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산사태 위험 증대에도, 예방사업 규모 점점 줄어

서울연구원 “ 기후변화 등 산사태 관리에 대내외 변화 반영 필요”
라펜트l기사입력2022-10-12

 



산사태예방사업 추진_은평구 진관동 일대 사방댐 시공 현장 / 서울시 제공


최근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환경 변화와 집중호우, 극한 강수 등이 심화 됨에 따라 산사태 위험성이 증대되고 있다. 전 지구 및 지역 기후모델에 따르면 미래 한반도는 연평균 기온이 2~4도 이상 상승하고 강수량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30년대에는 현재보다 산사태 발생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서도 수도권 극한 강수가 20% 증가하고 이에 따라 산사태 발생확률이 5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해 이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

 

서울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기후변화에 따른 서울시 산사태 관리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사태 위험성 증대에도 서울시 산사태 관리부서와 예방사업 규모는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산사태 관리에 필요한 행정직, 기술적인 접근은 미흡한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기후변화를 고려한 안전점검과 설계기준의 개선이 필요하며 이에 따른 행정조치 및 제도기반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과거 10년간 산사태 피해개소 및 피해액. 자료 출처 : 전국 e-나라지표 / 서울연구원 제공


서울시, 중앙정부 산사태 관리업무 변화 반영해 업무개선 필요

 

2011년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발생 후, 중앙정부와 서울시에서는 사면 위험등급을 마련하고 산사태 위험등급 평가를 수행해 예방사업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10여 년이 지난 최근 산림청, 행정안전부에서는 산사태 관리업무 강화를 위한 산사태 위험등급 평가표를 전면 개정했다. 이에 서울시도 산사태위험도 평가표 개정이 필요하다.

 

또한 행안부에서 2022년부터 전국 급경사지 실태조사를 시행하고 급격사지에 대한 사면 관리 코드를 부여 급경사지 상시계측관리를 확대하는 등 급경사지 안전관리 체계를 개선했다. 더불어 국토교통부에서는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해 3종 시설물에 옹벽을 추가하고 국도변 비탈면 상시계측관리를 확대함으로써 비탈면 및 옹벽 관리 강화를 위한 제도를 개선했다.

 

이석민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앙정부 산사태 관리업무 개선사항을 서울시에 반영해 서울시 산사태 관리 업무개선이 필요한 시기라며 업무개선 시 서울시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사태 위험등급 재평가하고 취약지역 관리 강화

 

2011년 우면산 산사태 발생 이후 서울시는 119개 산지 및 공원을 대상으로 사면 전수조사를 시행했으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예방사업 사업을 진행했다. 사면 전수조사 수행 이후 10년이 경과 됨에 따라 지반의 상태, 식생피복 등 사면 자체 내부적 변화와 사면 주변 개발행위에 따른 외부적 변화를 고려해 사면 위험등급의 재조정이 진행돼야 한다.

 

이에 따라 사면 전수조사 이후 10년이 지난 중 예방사업 미실시 사면은 산사태 위험등급 재평가가 필요하다. 또 산사태 예방사업 완료지에 대해서는 서울형 사면 위험등급 평가를 시행애 현 상황에 맞는 등급을 부여해야 한다.

 

또한 중대재해처벌법 및 급경사지법에 따른 관리지역을 발굴해 관리하고 특히 미등록 급경사지 실태조사을 통해 관리 사각지대를 최소화해야 한다. 급경사지 등급에 따라 붕괴위험지역을 적극적으로 지정하고 위험사면에 대한 정비 중기계획 및 실시계획 수립과 안전조치 등을 지속해서 수행해야 한다.

 

더불어 도로, 주택, 자연사면 및 인공사면 등 다양한 유형의 산지경계부에 적합한 사면계측시스템을 구축한다. 이에 따른 설계, 시공, 검수, 시운전, 유지관리 및 운영 등 단계별 세부지침을 개발해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행정안전부 급경사지 관측시스템 개념도 / 서울연구원 제공


사방시설 설계기준 개선하고, 친환경 사방시설 설치

 

이석민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사방댐 및 계류보전 사업에 의한 시설물의 설계홍수량은 최근 100년 빈도, 최대 홍수유출량의 1.2배 이상으로 하고 있어 기후변화에 따른 강우 증가에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사면에 대한 안정성 해석, 계류지역에 대한 토석류 시물레이션 등을 추가해 설계기준을 상향하는 방안보다는 현재의 설계기준 내에서 설계방식을 보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산지 내 사방시설물과 산지경계부에 연결되는 도로 배수시설, 하천, 하수도 등 각 시설물의 설계빈도와 관리부서가 상이해 통합적 관리가 어렵다. 이에 인명피해 최소화를 목표로 해당 도시 특성을 고려해 설계빈도를 검토하고 도시개발 및 재개발 지역에 대해서는 우수유출량 증가분을 의무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방시설물 안정성 확보 후 주변 경관과의 조화, 생태계 회복, 친수성 향상 등을 고려한 친환경 사방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시했다.

 

사면관리조례 제정 등 제도 정비

 

사면은 산지사면, 도로사면, 주택사면, 기타사면 등 유형에 따라 관리주체와 관련법이 다양해 통합적 사면관리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어 이를 위한 서울시 사면관리조례 제정을 검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산사태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안전점검 및 예방사방, 사면정보관리, 협업조정체계 등에 관한 내용을 정립할 수 있다.

 

또한 산지 및 경계부에서 개발행위 시 사전재해영향성 검토, 산지재해위험성 검토, 환경영향평가 등이 어우러져야 한다. 하지만 일정 규모 미만에서 발생하는 개발행위는 상기 영향검토 및 안전대책 수립 없이 이루어지고 있어 산사태 발생 위험이 있다. 이에 따라 산지 및 경계부를 중심으로 산사태취약지역에서의 개발행위 관련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고 업무협의 절차를 통해 산사태 피해를 저감 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국토교통부 도로비탈면유지관리시스템 사례(CSMS) / 서울연구원 제공


사면관리시스템 기능 재설계, 산사태 관련 정보제공 웹포털시스템 구축

 

서울시 사면관리시스템은 산지사면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산지사면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구축된 것으로 사면관리 부서와 자치구청 및 각 공원녹지사업소에서 사용한다. 이는 상황전파와 상황관리기능을 비롯해 행안부의 국가재난안전 관리시스템’, 한국시설안전공단의 시설물정보관리종합시스템등과 자료를 연계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데이터 반영과 유지관리가 미흡하다.

 

이에 이석민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앙부터 산사태 관리업무 변화와 서울시 산사태 업무변화 등을 고려한 시스템 기능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수행중인 행안부 급경사지 조사, 산림청의 산사태 기초조사와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한 최신 사면 전수조사 데이터를 반영해야 한다라며 시민에 산사태취약지역, 사면등급, 대피경로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웹포털시스텝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6월말, 142억원을 투입해 서울시 전역 84개소에 산사태 예방 사업을 실시한 바 있다. 2021년에는 관악산 등 산사태 취약지역 81개소(114억원)에 대한 예방사업을 완료했다.

 

시 관계자는 과도한 시설 설치가 아닌 산림훼손을 최소화한 적정한 규모의 사방사업을 시행해 자연과 조화로운 사방시설을 설치했다폐쇄형 사방구조물보다는 야생동물이 통행할 수 있는 투과형 사방구조물을 설치해 사방시설로 인한 생태환경이 단절되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글_주선영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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