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빌바오 Bilbao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210
라펜트l기사입력2018-09-19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210


스페인 편 - 12
빌바오 Bilbao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스페인 북부 바스크의 중심도시랍니다. 인구 60만으로 네 번째로 큰 도시라네요. 도시를 가로 지르는 네르비온강을 따라 제철 금속 기계를 중심으로 조선 산업과 중공업이 주로 번창 하였답니다. 그러나 세계2차 대전이 끝난 이후, 이들 산업이 크게 위축되고 날로 쇠퇴하며 도시의 경제력이 떨어지고 인구가 줄며 위기를 맞게 되었다지요.

빌바오는 중세 때부터 비스크 민족의 중심도시였답니다. 이후 공업도시로 한때 번창하며 스페인에서 가장 부유한 곳 중 하나였지만, 또 쇠락의 길로 추락하였다지요. 양지와 음지가 바뀌는 이치는 개인이나 도시, 국가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이후 이 도시는 20여 년 전까지만 하여도 여행객들에게는 산티아고로 향하는 지친 여정의 잠시 쉬어가는 곳에 불과했다네요.



구겐하임 미술관이 있는 빌바오는 네르비온 Nervion강를 끼고 있습니다.









사라고사에서 아침에 출발하였으나 이동거리가 꽤 멀었습니다. 호텔에 체크인을 마치니 오후 4시, 곧장 답사길에 오릅니다. 바로 앞이 강인데  보행전용 아치교가 눈길을 끄네요. 그 유명한 주비주리Zubizuri입니다. 이 다리는 건축가이자 조각가안 산티아고 칼라트라바가 디자인했답니다. 우아한 곡선의 보도선형과 아치의 흰색 선이 주변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하네요.

멋진 보행교 하나가 이 도시의 경관과 이미지에 미친 영향이 매우 크답니다.










과거 공업도시의 흔적이 전혀 묻어나지 않습니다. 오늘도 지도 한 장에 의존하여 전진하지요. 규모가 크거나 복잡한 거리가 아니라서 방향만 숙지하면 아무 문제가 없답니다. 그래도 호텔 비즈니스카드의 휴대는 필수이지요.



트램이 강변에 까지 내려오네요. 트램 노선 바닥의 잔디처리가 한결 부드럽고 보기에도 좋네요.











강의 상류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강폭이 한강처럼 광대하거나 청계천 마냥 옹졸하지도 않은, 도시 스케일에 적합한 규모랍니다.











시원한 강 바람을 쐬고 걸으며, 아름다운 경관을 살피는 재미도 좋습니다. 강이 있는 도시는 대부분 운치있고 아름답지요. 이 도시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강변을 따라 도열한 건물들이 하나 같이 개성 있고 멋지네요. 강물에 투영되어 더욱 운치를 더합니다. 옛날에는 이곳들이 칙칙한 공장 분위기였을 테지요.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거치며 변신했을 거라 믿어집니다.













강변을 걷다가 구시가지 뒤 언덕으로 올라봅니다. 경사가 급하지만 길은 온전하네요. 오래된 건축물도 보이고 달동네 분위기도 만나지요.











도시의 풍광이 예쁘네요. 달동네 비탈에도 촘촘하게 집들이 가득합니다.









구시가 주변의 강변으로 다시 복귀하였답니다. 옥외에 설치된 자전거타기 운동기구입니다. 벤취에 앉아서 페달을 밟기만 하면 되기에, 노인분들이 즐겨 이용합니다. 아주 간단하면서 운동과 이용 효율이 높은 기구로 보이네요.



버스 정류장.








성당에도 들어가고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닥치는 대로 체험합니다. 옛말에 무식함이 용맹하다고 했나요.

곳곳에 산재한 근린공원들이 한 덩어리의 도시숲을 이룹니다. 숲속에는 어린이 놀이터를 비롯하여 다양한 편익시설들이 자리하고 있네요.











상류지역에도 보행자를 위한 교량이 반갑네요. 교량의 입구는 계단으로 처리되어 차량의 접근이 차단됩니다. 스위스나 유럽의 많은 도시에서는 자전거나 보행자를 위한 녹색교가 더 많지요. 자동차 우선의 교통정책이 상식처럼  통용되는 우리 현실이 안타깝고 아쉬울 따름입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지방에 소재한 여러 도시에 보행전용교의 필요성을 강조하여 왔습니다. 최근 들어 아주 긍정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답니다. 기능성과 조형미를 갖춘다면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기대가 되지요.











강변 산책로에서 구도시 뒷골목에 이르기까지 어느 곳 하나 흠 잡을데 없이 잘 가꾸어진 모습이네요. 도시재생 과정에 구석구석을 모두 말끔하게 정리했나 봅니다. 시 당국의 의지와 경제적 지원도 중요하였겠지만, 시민들의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한 자발적 참여가 더욱 중요하였다고 짐작됩니다.











도시를 배회하며 만난 이방인들 끼리 추억을 남깁니다. 막대 지팡이를 휴대한 소박한 모습에서 70년대 대학생들의 무전여행을 연상케 합니다.











시내 거리는 조용하면서도 생기가 있네요. 모든 곳이 세련되고 정감이듭니다.











여유롭고 운치있는 광장입니다.











개척의 발길은 골목을 지나고 광장을 만나며 새로운 역사를 축적해 갑니다.
모든 모습들이 반갑고 신기하여 기록의 대상들이지요.











광장의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뽐내네요. 그늘 시설이며 바닥포장재와 문양이 절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시가지로 강이 흐르고 주변이 산과 언덕으로 에워싼 도시의 골격이 정감 있고 포근하게 다가옵니다. 한편, 중세 분위기와 현대적 도시가 조화롭게 느껴지네요.

도시 규모가 작아 보였는데, 골목길에  들어와 보니 무척 넓어 보이네요. 운치가 넘쳐 지루함이 전혀 없습니다.

















물반 고기반 수준의 풍요로운 사냥에서는 몸은 바쁘고 힘들지만, 즐거운 마음 가득하지요. 오늘은 운동량 못지않게, 연료도 부족함 없이 충전하였습니다. 유럽 여름의 하루해는 모질고 길지요.
글·사진_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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