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디자인이 지역을 바꾼다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30가지 아이디어
최근 들어 지역공동체에 디자인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사회문제를 정확히 파악해서 조화롭고 질서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대다수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공감할 수 있도록 도와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운동이 일고 있다.
산업의 발달로 급격히 거대해진 대도시는 자본은 물론 인적 자원을 흡수해버려 지역 간 발전불균형으로 이어지고 소규모 지자체는 경제․문화적으로 점점 소외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자연재해로 인해 인적 피해를 입고 다양한 과제에 직면한 중소규모 지자체는 고령화와 과소화로 지역경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의료나 교육의 지원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사회문제를 지역민들이 지혜를 모으고 ‘디자인이 지역을 바꾼다’는 아름다운 해결책을 지역 스스로 제시하여 실천하고 있는 지자체의 생생한 사례들을 모은 책이 나왔다.
이 책은 1부에서는 기후변화, 에너지, 고령화, 의료․간병 등 오늘날 지역사회가 직면한 각종 과제 20가지를 알기 쉽게 데이터로 소개하여 이해를 도왔다. 2부에서는 그 문제에 도전하고 있는 디자인사례 30가지를 사진과 함께 소개했다. 쇠퇴하고 있는 임업도 살리고 한 번 쓴 나무젓가락을 회수하여 톱밥이나 바이오연료로 재활용하는 ‘와RE바시’, 섬 바깥의 관점에서 섬의 일상을 새롭게 파악하는 ‘이에시마 프로젝트’ 등은 일상을 발굴하는 디자인의 좋은 사례다. 시민이 방과후 교육에 참여하는 ‘방과후NPO’, 주민과 디자이너, 학생이 협력해 옛 제재소를 가구만들기학교로 탈바꿈한 ‘호즈미제재소 프로젝트’ 등은 상상력을 갈고 닦는 디자인 사례다. 자연재해나 큰 사고를 당한 재해피해지의 피해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을 연결하는 ‘가능합니다 제킨’, 지역에 아이가 태어나면 가구명장이 만든 의자를 지역단체장이 직접 선물하는 ‘너의 의자 프로젝트’ 등은 느낌을 형태로 만드는 디자인 사례다. ‘부모아이건강수첩’을 만들거나 ‘노숙탈출가이드’를 발행해 양극화를 매우는 디자인 사례도 눈여겨 볼 만하다. 지역백화점을 살리기 위해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마루야가든즈’, 구마모토성의 복원을 위해 2만 7000명이 참여한 ‘1구좌 성주제도’ 등은 모두를 키우는 디자인 사례다.
특히 일본의 지역디자인 전문가인 가케이 유스케와 야마자키 료가 지역을 바꾸는 디자인사고란 무엇인지, 디자인 커뮤니티가 왜 중요한지, 디자인 행정이 왜 필요한지 깊이 있게 소개하고 있어 이론적 뒷받침도 탄탄하다.
이 책은 지역디자인, 소셜 디자인이 더 이상 전문가나 행정가만의 과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자신이 사는 곳의 소셜 디자이너나 지역디자이너가 되어 현실에 맞는 해결책을 찾고 실천해야 함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2007년부터 몇 년간 희망제작소 부소장으로서 소셜 디자인을 해오던 옮긴이 김해창 교수(경성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소셜 디자인, 도시디자인, 공공디자인에 대한 관심을 갖던 차에 이 책을 발견했는데, 디자인은 전문가만 한다고 생각했던 편견을 단숨에 깨버리는 책이었단다.
더불어 지역디자인은 그 지역의 특성을 제대로 살린 창조성이 묻어나야 하고 절로 미소 짓게 하는 재미있는 디자인이어야 지속적으로 지역디자인이 이루어진다고 강조한다.
- 글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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