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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링. 그 중요성에 대하여
작성자관리자 작성일2019-10-15조회수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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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링. 그 중요성에 대하여

[조경시대 원고. 201311]

 

조 동 길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 대표,

국립 한경대학교 조경학과/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겸임교수)

 

모니터링의 사전적 의미는 모든 사물의 상태를 감시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우리가 생태복원 사업을 진행할 경우와 같이 특정 사업과 연관 지어 정의할 때는 사전이나 사후에 계획설계의 의도대로 진행이 되고 있는지 관련 인자들을 지켜보는 것을 말한다. 어떠한 종류의 사업이건 간에 사후 모니터링은 사업의 목적을 달성했는지 확인하고, 관련된 지식과 지혜를 구축해 나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생태계와 관련된 사업들의 경우에는 더욱 중요하다. 생태계는 항상 변화를 계속하는 존재이며, 미지의 세계가 아직 많고, 주위의 환경과 연결되어 있는 개방계로 예측하기 어려운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생태복원 후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주된 목적은 생태기반환경의 안정화 과정을 살피고, 목표종의 서식이나 이입 여부, 도입한 식생 활착, 식물상의 변화 등 생태환경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서 해당 복원 사업의 목표 달성 여부를 확인하고 최적의 유지 및 관리 방안을 제시하며, 유사한 복원 사업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생태복원 후 모니터링은 최적의 관리 방식을 채택하도록 도와준다. 생태계는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특성을 갖고 있는데, 이 변화가 예측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복원 후 모니터링을 통해서 지켜보아야 한다.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서 복원 사업 목표에 따른 관리를 해야 한다. 이를 순응적 관리(adaptive management)라고 한다. 기존의 획일화되고 집중적이며 정기적인 관리 방식이 아니라 생태계가 변화하는 양상에 따라서 복원 목표와 결부시켜 최적의 관리 방식을 선택하여 실시하는 것이다.

복원 후 모니터링을 수행해야 하는 두 번째 주요 이유는 복원 목적의 달성 여부를 체크하기 위함이다. 복원한 것까지는 좋으나, 모니터링이 실행되지 않는다면 그 사업이 잘 되었는지 잘못되었는지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혹은 복원 계획을 수립할 때 설정했던 다양한 목표들이 달성되었는지도 판단할 수 없다. 특히 복원 목표종의 서식 여부의 확인도 불가하다. 따라서 복원 사업을 착수할 때 제시하였던 목표들에 대한 달성 여부를 체크하고 성패를 판단하는데 모니터링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세 번째 이유는 모니터링을 통해 잘된 점과 잘못된 점을 파악함으로써 경험을 축적할 수 있고, 이러한 경험을 유사한 복원 사업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모니터링의 목적이다. 생태계는 미지성 혹은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 생태학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진 지 이제 150여년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생태학 강의가 처음 시작한 것은 1946년이고, 한국생태학회가 창립한 것은 1976년이다. 아직은 완결성이 높지 않은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생물종과 환경인자들간의 상호관계를 파악하는 데에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 아직도 파악되지 못한 내용이 많다. 이러한 가운데 응용생태학의 한 분야로서 생태복원을 추진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여 생태복원에 있어서 실패나 잘못된 사례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실패의 경험들을 통해서 유사한 사업들을 추진하는데 개선된 방법이 적용된다면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보다 높아질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순응적 복원이라는 개념이 발생하였으리라 본다. 순응적 복원(adaptive restoration)이란 복원을 하는 동안 배우는 것으로서, 대안적 접근 방법들을 실험하고 효율적인 방법의 적용을 확장시켜 나가는 것을 말한다.

국제생태복원학회는 생태복원을 위한 지식의 원천을 논리적 사고와 지식에 근거한 것과 전통적인 생태 지식, 그리고 과학에 근거한 것으로 구분한 바 있다. 복원 이후 체계적으로 진행된 생태적 모니터링의 수행은 논리적 사고와 지식, 그리고 과학에 근거한 접근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생태복원의 시작은 모니터링이라는 말까지 나돈다. 그만큼 복원 사업에 있어서 모니터링은 필수적이며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실상은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에서도 지원금의 부족 등으로 혹은 모니터링에 대한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여 관련 예산을 책정하는데 인색하기 때문이다. 생태복원 사업은 추진하였으나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은 없는 셈이다.

모니터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앞서 제시하였던 여러 가지 긍정적인 성과를 확보할 수 없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생태적 지식이 부족하고 생태복원에 대한 충분한 경험들이 공유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복원 사업의 시행착오는 계속될 뿐이다.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 바로 성공적인 복원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여전히 복원에 필요한 생태적 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불가피한 시행착오가 발생하기 마련이다(물론 충분한 사전 조사를 실시하지 못해서 잘못된 목표나 접근 방법을 설정하여 실패한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복원 후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통해서 생태적 지식을 데이터베이스화해야 한다. 그리고 생태복원 사업을 진행시키면서 획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종적으로는 유사한 생태복원 사업에 있어서 교훈으로 활용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필자는 즐거운 시행착오라고 부른다. 실패한 사례가 좋다는 것이 아니라 최선의 노력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하게 실패로 이루어진 사업들을 나쁜 방향으로만 보지 말자는 것이다. 그러한 사례들이 축적될수록 공유할 수 있는 경험과 노하우는 많아지고 기술의 완성도는 높아질 것이다.

실패가 두려워서 생태복원 사업 추진을 미루는 것보다는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해 가면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여 보다 높은 수준의 기술을 개발해 가는 접근 방법이 효율적일 것이다. 아기가 발걸음을 배워가는 것처럼 때론 넘어지기도 하지만, 언젠가 커가면서 완성도 높은 걸음걸이가 가능해지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