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남산 회현자락 3단계, 향후 계획은?
2016년 2월부터 공원조성 45,000㎡서울시와 서울역사박물관은 지난해 6월부터 남산 회현자락 중앙광장(남산 분수대) 일대에 대해 실시한 ‘남산 회현자락 3단계 정비사업’과 관련 발굴조사를 완료하고, 그 현장을 지난 13일 공개했다.
‘남산 회현자락 한양도성 보존‧정비사업’은 2009년부터 335억 원을 투자하여 3단계로 나눠 진행 중이며, 한양도성 보존, 정비 777m, 공원조성 103,600㎡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1단계는 2010년, 2단계는 2012년 완료 했으며 3단계는 2014년 11월까지 발굴조사를 마치고 2014년 12월까지 문화재청, 도시공원위원회 심의 등을 거치게 된다. 이를 토대로 한양도성 보존, 정비(448m) 및 공원조성(45,000㎡)은 2015년 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남산 회현자락 조감도
3단계 사업에서 서울시가 발굴조사를 시행한 구간은 남산 회현자락 중앙광장 일대 총 448m로, 이 중 189.3m의 한양도성 유구를 대규모로 발굴했다. 나머지 부분은 멸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는 2013년엔 분수광장, 식물원 일대의 평지구간에서 94.1m를, 올해엔 분수대 상․하부, 임야, 주차장 일대의 탐방로구간에서 95.2m 유구를 각각 확인했다.
성곽은 분수대 부근의 평지에서는 지표면에서 2~3m, 탐방로 구간에서는 1~2m의 아래에서 확인됐고, 남아 있는 성벽은 1~7단까지 다양하며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특히 지난 8월 5일 개최된 자문회의 결과, 이번에 발굴된 구간에선 태조-세종-숙종으로 이어지며 축조 및 보수된 성곽의 흔적을 통해 다양한 시대별 축성 양식을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유적으로 평가받은바 있다.
한양도성은 조선 태조 때(1396년)부터 축조된 이래 세종, 숙종 이후 계속적으로 보수되다가 일제가 한양공원을 조성하고(1910년) 조선신궁을 짓기 위해 지형을 훼손했다(1925년). 해방 후에는 이승만 대통령 동상 건립(1956년), 남산 식물원 조성(1968년) 등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상단부터 아래로) 1910년 한양공원, 1925년 조선신궁, 1970년 분수대와 동식물원
예컨대 세종연간에 고쳐 쌓은 성벽 50여 m와 숙종연간 이후 다시 쌓은 10.6m를 포함해 총 95.2m의 한양도성 성곽을 확인했다.
여장을 쌓을 때 쓰는 각형전(角形塼)과 다양한 크기의 전돌을 포함한 40여점의 유물이 출토됐으며, 추후 연구를 통해 정비복원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지금까지 보고된 바 없는 각자성석 1점도 새롭게 확인했다. 글자를 판독한 결과 “柰字六百尺”으로, 이를 통해 남산 회현자락 중앙광장 구간은 한양도성 전체 97구간 중 60번째 ‘柰’字 구간임을 알 수 있게 됐다.
한양도성의 전체 규모는 18.627km로 축조 당시 백악마루를 시점으로 천자문의 ‘天’字에서 ‘弔’字까지 97자를 순서대로 약 600척 마다 일정한 간격으로 성곽에 글자를 새겨놓았다.
또 일제가 식민통치수단으로 건립한 조선신궁의 여러 건물 중 가장 큰 규모의 건물인 ‘배전’의 터는 한양도성 바로 옆에서 건물의 콘크리트 기초와 기둥자리가 발견됐다.
한양도성 유구가 배전 기초에서 지하 2~3m 깊이에 3~4단 규모만 남아 있는 것으로 볼 때, 조선신궁 부지 조성 시 성곽을 파괴하고 평탄화하면서 신궁을 건축한 것이 한양도성이 훼철된 1차적인 원인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서울시가 한양도성 복원을 위해 지난 2009년부터 추진해온 ‘남산 회현자락 정비사업’ 구간(총 777m)에 대한 발굴조사를 통해 265.7m의 한양도성이 발굴되었다.
중앙광장(분수대 일대) 조사완료 후
임야구간 조사완료 후
조선신궁 배수로
조선신궁 기단석
남산 회현자락 한양도성의 보존·정비 사업은 이번에 완료된 발굴조사에 이어 학술회의, 전문가 자문을 거쳐 2014년에 설계하고, 2015년 공사 착수해 2016년 완료할 예정이다.
더불어 서울시는 성곽 발굴, 복원과 더불어 적층되어 있는 역사를 발굴해 시민, 관광객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보존·정비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남산 회현자락 정비사업(3단계) 자문위원회’를 구성, 수시로 자문을 받고 있으며, 회현자락 역사탐구를 위해 ‘남산 회현자락 한양도성의 유산가치’라는 주제의 학술회의도 오는 9월 12일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학술회의 1부에서는 ‘남산과 한양도성의 역사’를, 2부에서는 ‘남산 회현자락 한양도성의 보호관리’를 중점적으로 논의한 후 이를 설계에 반영하고 보존·정비할 방침이다.
발표 및 토론자로 나서는 필진들은 고대, 근·현대 역사, 경관, 문화재, 공원, 고고학 분야의 국내 학자들로 구성할 방침이며, 그 결과는 ‘한양도성 학술총서’로 발간되어 한양도성 연구 및 유네스코 등재 시 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다.
오해영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오백년 한양도성과 근·현대 역사를 실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었다고 자평한다. 발굴된 결과물을 잘 조합하고 보존·정비해 역사도시 서울에 걸 맞는 공간으로 조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남산 회현자락 한양도성 보전‧정비 및 공원조성 3단계’ 현상설계에서는 우리엔디자인펌과 조선건축의 ‘한양도성, 세상에 널리 드러내어 알리다. 발표’가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 글 _ 박지현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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