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thryn Moore는『Government Business UK』지면을 통해 조경은 지각적이고 공간적이고,  또한 개념적인 부분을 전체적으로 훌륭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멋진 분야임을 강조하면서 조경인들이 스스로 간과하고 있는 몇가지 사항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나는 “조경가는 문화와 정치로부터 고립되어 있으며 때로는 디자인이라는 예술을 그저 가지고 노는, 전문적이긴 하지만 여전히 애매하기 그지없는 실무자”라고 여기는 아주 시대에 뒤떨어지는 생각의 흔적들이 일정부분 남아있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보았다.이는 일반인들에게는 조경이라는 것이 남겨진 공간을 채운다거나 케익에 시럽을 입히듯 건축가가 만들어놓은 건축물들 사이에 남겨진 공간을 그저 장식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고(故) Dame Sylvia Crowe가 이미 50여 년 전에 이러한 점을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이러한 시대착오적 관점은 터무니없이 통용되고 있다.ASLA에 의해 조사된 최근 급여를 보면,미국조경가의 평균 급여는 1998년 이래 23.4% 증가했는데 이에 비해 건축가는 1990년 이래로 평균 급여가 고작 15%증가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이 왜 문제인가? 간단히 말하면, 우리 조경인들은 지나치게 진지하고 얌전해서 우리가 하고 있는 역할에 대해 제대로 소리 높여 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단지나 도시를 훌륭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계획하며 도시 공공 공간을 설계하고 재생하는 것과 같은 모험적 사업에서도 확실한협력과 결정적 역할을 하는 입장에 있다.또, 잠재력 있는 경관의 가치를 평가한다거나 전략적으로 계획을 하고 개념을 설계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일에 대해 깎아내리는 방송 보도라도 있을라치면 우리는 덮어두고 너무 부끄러워한다. 우리는 시각적으로,공간적으로,그리고 개념적으로 디자인 할 수 있으며 이러한 맥락 속에서 가장 발전된 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훌륭한 장점을 갖춘 직업인임을 인지하여야 한다. 그리고 조경이 이렇게 훌륭한 모습을 가지게 된 데에는 지난 수십 년간 지속되어 온 많은 조경가들의 거대한 노력 덕분임을 기억하자. 또 하나, 우리에게는 보다 만성적인 이슈가 존재하고 있다. 많은 잠재력이나 좋은 조건을 가진 공간과 장소는 설계가가 굳이 나서지 않더라도 스스로 그 가치를 뽐내기 마련이다. 이러한 공간은 사람들의 기분을 환기시키며 그들의 사기와 신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것은 곧 금전적 가치로 이어진다. 이와 같은 장점과 잠재력이 많은 공간이 수반하는 시장논리는 우리를 당황스럽게 만들
수 있으며,우리가 사물을 보는 방법의 의미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할 수 없게끔 방해한
다.이와 같은 패러다임은 실용과 기능을 앞세우게 되었고 이것은 거대한 개념적 공황을 만들어내게 되었다.시각적 기술이나 예술적감각,창조력,직관력,혹은 상상력 등이 포함되어 있는 매력적인 부분들은 형이상학적 쓰레기통에 버려지게 된 것이다. ‘직선적,언어의 논리적 합리성,그리고 이성적 사고’라 불리는 것들과 비교하였을 때 비현실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는 시각적이고 예술적인,혹은 감각적인 것들은 우리에게 상당히 배타적인 부분으로 인식되기 마련이고 이런 입장은 이제 상식처럼 되어버렸다. 사람들은 누군가가 디자인에 대해 얘기할라치면, 그에게‘디자인 숭배자’라는 꼬리표를 달아 버리거나 제멋대로인 사람 취급을 한다. 미학은 저급한 것 혹은 엘리트주의자로 간주되고 있으며 기능으로부터 분리된 디자인은 그저 특별 옵션으로 고려될 뿐이다.
디자인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측면을 이와 같이 주관적 측면으로만 강요하는 것은 디자인 프로세스 그 자체에 대한 불가해함을 낳는다.예를 들어,녹지공간에 대한 논의는 경관을 어떻게 유지,관리할 것인지, 그리고 원예적인 부분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등의 기술적 측면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있으며 도시 설계 부분의 보고서에는 오직 건축물 팀과 어떻게 협업을 할 것인지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
실용주의의 아우라는 생태적 협력,포괄적 디자인, 공공의 참여,공존,지속 가능함 등의 모든 부분들을 보다 훌륭하고 현실적인 것으로 보이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그들 모두는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공평하게 각각의 역할을 가지게 될 것이다.또한 이들 각각은 기술적 측면을 풀어나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디자인 문제와 해결을 위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요점은 문화적으로 구체화되거나 부지에 적합한 방법을 가지고 매체 속에서 그것을 변화시키고 찾아내는 아이디어가 역량을 발휘하는 실질적 디자인 부분에 있어서는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점이다.이들 요소는 미학적 의제를 만들어낼 수 없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협의를 하고 또한 많은 의견들이 수집된다 하더라도,사람들은 그것이 가지고 있는 공간적이고 개념적인 부분들,그리고 함축되어 있는 시간들을 이해해야만 하며 여기서 나오는 정보들을 종합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디자인(designing)은 신비롭거나 공기같이 무형의 것이 아니다.실용적인 부분과 창의적인 디자인, 이 두 가지 상반되는 요소들은 볼트와 너트처럼 함께 있어야 비로소 완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