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경헌장, "쉽고 명쾌하게"
한국조경헌장 제정을 위한 포럼
(사)한국조경학회(회장 김한배)와 조경헌장제정특별위원회(위원장 조경진) 는 한국조경의 자기규명과 비전 제시를 위한 ‘한국조경헌장’ 선포를 준비하며, 공적인 논의를 위한 ‘한국조경헌장 제정을 위한 포럼’을 지난 27일 개최했다.
김한배 회장((사)한국조경학회)은 “한국조경헌장에서는 조경의 정체성을 천명하고, 미래 조경이 무엇을 할 지 비전과 방향성를 제시할 것이다. 이것은 조경 내부에서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정신적 가치뿐만 아니라 외부에 조경을 알리는데까지 기여할 것”이라며 한국조경헌장의 제정 목적을 설명하였다.
한국조경헌장 제정을 위해 (사)한국조경학회는 지난 1월 조경진 교수(서울대)를 위원장으로 조경헌장제정특별위원회를 결성하여, 총 8차에 걸친 내부회의와 공개 세미나를 가졌다.
조경진 위원장(조경헌장제정특별위원회)은 “헌장에는 조경의 자기규명과 미래비전을 함께 담아내고자 했고, 이번 포럼은 그 가치를 공유하면서 확인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이러한 논의를 토대로 마련된 ‘한국조경헌장’은 오는 10월 28일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조경의날 기념식’에서 공표될 계획이다.
A4 5매(10pt) 내외 분량의 한국조경헌장은 전문과 4개 항목으로 구성되어있었으며, 구체적으로 조경의 가치, 조경의 대상, 조경의 영역, 조경의 과제로 이루어져 있었다. 포럼에서는 김한배 회장((사)한국조경학회)의 전문 소개에 이어, 조경의 가치(박승진 studio loci 소장), 조경의 대상(최정민 순천대 조경과 교수), 조경의 영역(김영민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 조경의 과제(배정한 서울대 조경학과 교수) 순으로 각 항목에 대한 소개와 발표가 이어졌다.
‘전문’은 전체내용을 요약하는 성격으로 ‘조경의 정의, 조경의 전개, 목표와 가치, 헌장의 목적’ 등을 각 단락별로 서술하고 있다.
‘조경의 가치’항목은 조경의 지향점을 ‘자연, 사회, 문화’라는 키워드로 정리하였고, 11개 조문으로 나열해 놓았다.
‘조경의 영역’은 계획, 설계, 시공에서 확장해 정책, 계획, 설계, 시공, 운영관리, 연구, 교육 항목을 다루었다. 조경의 각분야를 설명하는 해설적 성격의 항목이다.
‘조경의 대상’은 시대적 변화에 따라 단순히 프로젝트 유형이 아닌 공간의 유형과 정의에 부합하고, 시대적 가치를 담을 수 있는 대상으로 구분하였다.
‘조경의 과제’는 조경본연의 가치를 추구하는 동시에, 동시대성을 반영하고, 미래의 환경적,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요청을 수용할 수 있는 7가지 조문을 제시하였다.
토론은 크게 조경헌장의 성격과 방향성, 내용, 활용방안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홍형순 교수(중부대)는 조경의 대사회적 인식을 강조했다. 건축가 姑 김수근의 ‘건축과 동양정신’이 고등학교 국정교과서에 실림으로써 대다수의 국민이 건축을 인지하는 것 같이 한국조경헌장도 대중에게 조경을 알리는 수단이 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조경의 내부적 가치체계를 정립한다는 헌장의 방향성이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일반인이 조경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선 헌장 본연의 무게감을 갖추되 쉽게 임팩트 있는 함축된 문장으로 서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안으로 제시된 분량도 축소할 것을 건의했다.
서영애 소장(기술사사무소 이수)도 조경이 무엇이다를 명료하게 보여주어야 한다며, 현재의 내용을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현재 대학에서 강연을 하며, 교재로 ‘건축의 바깥(저 진양교)’을 채택하고 있다는 그녀는, 이미 알려진 개념을 차용하여 조경의 개념을 설명하는 ‘건축의 바깥’이야 말로 조경을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단어라고 주장했다. 익숙한 개념을 차용해 조경을 설명하는 새로운 방법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성균 교수(서울대)는 객석에서 ‘조경헌장의 제정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부적으로 가치체계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것인지, 아니면 대국민 조경 알리기 인지, 그 사이에서 방향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헌장에 담는 용어도 시대적 트랜드보다는 가치와 지속성에 두자고 함께 주장했다.
단순히 선포로 그칠 것이 아니라, 이를 널리알릴 수 있는 방법까지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노영일 이사장(한국공원시설업협동조합)은 ‘헌장을 제정하고 전파하는데 있어서 누가 역할을 해야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히며, 조경분야 단체장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헌장제정과 더불어 조경이 지원받을 수 있는 조경관련 법제정도 하루 속히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도 제안했다.
유승종 대표(라이브스케이프)도 헌장이 제정되면, 그것을 어디에 보여줄지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11년 선유도를 건축물로 소개했던 주요일간지의 보도에도 불구하고, 분야의 대외적인 홍보노력이 부족했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대국민을 대상으로 조경을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조경헌장이 그러한 맥락으로 조경알리기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밖에도 객석에서는 ‘쉽게 전달되고, 함께 만족하며, 멀리 전파되는 헌장이 되길 바란다’, ‘개념과 가치도 중요하지만 조경의 모호한 부문을 명확하게 우리 안에서 짚어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되었다.
조경진 위원장은 “남은 기간동안 플로어와 객석에서 제안된 의견을 고민해 조경의 날 행사에서 공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글·사진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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