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숲법 제정논란, 사라지는 도시공원[3]

[라펜트-한국건설신문 공동기획]양병이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라펜트l기사입력2011-11-16



조경업체들, 산림법인에게 하도급 받는 상황 올 수 있다

조경기술자격제도, 업무영역 축소 우려

 

- 도시숲 법안에 반대하는 이유는?

 

도시숲(도시숲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법안에서 말하는 도시숲 사업은 수목과 가로수 식재 및 유지관리, 부대시설의 설치 및 유지관리가 핵심으로 건설산업기본법상 조경공사업자 및 조경식재공사업자의 업무내용과 중복된다.

 

따라서 도시숲 법률 제정안은 조경공사 업역침해이며, 도시공원녹지법과 건축법 등 현행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조경분야의 산업근간을 무너뜨리게 된다.

 

또한 자연체험숲이나 도시환경숲, 가로숲, 학교숲 등 도시숲을 조성하고 유지관리하는 것은 건설공사와 구별되는 별도의 공사가 아니므로, 이를 법률적으로 구분할 수도 없다.

 

개별법을 만들어 산림조합에서 사업을 시행·대행토록 할 경우 조합과 건설업자의 업무범위가 충돌해 공정 간의 연계성 부족과 시공효율 저해를 초래할 것이다.

 

시공능력이 없는 산림조합이나 산림사업법인은 조경공사업자과 조경식재공사업자에게 낮은 가격으로 하도급을 맡길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적정공사비가 부족해지면 도시숲 사업이 부실화되는 것은 물론, 유지관리 비용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 도시숲 법이 시행되면 조경현업분야의 실질적인 효력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배출기관인 대학 조경학과의 입지도 위축되는 건 아닌지? 

 

도시숲 법안에서는 산림청장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이 도시숲사업을 산림조합이나 산림조합 중앙회, 임업후계자, 독림가, 산림사업법인 등에게 사업을 대행하거나 위탁하도록 되어있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수행해 왔던 조경분야의 업무영역이 축소되고 조경분야의 취업기회가 감소될 가능성이 있어 조경학과 졸업생의 진로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조경학과 졸업생의 취업기회가 축소되면 대학의 조경학과의 입지도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 이번 사례에서 보여지듯, 조경분야는 인접분야로부터 많은 도전을 받을 것 같다. 이 시점에서 조경인만의 전문성이 중요해 보인다. 조경인이 해당분야에서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조경분야는 인접분야와 차별화되는 기술과 영역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조경인들이 인접분야와 경쟁을 할 때 우월한 기술과 실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융합의 시대는 어느 특정분야가 독점하여 이슈를 해결하는 시대가 아니다. 이제는 사회적인 이슈를 가지고 여러분야에서 융합하고 경쟁하는 시대가 됐다. 최근 인기 연예인들은 개그맨인지, 탤런트인지, 가수인지, 혹은 댄서인지 구분 없이 만능엔터테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조경인도 인접분야의 전문가들과 무한경쟁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하면서, 기술과 실력을 갈고 닦을 필요가 있다.

 

학교에서도 인접분야와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사람으로 키워야 하고 교육시켜야 한다. 예전에는 조경은 토목·건축에서 하청을 받는 분야라는 인식이 있었다. 이제는 그런 인식에서 벗어나 토목과 건축에서 조경은 꼭 필요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주지시켜야 한다.

 

최근 신도시가 만들어질 때 그린네트워크 등을 우선하여 계획하고 있다. 이제는 도시를 만드는 초창기부터 조경인이 들어갈 역할이 생긴 것이다. 건축, 토목, 조경이 대등한 위치에서 일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 인접분야와의 융합을 강조하며, 도시숲법의 타당성을 제시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도시숲법을 통해 도시의 녹지가 더 많이 조성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타당하다고 보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이 갖는 문제는 도시숲의 범위가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에서의 공원 및 녹지의 범위’, ‘건축법에서 대지안의조경의 대상범위와 중복되고 건설산업기본법에서의 조경공사의 업역과 중복돼 상충이 일어난다는 점에 있다.

 

또한 도시숲사업의 조성과 관리를 특정단체와 사람에게만 국한해 위탁시킴으로써 공정경쟁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다.

 

특히 도시숲법안에서는 도시숲조성관리사 자격제도를 시행하도록 돼 있는 데, 이는 기존의 조경기술사나 조경기사와 기능과 역할이 상당부분 중복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         

 

- 도시숲법은 조경 역사상 최대의 위협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많은 조경인들이 위기감이 없는 것 같다. 조경인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아직까지 조경인들이 도시숲 법의 문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다. 조경인들에게 도시숲법의 문제점을 홍보할 필요가 있다.

 

도시숲법은 조경분야의 업무영역과 많은 중복이 되는 법이기 때문에 조경인들이 이의 심각성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도시숲법이 통과되면 도시속 많은 조경사업들이 도시숲사업이라는 명칭으로 산림청 주관아래 이루어지게 될 것이며, 조경사업이라 불리우는 많은부분이 도시숲사업으로 산림조합이나 산림법인, 임업후계자, 독림가 등이 대행하거나 위탁받아 시행하게 될 것이다.

 

조경업체들은 산림조합이나 산림법인 또는 임업후계자와 독림가 등으로부터 하도급을 받는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제안된 도시숲법안에서는 도시숲조성관리사 자격제도를 시행하는 것으로만 규정하고 있지만, 관리사가 어느 정도 배출되면 도시숲사업은 도시숲조성관리사의 자격을 갖춘 자만 수행할 수 있어, 조경기술사나 조경(산업)기사, 조경기능사의 업무영역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전조경인들이 도시숲법의 문제점을 인식해 조경분야의 위기의식을 갖고 한마음으로 도시숲법안에 대응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주선영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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