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가을이 깃든 일본의 정원 - 5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97
라펜트l기사입력2016-12-02
강호철 교수의 경관일기 일본편,
도심의 1만평 정원 속에 숨겨진 레스토랑 ‘핫포엔’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매일같이 일본에서 가장 혼잡한 도쿄역 주변을 거치게 되었답니다. 이른 아침 출근길에서 만난 직장인들의 모습은 문득 개미집을 연상하게 합니다. 일개미들의 분주함과 똑같은 모습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신주쿠공원이 더욱 보배롭게 활용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피스빌딩가의 여유로운 보행공간은 녹나무 열식.



지하철과 연결된 빌딩내 통로 한 켠에 마련된 작은 휴게소는 바쁜 직장인들의 차지입니다.



올 봄에 처음 찾았던 식당 겸 예식장인 1만평 규모의 정원을 갖춘 핫포엔. 결혼식이나 각종 식사모임 장소로 애용되는 핫포엔(팔방원)은 사방팔방이 정원으로 가득하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분위기가 이 정도는 되어야 가든이라 붙여도 좋을 듯 싶습니다.











입구광장과 주변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정원과 예식장 중 무엇이 주된 사업인지 분별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정원으로 들어서면 온통 정성스럽게 손질되고 정돈된 뜰의 분위기에 압도됩니다. 급조된 정원과는 달리 아주 자연스럽고 편안함이 묻어납니다.



정원사의 손길이 분주한 만큼 뜰은 말끔하게 단장될 것입니다.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건물. 가장 높고 전망이 좋은 곳에 위치한 이 건물은 아마 주인이 사는 주택같아 보입니다. 







주택과 예식장이 있는 정원을 연결해 주는 계단식 산책로.





업소의 주 정원과 주택 사이의 산책로. 부지의 경계에 배치된 분재가 공간 분할과 차폐기능을 겸하고 있습니다.













정원의 상당부분이 비탈면입니다. 여러 가지 철쭉 품종과 질감이 서로 다른 지피식물을 피복하여 경관 연출과 표토안정을 꾀하고 있네요.





















경사지 자연지형을 최대한 활용하여 식생을 조성하였습니다. 매력적인 계단과 산책로를 설치하여 정원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와를 활용한 외곽담장.



정원 산책로 중간의 간이쉼터로.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입니다.



정원의 외곽 숲속에 위치한 별도의 연회장.



숲속에 묻힌 매력적인 공간인데 개방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 주인이 이용하는 찻집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차를 마실 수 있는 정원 내 쉼터.







숲속 산책로를 따라 계단도 오르내리고, 다양한 공간(정원)과 자연을 감상하며 동적 활동을 할 수 있는 회유식 정원입니다.



부지의 가장 낮은 아래쪽은 비단잉어들이 노니는 연못입니다.
















이 공간은 영업장소 같은 느낌이 전혀 나지 않습니다. 잘 조성하여 정성스럽게 관리되는 매력적인 정원으로 인식될 따름입니다. 시냇물 소리와 산새들의 지저귐, 그리고 맑고 청량한 공기 등 오감을 자극하는 갖가지 요소들이 모두 등장하는 정원입니다.











영업을 하는 다실과 정원(다정)으로, 말차를 마실 수 있습니다. 가격은 한잔에 500엔 정도입니다.





산책로를 걷다가 내려다 본 연못가의 정자와 비단잉어의 군무.



비탈면은 관목으로 전면 피복되었습니다. 봄철 영산홍이 개화하면 장관을 이룰 것 같습니다.



정원에 둘러싸인 마당. 예식이 끝난 후 주로 이곳에서 기념촬영을 합니다.



어느 한 곳 부족함 없이 관리되고 있습니다.











정원 구석구석을 살피다 보니 이미 한 시간을 이곳에서 머물렀습니다.



입구 문. 특별한 행사시 외에는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하지 않고 전철에서도 가깝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든’이라 하면 한 때 불고기전문 식당으로 통하였었습니다. 순수한 전통정원이 아니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모습은 갖춘 후 가든이라 칭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지요. 역시 일본은 정원문화의 뿌리도 깊고 조영기술과 감각도 빼어난 정원 선진국입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정원에 대한 깊은 관심과 투자가 활발하게 일고 있습니다. 고유한 문화산업으로 다듬고 발전시켜 지속가능한 세계적 상품으로 이어지길 간절하게 기대해 봅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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