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유니버셜디자인은 배려가 아닌 당연한 신념″

제 6회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국제세미나 성료
라펜트l기사입력2018-09-16

 



″유니버셜디자인은 도시계획단계에서부터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원칙이자, 지켜져야 할 신념이다.″

지난 14일(금) DDP에서 ‘제6회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국제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번 국제세미나는 ‘평등과 포용의 유니버설디자인 도시를 향하여’라는 주제로 5개국 6명의 국내·외 유니버설디자인 전문가들이 참석해 유니버설디자인 적용 사례들을 공유하고 그 가치를 함께 생각해보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리차드 사이먼(영국, 어플라이드웨이파인딩사 공동설립자·대표이사), 조지윅스(뉴질랜드, 오클랜드 시청 도시디자인전문가), 테아커디(캐나다, 디자인에이블환경사 부대표), 온니 아이크 하오그(노르웨이, 유럽 모두를 위한 디자인 대표), 김선수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 홍서윤 (사)한국장애인 관광협회 대표, 김수진 포스코건설 과장

기조연설을 맡은 리차드 사이먼 어플라이드웨이파인딩 대표이사는 '길 찾기 쉬운 마드리드'라는 주제로 보편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통합 보행자 표지판 체계를 실현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가장 먼저 그는 '길 찾기 프로세스(wayfinding)에 대해 설명했다. 이는 위치를 파악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사람들은 이 프로세스의 안내에 따라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한다. 

이에 기존의 종이, 거리의 지도는 통일성의 결여, 축척의 비일치성, 접근성의 부족, 정보부족, 교통 수단간의 연계 부족, 유지관리의 어려움 등을 발견했다. 또한 기존의 표지판을 이용하는 사람의 수도 거의 없었다. 

리차드 사이먼 대표는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쉬운 길찾기 프로세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직관적이고, 중요하고, 반복된 기억을 기억하는 사람의 인식체계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하나의 장소를 노드로 이용한다. 또한 이러한 노드들이 이어진 구간을 경로로 이해하고, 장소를 찾아낸다. 예를 들어 마드리드 사람들에게 지도를 그려보라고 권하면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사고하고 그 안에서 인식하는 경로를 그려낸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리차드 사이먼 대표는 각기 다른 '머릿속 지도'의 축척이 다라다는것, 다른 종류의 랜드마크를 사용하는 것,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경로 등을 고려해 다양한 픽토그램을 개발해 가독성을 높였다. 또한 프로세스의 신빙성과 연관성을 높이기 위해 구글과 같은 회사들의 웹파인드 시스템도 적용했다. 

또한 무분별한 표지판의 갯수를 늘리기 보다 직관적이고 보행자의 축척에 맞춘 랜드마크를 찾는데에 노력했다. 

특히 이러한 개인의 인지 능력에 따른 '큐브'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는 개개인의 연령과 이동 수단, 국가적 환경의 차이 등 특정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 수준에 맞는 프로세스를 제안할 수 있다. 

리차드 대표는 "이 큐브는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유니버셜 디자인이다"라며, "마드리드 프로젝트도 아직 진행중이다. 소개한 프로세스를 꾸준히 관리하고 유지하려면 정부 부처의 주요 조직들과의 협업은 필수이며 충분한 논의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테아 커디 캐나다의 디자인에이블 환경사 부대표는 '유니버셜디자인은 어떻게 스마트시티 디자인을 창조하는가?'에 대해 발제했다. 

그녀는 현재의 도시에서는 '유니버셜디자인적 접근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건물들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지만 도시 자체에 유니버셜디자인적 시스템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많은 사람들은 아동기를 거쳐 언젠가 노년기가 될 것임을 간과한다. 그녀는 이른바 '실버 쓰나미'가 우리를 덮쳐오고 있음에도 이러한 노인과 어린이들을 위한 통합적 접근 시스템 구축을 하지 않는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용자로 하여금 '공간의 차별성'을 느끼게 하면 안되는 것이다. 이에 그녀는 접근성을 방해하는 대표적 요소인 ▲이동 경로, ▲요철식 주의 표시기, ▲표지판, ▲횡단보도, ▲놀이공간(놀이터), ▲교통수단, ▲화장실 등을 지적하고, 이에 맞는 유니버셜디자인의 전세계사례를 소개했다.

