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밖으로 나온 새 주거문화 ‘테라스하우스’

단지 내 작은 전원주택
월간 환경과조경l기사입력2014-07-11



 

대전광역시 유성구 상대동, 도안신도시 트리풀시티 9단지내 전원주택에서는 마당을 가꾸는 일로 아침 일찍부터 분주한 주민들을 볼 수 있다.

 

이 아파트단지 내에는 아파트 형태 말고도 작은 전원주택이 들어서있다. 단지 둘레에 작은 단층과 복층 주택들 늘어서있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아파트단지의 모습은 아니다. 이 주택들은 테라스와 마당이 있는 집이라고 하여, ‘테라스하우스’라고 불린다.

 

테라스하우스의 외관은 대리석으로 되어 넓은 창과 어울려 모던하고 심플한 느낌을 주고 목재로 만들어진 울타리와 대문은 빨간 우체통과 어울려 유럽의 작은 전원주택같은 아기자기함을 연출한다. 집안 거실에 앉으면 더 넓어 보이는 잔디밭 덕분에 자연 속에 있는 느낌까지 준다. 복층 구조의 주택으로 계단을 올라가 밖으로 나가는 문을 열면 작은 테라스가 펼쳐진다. 많은 사람들은 테라스에 파라솔을 설치해 밖을 바라보며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며 작은 풀장을 두어 아이들이 집에서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마당의 울타리에는 넝쿨장미를 심어 5월에는 장미의 빨간 빛으로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처음 입주하기 전 테라스하우스에는 잔디와 이 지역의 대표나무인 이팝나무, 감나무, 소나무, 장미만 심겨있었다. 하지만 입주 후 주민들은 거름을 주고 매일 잡초를 솎아 내면서 직접 손으로 공들여 가족정원으로 가꾸기 시작했다. 작은 야생화를 심거나 마당 한쪽을 텃밭으로 만들어 직접 채소를 수확해 먹기도 한다. 이러한 사소한 일들이 테라스하우스 주민들의 행복과 삶의 여유를 만들어주고 있다.

 

테라하우스의 여유는 테라스하우스 주민 외에도 마당 앞을 지나다니는 모든 사람으로까지 번졌다. 햇살이 비치는 테라스하우스가 모여 있는 곳을 지나며, 마당을 구경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전원주택의 모습을 신기해하며 기웃기웃 한다. 집안에서 보고 있는 주민들도 그러한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소문을 들은 외지사람이 아기자기한 테라스하우스 마당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꽃의 이름을 묻기도 한다. 인심 좋으신 주민들은 활짝 웃으며 직접 들어와 마당을 구경하고 가도 된다고 허락한다. 아파트 인심과 사뭇 다르다. 주거문화의 변화 사람과 사람의 연결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행복이 가득한 마당


각 세대마다 테라스하우스 겉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마당에 들어서면  집집마다의 개성을 엿볼 수 있다. 집 앞 마당을 아이들을 위해 뛰어 놀 수 있거나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를 만들어 놓은 집이 있는가 하면, 잔디밭으로 해놓은 집, 나무를 많이 심어 집안에서 숲의 느낌을 줄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 놓은 집 등 나만의 색깔이 뚜렷하다.

 

 




 







 

마당 한쪽에 데크와 테이블을 놓은 집의 마당은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마당을 꾸며 놓았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보이지 않던 아기자기함이 가까이 다가갈수록 선명하게 다가왔다. 작은 고양이 조각인형과 작은 초가집부터 다양한 소품들이 마당 속에 숨바꼭질을 하듯 숨어 있었다. 큰 자연석 앞에 작은 연못과 표주박은 주인이 가장 아끼는 공간이라고 한다. 이 집이 다른 집과 가장 큰 차이점은 대문을 새롭게 꾸몄다는 것이다. 현관문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가기 전, 마당에 들어가는 대문이 있는데 그 곳에 목재로 지붕을 만들고 벽을 꾸며 놓아 넝쿨식물들이나 화분을 걸어 놓아 색다른 느낌을 주고 있었다.




