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방광자 교수, 9호선을 푸르게

라펜트l기사입력2009-05-21

한강을 따라 강남과 강서를 가로지르는 지하철 9호선은 개통 전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특히 흑석역과 노들역은 지하철 내에 최초로 대규모 생태공간을 조성하면서  "9호선은 에코라인이다"라는 말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지하공간의 조경공간이 날로 중요해지고 있지만 관리상의 어려움 때문에 조성시 많은 제약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흑석역과 노들역 생태공간을 계기로 앞으로 지하공간에서 푸르름을 접하기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라펜트에서는 이번 생태공간을 조성하는데 앞장서왔던 방광자 교수(상명대)를 만나 지하공간과 실내조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지하철 9호선 생태공간 완공을 축하드리며, 소감 한말씀
지하철 9호선 생태공간이 완공된 지금 우선은 뿌듯함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이것이 지하철 역사내 최초의 대규모 생태공간이라는 점과 공공기관의 지원으로 그 결실을 맺었기에 실내조경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그럴것이다. 그러나 인위적인 공간 특히 지하공간에 자연소재인 식물을 중심으로 생태공간을 조성한 것인 만큼 앞으로 유지관리를 꾸준히 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

■ 지하공간 내 생태공간 조성시 유의한 점
실내공간은 외부공간과는 달리 바닥, 벽, 천장의 면들에 의하여 둘러싸인 공간으로 인간을 위한 생활의 장으로서 조성된 공간으로 쾌적한 생활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 실내환경 조성의 목표다.
이와 같은 인위적인 공간에 자연소재인 식물을 중심으로 조경활동을 벌이는 것을 실내조경이라 하며 자연 환경과는 달리 실내공간에서의 식물도입은 많은 제약이 따르게 된다.
그 중에서도 지하공간은 온도 및 광도 등에 대한 제약이 따르게 되기 때문에 우선 지하공간이라는 특성상 저온과 저광도에 적합한 식물을 도입하는 것을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했다. 특히 상록성 자생식물을 많이 도입하려고 하였고, 이중 제주도 자생식물로써 대량번식에 성공함으로써 국내 대량 생산이 가능한 천연기념물 파초일엽도 이용했다. 이 식물은 연한 연두색으로 잎이 넓고, 음이온발생량이 많아서 공기정화수종 및 지피식물로써도 많이 이용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밖에도 공기 정화능이 우수한 동백나무,백량금,자금우,산호수,반입식나무,후피향나무,넉줄고사리,팔손이,송악,줄사철,남천,도깨비고비,가시나무 먼나무, 죽절초, 붓순나무, 비쭈기나무 등의 남부지역 상록성 자생식물들을 본 프로젝트에 50%이상 사용하여 생태공간을 조성했다.

■ 흑석역, 노들역의 생태공간의 특징
[흑석역]에는 설계부터 생태공간 조성사업을 고려하여 상부에 Top light와 개폐가 가능한 천창을 설치하여 자연광의 유입과 환기가 가능하도록 하였고, 전기와 배수설비를 미리 갖춤으로써 식물이 생육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또한 겨울철 저온으로 인한 식물피해를 줄이기 위해 생태공간 주변에 셔터를 설치했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의 이러한 배려는 외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시도라고 생각되어 실내생태공간을 연구하는 본인으로써는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용객들에게 답답한 지하공간에서 녹음으로 인한 휴식처와 Landmark적인 요소로의 만남의 장소, 소공연 관람 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특히 장애인들을 위해서는 슬로프(Slope)를 설치하여 일반인뿐만 아니라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 흑석역 조성과정 / 완공사진

[노들역]에도 천창을 만들어 자연광의 유입이 가능하도록 하였고 생태공간을 기둥에 설치해 토양이 아닌 물을 이용한 공기청정 기능이 가능한 식물 생육모듈을 개발하여 이동 및 식물교체가 편리하도록 하였다. 수온 유지 및 계절별 관수횟수와 관수량을 조절할 수 있는 자동관수 시스템을 설치했고 인공광(LED)을 설치하여 식물의 생육증진과 장식적인 효과를 극대화했다.

- 노들역 조성과정 / 완공사진

 
■ 생태공간을 조성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한국환경기술진흥원(환경부) 과제인 “지하철 역사내 녹화시스템 개발기법”이라는 과제를 수행 중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의 지원을 더 받아 지하철 9호선 역사내 생태공간을 조성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환경기술진흥원(환경부)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의 의견을 모두 수렴해야 했다. 따라서 연구의 목적과 지하철 실내조경의 대중화시키기 위한 목적 사이에서 서로 부딪치는 부분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또한 당초 예상했던 완공시기는 작년 10월이었으나, 지하철 역 공사 지연관계로 올해 4월이 돼서야 공사를 마무리 할 수 있었는데 다행인 것은 겨울을 지나 봄에 생태 조경공사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식물을 운반, 식재하는데 보다 수월했다.

■ 공공장소에 조성된 조경공간의 지속적인 관리를 위해 계획하고 있는 사항이 있다면?

관리의 편의를 생각하여 식물 생장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보광광원 및 자동관수시스템을 설치했다. 또한 광, 관수 등의 생육환경 시스템의 문제점을 감지할 수 있는 Planting통합시스템을 이용하여, 모니터링 데이터와 경고 신호가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 가능하도록 하였다.
현재 흑석역과 노들역의 식물생육 및 관리 매뉴얼을 작성 중에 있으며, 매뉴얼이 보급되면 앞으로 실내조경의 관리문제가 수월 할 것으로 생각된다.

■ 지하공간 내 조경공간의 활성화를 위한 조언

지하공간에서 오염물질이 발생하기 때문에(지하철의 경우 분진, 포름알데히드,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 공기질 향상과 쾌적한 공간 조성을 위해 식물을 도입한 조경공간이 중요한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관리 및 유지가 어려워 설치를 기피하고 있다. 따라서 식물관리시스템과 메뉴얼을 표준화시키는 작업이 하루빨리 작성된다면 지하공간 뿐만아니라 많은 실내공간의 생태공간 조성이 확대될 것이라 생각된다.

■ 실내조경에 관심을 갖고 있는 후학들에게

오늘날과 같이 복잡한 산업․정보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도시인들은 실내공간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해가 거듭될수록 이러한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생활양상의 변화는 실내환경의 중요성에 대하여 깨닫게 해주었고, 현실적으로 실내생태환경은 실내 생활환경과 삶의 질적 개선 그리고 공간의 신선한 이미지 창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주거문화와 생활수준의 척도가 되는 중요한 분야로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발전가능성이 엿보이는 분야다. 그러므로 실내조경에 관심을 갖고 있는 후학들은 현재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같이 앞으로 많은 새로운 공간과 소재를 끊임없이 연구․개발하여 실내조경이 앞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열정을 가지고 임하길 바란다.

손미란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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