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우르크 운하(Canal de l'Ourcq)와 라빌레트 공원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기사입력2024-03-08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370



모로코와 파리편 - 27

우르크 운하(Canal de l'Ourcq)와 라빌레트 공원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라빌레트 공원을 가로지르는 물길이 우르크 운하입니다.

도시나 공원에 강이나, 호수, 연못 등 물 요소가 있으면 그 분위기가 훨씬 풍요롭게 느껴지지요.

라빌레트 공원은 계획도 파격적이고 모험적이라 좋은 반응을 얻지만, 공원을 지나는 운하의 역할도 매우 크다고 생각됩니다.


















우르크 운하는 빌레트 저수지에서 시작하여 바스티유 광장을 지나 생마르탱(Saint-Martin) 운하로 연결된답니다.

운하는 나폴레옹 집권기인 1802년에 착공되었다지요.

파리 시민들에게 맑은 물 공급을 위한 목적이었답니다. 

우르크 운하에서는 매년 ‘운하의 여름’이라는 축제가 열린답니다.

축제 기간은 통상 7월 초에서 8월 하순까지로 셔틀 보트를 저렴(1-2유로)하게 즐길 수 있다네요.

한편, 축제는 콘서트나 댄서, 스트리트 아트도 함께 기획된답니다.

운하 축제는 공원과 연계되어 더욱 알차고 다채롭게 진행된다네요.




















공원은 보행교를 통하여 안전하고 자연스럽게 연계됩니다.

운하의 양안으로는 넓고 매력적인 보행로가 마련되어 있네요.

많은 시민이 이곳에서 산책을 즐깁니다. 

공원에는 운하를 따라 걷는 하늘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운하와 공원을 내려다보며 산책하는 코스라 경관도 수려하여 꽤 인기가 좋네요.
















공원에서 벗으나 운하를 따라 걷습니다.

운하를 따라 도시가 이어집니다.

지역주민들의 생활상도 볼 수 있어 좋네요.

마침 산지 직송으로 야시장이 문을 열었습니다.

과일과 채소, 생선 등이 주를 이룹니다.

시장은 주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이 복잡하네요.

신선한 과일들이 눈길을 끕니다.

수박 반통을 2유로에 구입하였습니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저렴하고 맛도 좋네요.

중간 상인이 배제된 채,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이벤트 같습니다.

운송 차량들이 운하 옆에 대기합니다.

사람 살아가는 따뜻한 냄새가 물씬 풍기네요.















구입한 수박 반 통을 무겁게 들고 이동하다 보니, 마침 조용한 소공원을 만났습니다.

땀도 식힐 겸, 충전 시간이 되었네요.

벤치에 여장을 풀고, 맥주 대신 수박으로 부족한 수분을 공급합니다.

500㏄ 4잔 분량은 되겠네요.

당도가 높고 맛이 너무 좋았습니다.

도시 소공원이라 규모는 넓지 않지만, 높다란 정자와 잔디밭, 어린이 놀이시설 등이 단정하고 정갈한 분위기네요.





















공원에서 약 1.5㎞ 정도 운하 산책로를 따라 이동했나 봅니다.

운하와 산책로에서의 행태를 살펴봅니다.

자전거 대여점도 있네요.

날씨도 좋고 배도 부르고 풍광도 이국적이라 만족스럽습니다.

이렇게 의사결정 과정이 빠르고 단순함이 홀로 답사하는 이들의 최고 장점이지요.

이런 경험이 반복하여 숙달되면 단체 여행이 점점 어렵게 된답니다.



















공원 답사 못지 않게 운하 산책도 재미있네요.

꽤나 규모가 큰 유람선이 다닙니다.

이곳 우르크 운하와 생마르댕 운하는 연결되어 있다지요.

중간 지역의 상당 거리가 복개된 상태로 알고 있는데, 터널 분위기로 지나가는지 궁금합니다.

