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기행] 신기자의 호주 탐험기, 멜버른편 -1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관문, 질롱을 방문하다"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한다"
2014년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넓은 세상을 접하기 위해 단돈 50만원을 가지고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취업이 아닌 해외를 선택한 것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여자라서 모두가 불가능이라 외쳤다.’ 8개월 뒤, 1,200만원의 여행경비를 들고 65L 가방을 맨 채, 15개국 50개 도시를 여행했다. ‘조경과 정원’을 테마로 떠난 여행은 페이스북 ‘닥치고떠나’에 기록됐고, 어느덧 3,600명 이상의 구독자가 생겼다.
조경학도로써 바라본 세상은 어떨까? 매 순간 경의로움을 느꼈던 그간의 이야기를 담아보고자 한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관문, 질롱을 방문하다
멜버른 위치
질롱 보타닉 가든 Geelong Botanic Gardens
질롱은 호주 멜버른에서 남서쪽으로 약 75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곳으로 멜버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이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관문이기도 한 질롱은 아름다운 해변가를 가진 관광도시이다. 특히, 해변가를 따라 놓여있는 목각인형들로 사진찍기 명소로도 유명하다.
질롱의 해변가를 따라 동쪽으로 가다보면 Eastern Park와 마주하게 된다. 이곳에서 보타닉 가든을 만날 수 있다. 보타닉 가든은 우리말로 식물원을 뜻한다. 호주에는 각 지역마다 국가에서 관리하는 보타닉 가든이 하나씩은 있다. 입장료는 무료이다.
질롱 보타닉 가든은 약 80만㎡ 규모밖에 되지 않지만, 1851년에 설립된 곳으로 무려 165년간 유지되고 있다. 이렇게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물저장 탱크 덕분이다. 250,000L 용량의 거대한 저장 탱크를 통해 관개 시스템이 유지되고 있다.
카페에서 바라본 풍경
보타닉 가든은 입구에서부터 21세기 정원, 사막 정원, 야자나무 숲, 카페, 안내소 등으로 조성되어 있다.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야외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을 시켰다. 혼자 다니는 시간 중 가장 즐거운 순간이기도 하다. 보타닉 가든에는 야외 카페가 하나씩은 있다.
만약 멜버른에 머무른다면 반드시 커피 마시는 시간을 마련해두길 바란다. 멜버른은 커피로도 유명한 도시이다. 도시 전역에 널려 있는 편의점에서 조차 맛 좋은 커피를 불과 1$로 만끽할 수 있다.
우거진 산책로 사이로 보이는 공백의 미(美)
자리를 옮겨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100년 이상 된 수목들이 마치 숲 속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공백의 미도 분명 존재했다. 산책로를 따라 적절한 순간마다 또 다른 경관으로 시선이 확장된다. 그때마다 나도 모르게 탄성이 흘러 나왔다. 너무나도 절묘한 순간마다 포인트 식재가 눈에 들어왔다.
보타닉 가든은 분명 식물원이지만, 실상 공원과 비슷한 형태이다. 공간별 구분없이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다양한 경관들을 마주하게 된다. 이런 형태는 시각적으로 유(有)와 무(無)의 절묘한 배치를 주어 풍부한 경관을 연출시키게 된다.
‘왜 사람들은 숲이 아닌 공원을 찾을까?’ 거리감으로 설명하기엔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다. 정적이고 단조로운 숲과는 다르게 다이나믹한 경관이 펼쳐지는 공원이 재미를 주기 때문이지 아닐까?(물론, 사람마단 다르겠지만.) 이런 점에서 보타닉 가든은 분명 큰 매력이 있다.
양귀비 주전자 놀이터 Poppy Kettle Playground
양귀비 주전자 놀이터 진입로
요정 조형물과 바위 놀이공간
청소년들을 위한 놀이공간

- 글·사진 _ 신혜정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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