 




 




 





간단한 식물들과 화분으로 심플하고 조화로운 마당을 만들어 놓은 집도 있었다. 마당은 대체로 초록색 톤이 주였고, 돌길 낡은 화분에는 화려한 꽃을 심어 마당에 포인트를 주었다. 꽃잔디 주위에 표주박모양의 연못에 떨어지는 물소리는 한 여름 청량감을 주는 좋은 공간이다.  베란다와 마당을 바로 연결 해놓고 있어 마당을 쉽게 오고 갈 수도 있다. 창문 바로 앞, 파라솔 아래에는 철제의자가 심플함을 더하였고 옆에 장독대에는 장독대뿐만 아니라 장독대를 활용한 화분도 놓여 있어 주인아주머니의 섬세함을 볼 수 있었다.

이 곳은 같은 테라스하우스이지만 모두 다른 크기, 다른 모양의 마당을 가지고 있다. 가장 넓은 마당을 가지고 있던 집에서는 넓은 마당을 활용해 잔디밭을 크게 만들고 마당가운데에 돌로 둘러싼 작은 꽃섬을 만들었다. 봄에 핀 철쭉은 꽃 섬을 더욱 밝게 만들어주었다. 꽃만큼이나 밝은 주인 아주머니의 웃음이 마당의 분위를 환하게 한다.

 




 

이렇게 화려한 꽃들로 마당을 채운 곳이 있는가 하면, 허브로 마당을 꾸민 집도 있었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단조롭게 보였지만 가까이 다가가자 허브 향기가 물씬 풍겼다. 작은 야생화들과 허브들이 아름답게 피어있는 가운데 넓고 납작한 돌로 정원의 입구부터 돌길을 놓아 더 깔끔해보였다. 이 집의 주인은 나무에 걸어 놓은 작은 새집에는 새들이 쉬어가고 작은 연못에는 고양이나 새들이 와서 물을 마시고 간다고 한다. 또 작은 텃밭을 만들어 상추, 고추, 부추부터 블루베리 딸기 등 다양한 식물들을 심어 가족들과의 소소한 행복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또 마당과 바깥 인도가 가장 가까운 곳에는 토마토를 심어 가족뿐만 아니라 오고가는 아이들도 직접 따서 먹을 수 있게 해놓았다. 그 뒤로 토마토가 열릴 때쯤이 되면 평소보다 많은 아이들이 집 앞을 지나가고 토마토를 먹으며 즐거워하는 모습과 아이들의 미소를 볼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테라스하우스로 이사를 오면서 가족과 함께지내는 시간이 늘었고, 직접 키워 먹는 채소가 많아 건강에 좋고, 밤에는 마당에 앉아 시원한 맥주한잔을 마시며 하루일과를 되돌아보고 마무리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한다. 마당을 가꾸는 일 말고도 주는 좋은게 많은 집이라는 것이다.

 




 




 

함께 꿈꾸는 소중한 공간


낮과 밤에 서로 다른 매력을 볼 수 있는 나만의 마당은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왔던 낭만적인 공간이다. 테라스하우스 앞에 길을 지나다니면 아침에는 마당을 가꾸는 모습, 낮에는 파라솔아래서 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저녁에는 가족들과 함께 바비큐를 해먹는 모습까지 행복하고 즐거워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삭막한 도심 속에서 이러한 자연을 즐기고 전원주택에 사는 듯, 일상을 보낼 수 있는 것이 이곳, 테라스하우스만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테라하우스는 빠르게 흘러가는 도시 속 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마당에서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진정한 여유를 가질 수 있게 한다. 사는 사람뿐만아니라 아파트 단지 내 모든 이웃 주민들과 함께 보고 서로 칭찬해주며 가꾸어 모두에게 소중한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글·사진 _ 이다은 통신원  ·  단국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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