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공사 저가 출혈경쟁, 제도개선 시급

한국조경사회 주최, 제1회 조경시공인 간담회
라펜트l기사입력2011-10-10



지난 6 ()한국조경사회 주최아래 1회 조경시공인 간담회가 한국과학기술회관 지하 소회의실에서 개최되었다.

 

조경시공 분야의 불합리한 부분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더불어 개선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이다. 전문건설 대표와 건설사 조경직이 서로의 의견을 개진해 나가면서, 합일점을 모색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한태호 한국조경사회 시공위원장(대림산업)전문건설의 조경업이 무너지면, 조경계가 다 같이 흔들리게 된다. 전문건설이 무너지면, 우리나라에 조경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은 전문건설과 건설사와의 대화를 통해 공사발주 입찰, 수주단계의 어려움, 그리고 공사수행시 어려웠던 점, 하자보수시 개선해야 할 점 등을 논의해본다고 전했다.

 

사회를 맡은 이유경 한국조경사회 고문(성호엔지니어링)“2008년도 조경 총공사비 6 5000억이 2009년엔 78000억원으로 약 21% 증가됐다. 하지만 2010년에는 1조원이 감소했다. 2011년에는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 것인가? 공교롭게 업체는 현재 매년 10%씩 늘고 있다. 조경내부의 업체들이 영위할 수 있는 금액이 나올 수 있을지 반문해 본다.”면서 유쾌하지 못한 현 조경 건설시장의 현주소와 전망에 대해 말했다.

 

과도한 저가 경쟁입찰, 결국 제 살 깎아먹기

한 전문건설의 A대표는 건설사가 예산편성을 위한 견적의뢰를 하면 우리가 견적을 산출해 제출한다. 그리고 1년 후 해당 건설사가 발주를 할 때 우리가 제출한 견적 그대로 예산을 편성시킨다. 1년이란 시간동안 물가와 인건비 상승에 대한 비용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물론 하도급을 수행하는 전문건설은 실행예산 밑으로 낙찰을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모순에 놓여있다. 그렇기 때문에 물가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은 금액에서 또다시 저가입찰에 뛰어들어야 할 형편에 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일부 건설사는 그래도 입찰은 들어온다라고 말한다. 아무리 저가입찰이라 하더라도낮은 금액에 수주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이라며, 건설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에 대해 꼬집었다.

 

한편 건설사에 근무하는 B직원은 가급적이면, 예산편성할 때 그 시기에 맞는 현실적인 부분을 감안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건설사 실행예산은 관리부서인 발주부서에서 별도로 책정하고 있기 때문에 조경직이 직접 관여하기 어렵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또 다른 건설사의 C직원은 최근 조경분야의 사회적 요구도가 높아지고 있어 조금씩 비중이 커지고 있긴 하지만, 내부적으로 건축과 토목부서와 사업규모 등의 차이로 차별을 받는 것이 사실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전문건설사의 D대표는 룰이 나쁘더라도 구조적인 개선노력이 뒷받침되면, 입찰관계도 충분히 나아질 수 있다. 우선 정부에서 저가입찰에 대해 인식을 하고, 심사제도를 강화시키는데 방향을 명확히 잡아서 집중하면 이러한 부분은 상당부분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D대표는 일본의 사례를 예로들어일반적으로 우선되는 것이 가격인지, 품질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품질이 우선 전제가 되어야 한다면 건설사는 각 협력업체에 대한 등급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합리적인 경쟁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밖에 그는 각 건설사마다 제각각인 계약서 명기조항을 표준화 시켜야하고, 발주시기와 현장설명서에 대한 투명성 강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D대표의 답변으로 건설사 F직원은 건설사 입찰참여 업체는 현장에 맞는 현장설명서 내용을 탐독하고 입찰에 참여해야 하지만 하도업체들은 내역에 대한 숙지를 하고 있지 않은 듯 하다. 입찰에 참여하기 전, 공사에 대한 현장여건을 충분히 검토 후 참여해주길 바란다. 특히 공동주택의 경우엔 입주시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하절기와 동절기 공사가 포함된 발주를 부득불 할 수 밖에 없으니 이점 양지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공사발주 부서가 예산을 책정하는 근거 중 하나가 과거 공사의 낙찰률인데, 하도급 업체의 저가 입찰경쟁으로 말미암아 조경공사에 풍족한 단가가 산출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러한 저가경쟁은 분야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간담회 참석자 모두는 건설공사 입낙찰 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아 주장하였다. 전문건설의 G대표는 우선 너무 큰단위로 발주가 나오면, 하도에 하도를 하기 때문에 작은 단위의 발주가 보다 많이 나와야 한다. 이에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의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전문건설이 주계약자로 선정되면 원도급자와 동등한 입장에서 서기 때문에, 수입도 보장되고, 무엇보다 시공의 질이 좋아진다. 중소기업 보호차원에서라도 주계약자 공동도급제가 반드시 활성화 되어야 한다.” 주장했다.