끝으로 그녀는 "우리는 누구를 위해 디자인해야 하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장애가 있는 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장애를 만드는 환경이라는 것을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조지웍스 뉴질랜드 도시디자인 전문가는 '사람과 자전거 모두 이동하기 쉬운 거리를 위한 유니버셜 디자인:뉴질랜드와 유럽의 교훈'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도시 디자이너라면 모든 유형의 이동수단을 지원하고 사람들을 한데 어우를 수 있는 가로를 설계할 수 있으며 포괄적 도시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012년부터 시작된 오클랜드의 도시종합계획에는 계획단계부터 유니버셜디자인을 적용시킨다. 모든 건물과 도로를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즉 단순히 계단에 램프를 연결시켜 놓는것에 그치지 않고 처음부터 도시와 거리가 최대한의 포용성을 가질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을 첫번째 목표로 두었다. 

특히 그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탈 수 있는 교통수단이 다양화 되고 있는 것을 전했다. 현재 오클랜드와 런던 등에서는 많은 이들이 세발자전거, 핸드자전거, 휠체어 2인용 자전거, 휠체어 부착식 손자전거 등 장애를 가진 이들이 탈 수 있는 다양한 수단들이 보급되고 이용되고 있다. 

그는 "자전거를 뛰어넘는 다양한 이동수단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도시는 모든 방문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적어도 오클랜드에서의 유니버셜 디자인은 현대적인 디자인(good urban design)이라고 부를 수 있다. 늘 첫번째 원칙이자 끝까지 지켜나가야 할 디자인 신념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사람이라는 마우리의 속담을 강조하고 싶다"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김선수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서울시 유니버셜디자인의 도전과 과제'라는 주제로 현재 시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서울시의 유니버셜 디자인 정책이 추구하는 점은 공공의 관심이 필요하고 존중의 습관이 생활화 되도록 하는 '만병통치약 디자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지하철 이용객들이 상행선 에스컬레이터를 선호하는 반면, 하행선 에스컬레이터를 필요로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노인과 임산부들에게는 계단을 내려가는 것이 상당한 위협과 두려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서울시는 실제로 하행선 에스컬레이터만을 설치한 사례도 소개됐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다수를 위한 행정만을 쫓았다면, 수치적으로는 소수이지만 더 절박하고 위험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행정을 해나가야 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생각이다. 

시는 제도적으로 유니버셜디자인을 민간까지 확산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해나가고 있다. 문체부가 법을 만들었고, 그에 맞춘 조례를 서울시에서 제정했다. 또한 거점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유니버셜디자인 센터 또한 만들어질 계획이다. 

김 과장은 "유니버셜디자인은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고들 한다. 피부에 와닿지도 않고, 정의가 분명치 않아 많은 분들이 혼란스러움을 겪으실 수 있다."며, "서울시가 추구하는 가치는 소외받지 않고 편리하고 안전한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또한 중단 없이 계속해서 추진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앞으로의 서울시의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이밖에도, ▲온니 아이크하오그 노르웨이 유럽 모두를 위한 디자인(EIDD) 대표의 '유럽의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위한 효율적인 전략', 홍서윤 (사)한국장애인관광협회 대표의 '이동약자 관점의 도시환경 유니버설 디자인', 김수진 포스코건설 디자인그룹 과장은 '공동주택 유니버설디자인 특화 및 적용사례' 등 다양한 유니버셜디자인에 대한 무장애 관광, 디자인 사례등이 발제됐다. 
글·사진_김지혜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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