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준 교수, ˝통섭적 접근으로 토탈디자인 해야˝

[조경지식의 산실, 대학조경학과 연구실 탐방③] 청주대 환경조경학과
라펜트l기사입력2010-03-07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권상준 교수의 연구실은 카페 같은 느낌이었다. 향긋한 차향기와 감미로운 음악, 창밖에 내리는 보슬비까지.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권 교수와의 인터뷰는 진지한 미래의 설계와 연구실의 에피소드로 가득 채워졌다.

7년 연속 조경기사 100% 합격률로 교육부 장관상 수상(사도상)을 했는가 하면, 과거 한국조경학회장으로 역임할 당시 조경직제 마련을 위해 누구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국토해양부(前 건설교통부) ‘장관표창’, 환경과조경 ‘올해의 조경인상’, 한국조경학회 ‘자랑스런 조경인상’, 청주시 ‘자랑스런 건설인상’ 등의 수상실적까지. 얼마전에는 세계의 곳곳을 다니며 그렸던 작품을 선보여 예술가로서의 재능을 드러내기도 했다.

라펜트 세 번째 학교연구실 탐방에서는 사람의 성실함을 제일로 꼽는 권상준 교수의 연구실을 둘러보고 왔다.
 


               ▲ 권상준 교수

연구실 소개를 해달라.
조경이 공간을 창출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했을때, 요즘 세계적인 트렌드는 조경, 건축, 토목, 교통 등의 분야가 어우러진 토탈디자인(total design)이 한 공간에 적용되는 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경 분야라고 다르지 않겠지요.
사실 건축, 도시설계, 토목, 도로 등 각 분야의 편에선 생각들로 공간을 조성하려다 보니 실제로 그곳을 이용하는 시민이 편안하고 공감할 수 없는 장소로 조성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그래서 우리 연구실에서는 통섭적인 접근에 의한 설계나 계획에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에는 기본적인 수학이나 철학적인 부분도 숙지해야 한다고 보고 있는데 예를 들어 계획 이론에서 공공시설이나 수도를 도입할 때 어떤 공간으로 계획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에 대한 모형 제시나 설계에의 접목, 설계에 따른 이미지 언어, 연관성에 관련된 계획 기법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월간<환경과조경>이 수여한 올해의 조경인 상(좌), 청주시 자랑스런 건설인상(우) 수상 트로피 


▲ 권상준 교수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책꽂이

기억에 남는 책이 있다면?
1998년에「21세기 지방도시론」이라는 책을 펴냈는데, 오래전에 출간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앞으로 100년 동안 도시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 정체성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요.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인간 중심의 번영이었다면 이 책에서는 장소번영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데, 이런 사회에서는 도시개발을 어떻게 이루어야 하는지 말하고 있습니다.
주로 많이 인용되는 부분이 5장 “21세기 지방대도시개발의 전망과 그 발전방향”입니다. 이 장에 따르면 도시는『보행자의 천국의 도시 / 야생생물이 공존하는 시가지 / 공원과 함께하는 도시마을 / 시냇물이 흐르는 도시 / 생각하며 일하고 즐기는 장소성 있는 공간 / 모든 종과 서로 살아가는 도시화』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요.
이런 도시 실현을 위해 첨단, 관광, 문화도시의 계획 방향과 공간 창출을 위한 건축, 도시설계의 新경향, 도시 속에 공공시설이 어떻게 구축되어야 하는지, 위험요소를 어떻게 벗어나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 기억에 남는 제자를 말해달라는 질문에 권 교수는 오래전 교통사고로 일가족이 사망한 이학규 선생이 떠오른다고 말했다(두번째 줄에서 오른쪽 4번째). 결혼식 주례를 할만큼 각별한 제자였기에 더 안타깝다는 권 교수. 이학규 선생의 사망 이후 청주대에는 “이학규 장학금”이 생겼다고 한다.

전시회를 열 정도로 그림에 대한 애착이 크다고 알고 있다. 학생들에게도 예술적 감성을 지도하는지 궁금하다. 
그림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그림에 큰 소질이 있었다기보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자체가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라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말로 표현하는 것과 같이 그림도 똑같지요. 학생들한테도 디자인 수업 시간 중 1시간을 스케치 수업으로 대체해 개인지도를 합니다. 흥미가 생겨서 인지 처음에 잘 못하던 학생들도 다 용기를 가지고 하더군요. 자기의 이름 못 쓰는 사람 없듯 그림도 개성이라고 말해주곤 하는데 약간의 조언만 해주면 학생들 모두 자신의 개성이 담긴 그림을 완성해 냅니다. “스케치”, 조경하는 사람이 한 번쯤 빠질만한 취미라고 생각합니다.


               ▲ GSD(하버드디자인스쿨)에 있을 당시 그린 스케치


               ▲ 직접 그린 두 딸의 모습


               ▲ 연구실에 놓인 권상준 교수의 작품

조경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요즘에는 다분야가 어우러지는 시각에서의 통섭적 접근에 관한 종류의 책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한 분야에 정체되기 보다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많은 요소들을 어떻게 통섭할 수 있느냐에 대한 내용들이지요. 미래는 통합적으로 보려고 하는 사고가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하나의 예로 경영학이나 계량 경제에 등장하는 실수와 정수에 관한 부분에 대해 제가 연구한 것이 있습니다. 조경하는 사람들이 왜 이런 학문을 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이런 분야의 논리가 설계하는데 있어 바탕으로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높은 전문성을 요구하는 학문일수록 또 다른 전문 분야를 깊이 있게 이해해야만이 분야간의  융합(convergence)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법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전문성이 강한 음악이나 미술을 알면 훨씬 세상을 관조되게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요.
우리 후학들도 조경이란 학문 하나에 그치지 말아야 합니다. 전능적 교육과 소양을 가진 사람이 세계를 리드해 나갈 수 있고 또 생을 풍요롭게 누릴 수 있지요. 이는 곧 우리가 궁극적으로 좇아야 할 인류번영과도 뜻을 같이 하겠지요.


▲ 제자들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
골(Goal)은 하나인 것 같습니다. 젊고 재질있는 후학들을 잘 키워내야 하는 임무지요. 다음 세대는 더 좋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바탕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 세대가 할 일이지요.
다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앞으로 후학들이 생명이 있는 공간을 만들고 혼을 담은 작업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 입니다. 설계, 시공과 관리 등 어떤 분야에 종사하던지 혼이 들어간 공간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런 마음 가짐이 모두 같다면 조경인들이 화합하는 방향으로 가는 건 쉬운 일일 겁니다.

“나이는 숫자로 나타내는 것이 아닙니다. 지나간 추억과 과오만을 되새기는 사람이 늙은이라면 미래를 이야기하고 좋은 점을 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바로 청춘이지요.”
이날 만나고 온 권상준 교수는 그 누구보다 조경을, 제자를 아끼고 사랑하는 스승의 모습이자 꿈을 가진 젊은이의 모습 그대로였다. 


               ▲ 연구실 학생들


               ▲ 연구실 전경

연구생
박사수료 _ 김하종
석사과정 _ 곽원영, 신대섭, 임형주
학사 _ 김들환, 김주환, 심승기, 예희수, 이한송, 최진영

영상 _ P&I 시스템 이정선 PD

 

글·동영상 _ 강진솔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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