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보행특별시' 5개년 계획 수립

주요 건물 내부도 보행로로 개방, 보행환경 개선해 폭염 등 기후변화도 대응
라펜트l기사입력2019-05-31

 

서울시가 올해를 ‘보행특별시 서울’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제2차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 기본계획('19.~'23.)’을 발표했다. 서울 전역의 각종 보행‧도로공간에서 '보행자'가 최우선 순위가 될 수 있도록 공간조성 계획과 원칙을 담았다. 5년 간 총 약 6,420억 원을 투입한다.

시는 '13년 ‘보행친화도시’ 선포와 함께 최초로 수립‧추진한 지난 1차 기본계획을 통해 ‘차량’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보행친화도시의 기초환경을 조성했다면, 이번 2차 계획에서는 보행자가 최우선이 되는 ‘걷는 도시, 서울’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3대 보행기본원칙도 정립했다.

‘걷는 도시, 서울’ 3대 보행기본원칙
사람이 다니는 길 – 단차와 끊김이 없는 편리한 서울 길로!
함께 다니는 길 - 공간의 속도를 보행자의 속도에 맞춘 안전한 서울 길로!
승용차가 다니는 길 – 차로 폭과 차로 수가 줄어든 쾌적한 서울 길로!
시는 ▲보행공간의 지속적 확충으로 걷고 싶은 거리 구축(23개 세부사업) ▲첨단기술 보행시설 확대로 보행자가 안전한 도시 구축(18개 세부사업) ▲민간주도‧공공협력을 통한 보행사업 선순환 체계 구축(12개 세부사업) 3개 분야, 총 53개 세부사업을 추진해 '23년까지 현재 16.7% 수준인 보행수단 분담율을 20%까지 끌어올리고, 인구 10만 명 당 보행 사망자수는 절반으로(1.67명→0.84명) 줄인다는 목표다.

우선, 어린이 보호구역 정비, 지중화 사업, 거리가게 관리 같이 그동안 추진해온 기초 보행환경 개선사업(18개 사업)들은 확대‧강화하고, 기후변화 등 급변하는 보행여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시설개선도 새롭게 시작해 걷고 싶은 보행네트워크를 촘촘히 구축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보행시설 개선사업은 도심의 폭염 대응책으로 자리잡은 그늘막처럼 보행자의 체감온도를 낮출 수 있도록 도로‧보도에 차열성 포장(Cooling pavement)을 하고 대기시설에는 쿨링포그(Cooling Fog)를 설치한다. 기존 보도블록은 투수블록으로 전환시공해 국지성 호우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시설 개선사례 (좌. 차열성 포장 / 우. 버스정류장 안개분사 시스템) / 서울시 제공

또한 ‘보행-대중교통 통합연계시스템’을 구축한다. 버스, 지하철, 따릉이 같은 친환경 녹색교통수단 사이사이를 도보를 통해 연계함으로써 대중교통과 보행의 수단 분담률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서울시가 지난 4월 청사진을 발표한 '통합이동서비스(MaaS, Mobility as a Service)'의 확장된 버전으로, 시민들은 향후 개발‧출시될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시민들에게 익숙한 기존 랜드마크 시설들을 ‘보행’으로 연결해 보행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랜드마크 시설의 활성화도 유도한다. 우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비롯해 공공분야 건물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관련 제도 정비를 통해 민간건축물로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랜드마크 시설을 활용한 보행네트워크 확장 예시 / 서울시 제공

둘째, 경찰청, 도로교통공단 등 기관별로 별도 관리되는 각종 교통안전 관련 데이터를 통합해 DB를 구축하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보행안전지도’를 작성, 사고다발 예상지점에 대한 선제적인 개선사업에 나선다. 보행사고 다발지점에 무단횡단금지시설, 횡단보도 집중조명 등을 설치하는 개선사업도 지속 추진한다. 

보행자를 감지하는 신호등, 보행자 우선신호 도입 등 보행과 관련된 교통통제 시스템의 자동화‧고도화를 추진한다. 유동인구, 통신 빅데이터 등을 분석해 시범설치 지점을 선정해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직접 보행환경을 진단해 실효성 있는 시설개선 추진을 강화한다. 우선 올해는 강북권에서 실태조사를 시행한다. 

셋째, 시민 삶과 밀접한 공간인 골목길 개선을 위해 실제 거주하는 주민들이 주도권을 가지고 계획 수립부터 실행까지 하는 상생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특히 동네 골목길의 최대 난제인 노상주차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한다는 목표다. 시는 시범사업을 통해 사업모델을 만들고 이를 제도화할 계획이다. 

고홍석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자율주행 시대의 도래, 미세먼지의 위협, 고령화 현상 등 지금도 서울의 삶은 시시각각 변화를 거듭하고 있고, 이에 따라 앞으로 시민이 기대하는 보행여건도 지금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글_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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