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근대건축물 보존돼야
근대건축물 보존은 다양한 문화의 공존과 함께 해야구도심 재생을 위한 근대건축유산 활용 방안 심포지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와 군산시(시장 문동신)가 주최한 "구도심 재생을 위한 근대건축유산 활용 방안 심포지엄"이 5월 7일(목)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개최되었다. 약 150여명의 관련 전문가 및 학생들이 참가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일제 강점기의 근대 유산에 대한 다양한 시각에 대한 논의가 전개되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어느 도시의 재생사업이라도 개발과 건설 그리고 토목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하며, 다양한 문화의 개입과 프로그램 또한 제안되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다.
특히 도시 재생적 측면에서 봤을 때 근대건축물, 그리고 주위의 모든 요소들과도 긴밀한 연계가 필요하고, 그래야만 오랫동안 잘 보존되고 활용될 수 있을 것이란 내용이 오고 갔다. 하지만 단순한 프로그램들만으로는 도시재생을 거론 할 수 없을 것이며 공공부문의 움직임까지 함께 진행되어야만 진정한 도시재생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 문동신 군산시장(좌)과 김창수 한국건축가협회장(우)
많은 인사가 참석한 심포지엄에서는
환영사에서 유인촌 장관은 "이 자리가 근대건축유산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문동신 시장(군산시)과 김창수 회장(한국건축가협회)의 축사와 격려사 이후 안병직 이사의 발제로 심포지엄은 본론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안병직 이사(시대정신)는 "과거 유산들은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하며, 일제 강점기 자체를 독립운동사적 시각으로 보는 것은 오히려 시대에 뒤떨어진다. 현대 시대에 있어 더 나은 미래 개척을 위해 다각도로 일제 강점기를 바라볼 필요가 있으며, 일제 강점기에 한국은 큰 경제성장을 가져왔던 시기이다. 예로 철도같은 것을 보면 당시 침략하기 위해 만들었으나 현재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우리의 필요에 의해 이용한다는 측면으로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복웅 원장(군산문화원)은 몇 개의 보존되고 있는 일제 강점기 건물을 사진으로 보여주며 왜 이 건물들이 중요하고 의의가 있는지 설명했다. 각 건물들은 주로 동서양의 문화와 생활양상이 스며들듯 공존하고 있어 보존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했다.
윤인석 회장(도코모모 코리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은 "근대건축은 우리 앞 세대의 세금과 우리 땅의 산물이었고, 후손이 알고, 현 세대가 더 잘 알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것들을 가르쳐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압제와 수탈의 증거인멸을 우리 손으로는 하지 말 것을 당부하며 보존과 활용을 위한 사회적 배려와 준비 그리고 참여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전체가 남기기 어려우면 조각이라도 남겨 활용하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근대 유산에 생활을 담고 거기에서 나오는 진정성으로 바깥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해야만, 즉 근대 유물에 생활을 담아야만 생명을 가진다고 생각한다고 정리했다.
▲ 안병직 이사(상), 이봉욱 원장(중), 윤인석 회장(하)
근대 유산의 가치 재발견하고 도시공간으로 적절히 활용할 것 당부
계속해서 최동규 대표((주)서인종합건축사)를 좌장으로 한 초청대담이 이어졌다. 패널로는 강동진 교수(경성대 도시공학과), 김승회 교수(서울대 건축학과), 안창모 교수(경기대 건축대학원), 최욱 대표(원오원 건축)가 함께 했다.
강동진 교수는 "근대건축물 및 역사에 가치를 부여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공공디자인 운동처럼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덧붙여 일제 강점기의 건축물들을 버리면 안 되는 이유로는 근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점과 지난 역사의 일상이 중첩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다른 근대역사의 희생이 더 크다는 점으로 비추어 설명했다.
김승회 교수는 "근대건축물은 이미 우리에게 중요한 유산이 되어있다"며, 우리의 현재를 살찌우는 자산이라고 전했다. 이를 적절히 보존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르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찾아주는 것이 중요하고 건물 하나만 바라보지 말고 주변의 것들을 유기적으로 네트워크화 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말미에는 도시공간으로서의 활용이 전제되어야 제대로 보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정리했다.
최욱 대표는 "앞으로의 도시는 건축적이고 물리적인 마스터플랜에서 유기적인 도시재생으로 되어야 한다"고 대담을 시작했다. 건축은 영역을 만드는 울타리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자라서 하나의 장소를 가지는, 그래서 자연스레 장소성을 만들어가는 도시재생으로 연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창모 교수는 "근대산업문화 유산의 가치와 그에 대한 평가가 우선 되어야 한다"며, 이것들이 지역 활성화의 계기가 되기 위해서는 활용프로그램과 산업시설간의 유기적 연계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또한 우리는 근대문화자산에 무엇을 담아 다음 세대에 전해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담아놓은 메시지는 바로 후속 세대에 대한 우리의 발언이라고 전했다. 그것이 세대 간의 간극을 메워줄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일제 강점기는 30여년이다. 그러나 그후 우리가 역사를 만들어온 시간은 그 2배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쌓았던 역사를 어떻게 하면 잘 보존 할 것인지에 대한 논조가 필요하지 않을까. 나아가 건물과 함께 자라온 주변의 거리 문화 혹은 정원 문화 역시 중요한 문화유산이라는 시각도 함께 가져야 하겠다. 이를 위하여 많은 조경가와 학생들 또한 참석해 다분야에 대한 고려와 논의도 함께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 강진솔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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