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경험을 통한 가치창출이 성공적 공간개발을 위한 전제조건”

제 22차 미래포럼 성료
라펜트l기사입력2019-02-20

 



“성공적인 공간개발을 위한 전제로, ‘무엇을 만들것인가’가 아닌 ‘무엇으로 불릴것인가’를 먼저 고민한다.” 

사용자경험이 핵심가치로 통하는 현 시대에서 유승종 대표가 전한 말이다. 

지난 19일(화),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원장 임승빈)이 주최하는 '제22차 미래포럼'이 ‘조경, 경계를 너머’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이번 포럼에서는 유승종 라이브스케이프 대표가 ‘경험 디자인 시대의 공간개발’을 주제로 발제했다.


유승종 라이브스케이프 대표

유승종 대표는 “재화소비의 시대에서 지금은 ‘가치소비’의 시대이다. 공간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경험에 대한 가치’에 대중들은 반응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경을 하는 사람, 건축을 하는 사람 등으로 한정짓지 않고, 공간에 대한 사용자의 경험 속 핵심적 가치에 대해 먼저 생각하는 습관을 들였다고 전했다. 

가치소비의 가장 대표적 예는 일본의 츠타야 서점이다. ‘기분이 우울할 때’, ‘결혼을 앞두고 읽는 책’ 등 사용자의 일상을 접목시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일종의 ‘테마파크’를 핵심 가치로 삼고, 이에 맞춰 서적과 공간을 큐레이션했다. 한의사들이 모여 연 ‘봄동’에서 개인에 맞춘 차를 처방하고, 공간을 조성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유 대표의 생각이 담긴 지금까지의 프로젝트도 소개됐다. 

가장 대표적으로 72시간 프로젝트에서 선보였던 ‘복실이’ 프로젝트가 있다. 콘을 조립해 앉아서 쉬고 소통할 수 있는 구조물로, 벤치의 기능은 물론, 소리도 들을 수 있고 체온에 따라 색이 변하는 페인트를 사용하는 등 다각도로 시민과의 소통을 고려했다. 

유 대표는 “소통을 많이 할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또 스피커처럼 생겼다고 소리를 형상화 했다고 하는 것이 아닌, 실제로 소리가 나야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사운드아티스트와 협업해 소리를 구현해냈다”고 전했다. 

또한 ‘농업건축’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사용한다고 밝혔다. 15년 전부터 대두되어 왔던 도시농업이란 개념은 현대 도시에 적합하지 않은채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유 대표는 회사 사무실에서 LED생육 조명과 자동 알림 시스템이 탑재된 파티션에 채소 등을 경작하며, 재배한 채소로 음식을 해먹기도 하고, 그로 인해 새로운 공간을 창출할 수 있는 여지를 발견했다. 이러한 유 대표의 경험들은 이니스프리에서 운영하는 착즙주스카페의 재료와 공간 조성의 소재로서, 학교 교실을 숲으로 만들어준 ‘Guide to better green’ 프로젝트 등에 재미있게 녹아들었다. 

특히 서울시와 함께했던 ‘느린곳간’ 프로젝트에서는 온실 속 부엌을 테마로, 수경식물재배, 습도 등을 모니터링해주는 Iot기술을 접목한 도심 속 재배를 실현했다. 적용된 기술은 간단하지만, 이를 합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유승종 대표는 “싸게, 빨리, 잘 하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경쟁이 계속 치열해지는 지금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사용자 경험의 핵심가치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하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이후 이유직 부산대학교 교수는 “발제하셨던 사례들 중 공공영역에서 나온 결과물들을 보며, 이를 가능하게 했던 도시의 시스템이 무엇일지 궁금했다. 조경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능력과 역량이 커짐에 따라 도시에서는 그러한 시스템이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농촌은 아직 그렇지 않다. 삶의 경관을 만들어내는 자체도 중요하지만 차별화가 벌어지는 체계 자체를 바꿔나가야 하지 않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조경분야의 생존과 번영을 지향하는 장기 전략 도출을 위한 지속적 담론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2015년부터 시작된 미래포럼은 금년부터 일반에도 공개됐다.  

임승빈 환경조경나눔연구원 원장은 “미래포럼을 처음 만들 때, ‘미래는 꿈꾸고 행동하는 자의 것이다’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만들었었다. 발등에 떨어진 불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론 백년을 내다보는 지혜를 길러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며, “특히 올해부터는 일반에 공개하게 됐다. 분기에 한번씩 진행될 포럼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같이 조경의 미래를 같이 걱정하고 그려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임승빈 환경조경나눔연구원 원장
글·사진_김지혜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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