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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조경계 태안군 기름유출사고 피해지역 자원봉사활동

라펜트l기사입력2008-02-01
지난 2007년 12월 29일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모항항 일대로 기름유출사고 피해지역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약 1백여 명의 조경인들이 모여 자원봉사 활동을 다녀왔다. (재)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 김학범) 주관으로 진행된 이번 봉사활동은 지난 12월 20일 5개 관련단체장 조찬모임에서 태안 기름유출사고지역 자원봉사활동에 대해 논의되어 범조경계 행사로 준비된 것으로, 눈보라가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조경인들이 뜻을 같이해 태안 앞바다가 청정해역의 모습을 되찾는데 작은 보탬이 되었다. 

12월 29일 새벽, 1백여명의 조경인들이 서초구민회관 앞으로 속속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활기 넘치는 조경인들의 얼굴에는 약간의 긴장감도 감돌고 있었으나 태안으로 향하는 버스가 출발하자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이내 잠에 드는 사람이 많았다. 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봉사활동에 대비하여 든든히 아침을 먹고 다시 차에 올라 최종 목적지인 모항항에 도착하자, 전국에서 온 자원봉사들을 태운 차량들은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작업복을 입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서둘러 지급된 작업복으로 갈아입은 조경인들은 “모두들 환경복원에 일조하길 바라며 2007년의 마무리와 함께 희망찬 2008년을 시작할 수 있도록 힘차게 일하자”는 김학범 이사장의 인사말을 듣고 현장으로 향했다.
봉사활동 현장 진입부에서 안내자의 주의사항을 듣고 드디어 배치된 현장으로 이동했다. 하루 평균 5천명의 사람이 다녀간다는 현장에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기름제거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을까. 모항항의 경우 꾸준한 자원봉사가 이루어진 지역이기 때문인지 사고 발생당시 언론매체를 통해 보았던 가득하던 기름들은 현저히 줄어든 듯 보였으나 아직도 바닷물은 작은 기름덩어리들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그런 모래사장을 닦고 있는 사람들. 아직 학교에 다니지 않아 보이는 어린 아이들까지도 이곳저곳을 열심히 닦고 있었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시키지 않아도 너도나도 걸레질을 하는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하다. 특히 우의를 입은 사람들이 하얗고 노란 물결을 만들어 내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서로의 눈에 비친 작업복을 입은 모습은 사뭇 웃음이 나오는 복장이기도 했지만 어색한 웃음 속에는 긴장감과 사명감이 녹아있었다. 작업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점점 거세어지는 눈보라 속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절감한 조경인들은 지인들끼리 모여 앉아 묵묵히 돌과 바닥을 닦았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고 막사를 향해 걸어가야 했는데, 막사와 현장은 거리가 멀어 이동시간도 아깝다며 가져다주는 김밥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열의와 의지를 보여주는 사람도 있었다. 막사주변에는 음식을 나눠주는 봉사를 하는 단체도 있었고 전 국민이 보내준 옷가지들을 사용하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있는 지역주민들도 있었으며, 현장에는 “자원봉사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라는 지역주민들의 소리가 구석구석까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전 국민이 각자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태안에 도움의 손길을 뻗고 있는 것이 새삼스럽게 느껴져 가슴이 따뜻해졌다.
점심식사 후 멈추기는커녕 점점 거세지는 눈발 속에서 조경인들은 다시 작업을시작했다. 오전에 보이던 모습과 달리 돌을 들어내자 어렵지않게 시커먼 검은 기름들을 볼 수 있었다. 돌 밑 흙 속에 스며있는 것은 물론 고여 있던 물 위에도 검은 기름들이 수없이 떠다녔다. 잠시 쉴 시간도 없이 너나 할 것 없이 반사적으로 열심히 기름을 닦아내기 시작했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스며들어 오는 기름냄새는 머리를 아프게 했지만 손을 멈추게 하지는 못했으며, 끊임없이 나오는 검은 기름들과 타르덩어리들은 많은 사람들을 한숨짓게 만들었다. 끊임없이 배어나오는 기름들은 닦으면 닦을수록 더 많이 나오는 듯 했지만 기름이 나올수록 힘이 나는지 사람들은 더 열심히 기름을 닦아냈다. 쉼 없이 닦는 동안 어느덧 “만조시간이기 때문에 더 이상 작업을 할 수 없으니 현장에서 나와야 한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방송이 울려 퍼지는데에도 소리가 들리지 않는 건지 손을 멈출 수 없었는지 묵묵히 기름을 닦고 있던 조경인들은 빨리 나오라는 안내자의 말에 무거운 발을 떼어 현장밖으로 나와야만 했다.
“서해안의 환경문제에 동참해 함께 고생해 주신 데에 감사드린다. 이번 봉사활동이 추진되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여러분에게 감사드리며, 2007년의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있길 바란다.”는 김학범 이사장의 말과 함께 무거운 마음으로 밀려오는 검은 바닷물을 보며 봉사활동은 마무리 되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는 추위속의 봉사활동으로 고단했는지 대부분 잠이 들었지만 얼굴에는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바람은 차가웠고 몸은 힘들었겠지만 모두의 마음만은 따뜻했을 것이다.
이번 행사는 조경인들이 환경문제에 공감하며 사회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던 기회로, 관련단체의 회장들과 많은 조경인들이 생각을 같이하고 봉사에 참여함으로써 참가한 학생들에게 더욱 귀감이 되었던 뜻 깊은 행사였다. 거센 눈바람도 조경인들의 열정을 식히지 못했고, 오히려 조경인들의 열정으로 거센 눈은 비가 되어 내렸다. 그 비는 태안주민들의 눈물이었을 것이다. 그 눈물을 조경인들이 조금이나마 닦아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한없이 뿌듯한 감동을 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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