이민우 회장

 

하자보수, 기준마련 시급해

10분의 휴식시간을 가진 후 진행된 2부에서는 조경공사의 하자보수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대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전문건설의 H대표는 조경공사 업체로서 하자보수는 리스크가 많은 부분이다. 특히 민간공사에서는 유지관리비가 계상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온전히 시공자 부담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실제 수목의 경우, 6개월 전후면 시공에의한 하자유무가 판별이 난다. 그 이후에 발생되는 것은 전적으로 관리에 의한 하자이다. 하지만 주택법에 명기된 수목의 하자보수인 2년동안 입주민들로부터 많은 소송을 시공자가 직접으로 받게 된다. 더욱 문제인 것은 2년이 지난 다음, 이전에 하자보수한 수목이 또 고사했다고 중복 하자보수를 요청하는 사례이다. 나무가 부분적인 고사를 보일 때도 보수해 달라고 한다. 하자사례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지침이 없기 때문에 업체에선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이를 하자를 처리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대부분 조경공사의 하자율이 10%로 추산되는데, 이에 투입되는 금액은 전체공사비의 17%에 해당된다. 기존 고사목에 대한 처리비용과 바닥포장 등을 재시공 해야 하기 때문에 재정이 열악한 전문건설업체로서는 하자보수에 대한 부담과 리스크가 상당히 크다.”고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한 건설업체 I직원은 현장직원의 전문성과 마인드가 하자를 줄이는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문적인 지식없이 시공이 이루어지면, 마감이 엉망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현장소장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능력있는 현장소장이 투입됐을 때 그 곳의 시공품질또한 현저히 개선되기 때문이다. 일선 전문건설 업체에서는 현장소장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능력역시 상향 평준화 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J직원은 또 다른 해법으로 조경단체에서 하자를 줄일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보상범위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도면 그대로 식재하면 하자책임이 없게 되지만, 이에 대한 기준이 없으니까, 일선에서 힘들 수 밖에 없다고 술회했다.



한태호 시공위원장()과 이유경 고문() 

미래세대에 대한 업계배려 필요

간담회에서는 미래의 주역인 조경학과 학생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시공분야의 분발을 촉구하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전문건설 K대표는 조경학과 학생 중 중 시공을 선택하는 사람이 없다. 조경시공 분야의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미래세대에 포커스를 맞추어 조경건설분야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 조경공사 경기가 좋았을 당시 사람에 대해 보다 많은 투자를 했어야 됐다. 우리의 원죄를 인정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건설사 J직원은 해외의 30년전 도면과 계약조건을 보더라도, 지금 우리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결국 회사의 관리형태의 문제가 내재되어 있다. 건설사 내부에도 벽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공사발주 단계부터 배려가 되어야 하는데, 원도급도 공공기관으로부터 같은 조건으로 도급이 내려오기 때문에 하도급도 같은 문제를 안게되는 것이다. 앞으로 조경단체가 주도가 되어, 품셈과 하자 등과 같은 문제를 하나씩 해 나가야 하는 시점이다. 그동안 한탄과 좌절로 우리의 에너지를 허비했다면, 앞으로는 업역과 수익확보에 그 힘을 모아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자고 맺음하였다.

 

한편 이민우 한국조경사회 회장은 앞으로 조경시공 분야를 포괄하는 관련분야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아서, 질적으로 나아진 세미나와 워크샵 형태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며, 향후 설계와 시공, 관리에 이르는 다양한 업계관계자 모임으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나창호 기자  ·  라펜트
다른기사 보기
ch20n@paran.com
관련키워드l조경시공인, 조경시공인간담회, 한국조경사회

네티즌 공감 (0)

의견쓰기

가장많이본게시물

인포21C 제휴정보

  • 입찰
  • 낙찰
  • 특별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