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잎은 빨리 펼쳐지고, 낙엽은 늦어져

지난 10년간 한국 산림 ‘계절시계’ 빨라지는 현상 관측
라펜트l기사입력2021-12-20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식물의 개화와 잎 펼쳐짐 변화 자료 / 국립수목원 제공

국립수목원은 서울대학교와 함께 한국 산림의 ‘계절시계’가 기후변화로 인해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연구를 국제학술지인 ‘Asia-Pacific Journal of Atmospheric Science’에 17일 발표했다.

개엽, 개화, 단풍, 낙엽 등으로 구성되는 식물의 변화는 주변의 환경 변화에 직접적으로 반응하는 식물의 생리 작용으로 기후변화 영향을 파악하는 지표(indicator)로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0여 년간 한국 산림에 자생하는 식물 25종의 식물계절 변화 관측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봄에는 잎이 펼쳐지는 시기가 빨라지고, 가을에는 단풍이 드는 시기는 늦어지면서 식물의 1년 생육기간이 증가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침엽수는 봄철 꽃가루 날림이 13일 정도 빨라졌고, 활엽수는 잎이 펼쳐지는 시기가 13일 빨라졌으며, 단풍이 드는 시기는 3.7일 늦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북반구의 식물 생육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았지만, 한반도에서 10년 이상 장기 관측 결과를 분석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식물의 생육기간과 같은 산림의 ‘계절시계’ 변화는 주변 생태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지만, 이와 반대로 탄소흡수를 하는 시간이 늘어 지구 온난화를 완화할 가능성도 있다.

식물계절 변화는 계절별 평균 온도와 밀접하게 연관되여 있으며, 개엽은 봄 평균 기온이 1℃ 올르면 3.6일 빨라지고, 가을철 평균 기온이 1℃ 올라가면 단풍은 1.5일 늦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수종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국‧공립수목원 관측자료는 다양한 종에 대한 장기간 실측 모니터링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과거 대부분 연구들이 위성 영상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종의 변화 양상을 살펴볼 수 있는 현장 관측 결과는 기후변화에 따른 종다양성 연구에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손성원 국립수목원 연구사는 “기후변화 시대에 식물계절 관측은 육상생태계 변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앞으로 장기간의 관측자료와 함께 이러한 변화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좀 더 심도 있는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식물계절이 변화를 겪고 있음을 표현한 그래프 자료 / 국립수목원 제공
글_김수현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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