 결과 유연한 정착을 위해 지역에 돌아올 것인지 이주할 것인지, 근방 정부임대아파트에 살 것인지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했다. 돌아올 경우 도시재생기간 동안 거주할 임대아파트를 지원하고, 이주할 경우 금전적 보상을 제공한다.

토론패널로 참여한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은 “SH 일을 하면서 사람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세대들의 쉐어하우스에 대한 비선호,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공동체 생활 선호현상 등 사람을 이해해야 세대에 맞게 알맞은 주거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대와 상관없이 늘어나는 1인가구들은 집 주변에 모든 것이 있길 바라는 ‘10분 동네’를 선호한다. 커피나 배달음식 위주인 이들에게 과거 LDK 주거평면과 달리 부엌의 효용성이 낮아지고 있음을 캐치해 부엌은 줄이고 거실을 넓히는 등의 사례를 들었다.

이명훈 한양대 교수는 “많은 경우 역사문화재생보다는 복합개발, 물리적으로 큰 사업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나 도시재생에는 반드시 그렇지 않다. 도시재생은 무엇 하나 버릴 것이 없이 다 소중한 것이다. 이를 잘 살펴서 도시재생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좌장을 맡은 조명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원장은 “도시재생에 사람중심성을 강조하는 것과 도시재생과 사회문화재생이 같이 가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며 “그동안의 정비방식과는 다르기 때문에 익숙한 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_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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