파리 외곽지역의 도시환경을 엿볼 수 있었네요.

운하를 따라 걷는 산책로 코스도 매력적이라 참 좋았습니다. 

점적 요소로 배치된 강렬한 원색의 Folies가 반갑습니다.

공원 내 과학관의 모습도 인상적이네요.


















운하를 따라 걷다가 다시 공원내 공중(하늘) 산책로로 옮겼습니다.

눈높이가 다르면 경관도 확 바뀌게 되지요.

공원의 광활한 잔디광장과 운하의 선적 요소를 한꺼번에 볼 수 있습니다.

하늘 산책로가 그래서 인기가 좋은가 봅니다.

이곳 잔디광장에서는 해마다 여름 한 달 동안 토, 일요일 밤에 영화축제가 열린다네요.

주변 숲과 어우러진 모습이 평화롭고 여유롭습니다.


















라빌레트 공원은 일반적 도시공원과는 내용과 결이 다릅니다.

운하가 지나고 도살장이었던 이곳은 첨단과학기술을 집약해 놓은 체험 교육장이자 3차원 동선으로 얽힌 움직이는 공원이기도 하지요. 

이곳은 1979년 미래지향적 도시로 변신을 시도해 보려는 당시 미테랑 대통령의 웅대한 철학과 의지가 반영된 장소랍니다.

특히 20C 최고의 철학이라 불리는 해체주의를 접목 시킨 사례로도 평가된다지요.

라빌레트는 도시 속에 또 다른 모양과 성격의 미래형 작은 도시 모델을 건설한 셈이랍니다.

설계자 ‘베르나르 추미’는 라빌레트에서 영화적 상상력을 이야기하지요.

그는 점과 선, 면의 연속성이라는 공간 언어로 설명합니다.

공원을 방문하는 이들은 시간에 따른 이동 속에서 공간적 변화를 체험하게 되지요.

라빌레트는 자연과 첨단 문명, 예술과 철학이 만나는 기념비적 공간임에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이 공원의 특징적 요소로 점, 선, 면의 연속과 중첩과 3차원 동선으로 요약됩니다. 

점적인 요소로는 25개소의 폴리가 반복적으로 배치되어 방향성과 균형을 잡아주지요.

물결 모양으로 길게 뻗은 캐노피 보행로는 교량, 수로와 더불어 대표적 선적 요소로 작용합니다. 

한편 7ha에 달하는 크고 작은 숲으로 에워싼 잔디밭이 면적 요소로 안정감을 부여하지요.

잔디광장과 산책로 주변 곳곳에는 환경조각이나 조형물들이 즐비하여 공원의 운치를 더해줍니다.

















무려 5시간 정도를 공원과 운하를 살펴보았습니다.

지하철 라빌레트 역이 있는 입구 광장으로 나왔습니다.

이곳에서 20여 분이면 지하철 1호선 바스티유에 도달하지요.

교통이 매우 편리하므로 굳이 승용차를 이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온도차가 크지요.

필자가 살고 있는 지방의 소도시에도 승용차가 없으면 불편한 점이 많지요.

공원이나 문화공간 등 공공시설을 계획하는 과정에도 대중교통은 초기부터 무시된 채, 오직 승용차를 위한 주차장 확보에만 연연하는 것이 상식처럼 통한답니다.

이러한 현실을 타파하고 개선해 보겠다는 의지와 사명감으로 승용차를 갖지 않고 지내왔는데, 어느새 칠순이 되었네요.

친구들은 하나둘 자동차 운전면허증을 반환할 때를 저울질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보행환경과 자동차 문화가 많이 개선되고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지요. 

평생을 대중교통과 보행에 의존하며 살았기에 나름대로 얻은 것도 많았고 혜택도 많이 누렸답니다.

덕분에 답사할 기초체력과 경비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요.

틀에 박힌 도시공원의 이미지와 개념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오늘 답사의 가장 큰 수확이라 자평해봅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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