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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 원고

도시 내 멸종위기종 서식처 복원1 (2014)
작성자관리자 작성일2019-10-15조회수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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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내 멸종위기종 서식처 복원1

조 동 길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 대표)

들어가며

지난 글에는 도시에서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할 수 있는 도시 습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번 글에서는 그러한 습지를 포함하여 산림이나 다른 서식처 유형에서 과연 멸종위기종은 살 수 없을까 하는 고민에 대한 이야기이다.

필자는 지난 해부터 도시지역의 생태계 건전성 확보를 위한 멸종위기종 서식처 복원 기술 개발에 관한 환경부 R&D 사업을 생태학자들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제는 말 그대로 도시지역에서 멸종위기종의 서식처를 조성하기 위한 기술 개발을 진행시키는 것인데, 대상 분류군을 양서류와 파충류로 하였다. 더 구체적인 복원 목표종은 남생이와 맹꽁이다. 연구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 원고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할 계획이며, 이번 원고에서는 왜 이러한 연구를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왜 멸종위기종인가?

필자가 이 주제를 가지고 강의를 하거나 주제발표를 할 때 나오는 이야기 중에 하나는 왜 도시지역에서 멸종위기종을 목표로 하냐는 것이다. 일반화된 생물종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뜻으로 해석된다. 아마도 도시라는 환경이 단순화되어 있기 때문에 서식하는 생물종들도 대부분은 일반적인 종(general species 또는 common species)이 우점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하리라. 물론 잘못된 이야기는 아니다.

특히 도시지역에서 목표종으로서 멸종위기종을 설정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는 견해가 지배적이기도 하다. 서식환경이 특수하고 다양한 조건을 갖추어야 서식할 수 있기 때문에 멸종위기종의 범주에 포함되었다고 보는 견해다.

하지만 필자가 멸종위기종을 강조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은 일반인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일반화된 생물종들이 공원이나 습지에 서식하는 것은 별 흥미로운 뉴스거리가 되지는 못한다. 하지만 동일한 공간에 맹꽁이나 남생이와 같은 멸종위기종이 서식한다고 하면 더 많은 흥미를 갖게 된다.

두 번째는 도시지역에서 멸종위기종을 목표종으로 설정하는 것은 일종의 상징적인 의미로서 깃대종의 성격이 강하다. 깃대종은 일반인들에게 자연보호 등을 호소하기 위해서 이용하는 생물종을 말한다. 멸종위기종을 목표종으로 하고 있지만,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기 위해서 필요로 하는 환경이나 먹이 관계에 있는 생물종들은 매우 다양하기 마련이다. 결과적으로 상징적 의미에서 맹꽁이를 제시했다고 하면, 맹꽁이가 서식하기 위해서 필요로 하는 먹이(곤충류나 절지류 등)의 안정적 서식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는 맹꽁이를 포함하여 도시의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도시지역에 멸종위기종은 존재하는가?

도시지역에서도 다양한 멸종위기종들이 서식한다. 예를 들자면, 한강은 서울시에서 주기적으로 생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데 2012년의 보도자료에 의하면, 한강에는 약 1,800여종의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이중 40여 종이 법적 보호종 즉 멸종위기종이었다.

관악산과 북한산 등 도시에서 다소 규모 있는 서식처에도 멸종위기종은 서식하고, 방이동에 있는 생태경관보전지역을 포함하여 다양한 법적 보호지역에서도 멸종위기종은 서식한다. 심지어 한강하구에 있는 장항습지는 면적이 2.7인데, 여기에는 재두루미, 저어새, 큰기러기 등을 포함하여 21종이나 되는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필자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공간은 한강과 같이 규모 있는 서식처가 아니다. 더군다나 도시의 외곽지역도 아니다. 도시의 한복판, 그리고 개발이 많이 이루어져서 도시화가 상당 부분 진행된 지역에서 즉, 근린공원과 같은 작은 규모의 공간을 다루려고 한다. 이러한 지역에서 멸종위기종은 서식할 수 있을까?

필자는 그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두고 접근해보자는 것이다. 작은 공간이더라도 생물종들이 서식하는데 필요로 하는 서식처 요구조건이 제대로만 갖추어진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심지어 옥상 공간을 생태적으로 조성한 곳에서도 멸종위기종은 서식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이끄는 연구진이 특히 양서류를 대상으로 이러한 연구를 진행하는 주요 이유 중에 하나는 서식반경이다. 주지하다시피 양서류는 상대적으로 다른 분류군에 비해서 행동반경이 작다. 즉 습지를 중심으로 50m 이내의 공간만 만들어져도 생존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물론 이것은 종에 따라 다르고 개체 수 증가에 따른 다른 문제점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근린공원만한 크기의 공간에 제대로 된 습지를 만들어 주고 그곳에 멸종위기종이 서식할 수 있도록 조성해 보는 것은 좋은 실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조동길, 2014, 도시지역에서의 멸종위기종 서식처 조성 방안; 양서파충류를 대상으로, 2014 URBIO 도시생물다양성 포럼 주제 발표 자료.

한강유역환경청, 2009, 한강하구 탐방로 설치 및 철책선 활용방안 연구용역 최종보고서.

MBC 뉴스데스크. 2012. 11. 20. '생명' 돌아온 한강멸종위기종까지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