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 잘 갖춘 아파트, 녹색경쟁 ‘후끈’
단지 설계·조경 갈수록 참신+다양해져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아파트 선택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같은 값이면 좀 더 쾌적하고, 좀 더 세련된 집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다. 때문에 성냥갑 같던 외관은 다양한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네모반듯한 판상형이라도 예전과 같지 않다.
새로 짓는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의 차이를 가장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은 단지 조경이다. 요즘 아파트는 ‘공원 같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지상의 조경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주차공간은 가능한 지하로 배치된다. 주차장을 지하에 배치하면 지상에 조경공간을 확보하기 쉽고, 단지 내 쾌적성도 높일 수 있어 일석이조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웰빙 열풍이 분 이후 소비자들의 아파트 선택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며 “특히 단지 내 차량통행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의 경우, 지상공간은 주차된 차들로 빼곡해 답답한 느낌을 준다. 또 보행자는 단지 안에서도 차량에 신경 써야 해 불편이 크다. 단지 내 차량 이동이 많은 아파트의 경우, 단지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게 위험천만일 때도 많다.
▲ 일산자이 단지 조경 전경
주차장 없앤 자리엔 테마조경 경쟁
지상의 주차공간을 없앤 자리엔 각종 테마조경이 들어선다. 단지 내에 실개천·연못·산책로 등이 만들어지고 있다. GS건설은 경기도 고양시 식사지구 일산자이 위시티에 테마정원을 무려 100여 곳이나 조성했다. 삼성건설이 서초구 반포동에 지은 래미안 퍼스티지에는 4000㎡ 규모의 연못이 들어서 있다.
전남 목포 남악신도시의 한라비발디 아파트에는 120m 규모의 운하형 수로가 설치됐다. 영종 하늘도시에 선보인 아파트들은 단지 중앙광장이 축구장 규모일 정도로 크다. 현대엠코는 경기도 안양시 석수동에 선보일 아파트 안양 석수 엠코타운을 홍보하면서 ‘지상에 차가 없는 단지’를 강조한다. 또 일부 아파트의 경우 단지 내 녹지율이 50%를 넘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제는 조경이 건설업체들의 주요 마케팅 수단이 될 정도다. 그동안 ‘조경 마케팅’은 단순히 사업부지 내 녹지면적을 넓히는 수준에 그쳤던 게 사실. 하지만 최근에는 아파트 조경에 풍수지리 개념을 도입하는 등 업체 간 갖가지 아이디어 싸움이 전쟁을 방불케 한다.
안양 석수 엠코타운 분양관계자는 “그동안 아파트 문화는 내부 공간 위주로 생각됐지만 단지 전체가 생활의 무대가 되는 경우가 늘게 될 것”이라며 “단지 내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테마공원, 산책로에 건설사들이 신경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 단지 내 주차공간을 100% 지하화해 지상을 공원 같은 아파트로 꾸민 안양 석수 엠코타운 테마조경(바위샘연못) 이미지.
식지 않는 녹색열기… 가격에도 영향
친환경 녹색성장의 열기 속에 아파트 단지 내 조경시설과 주변 자연환경의 수준에 따라 집값에 차이를 보이는 ‘그린 프리미엄’도 갈수록 위세를 떨치고 있다. 아파트시장에 웰빙 열풍이 몰아치면서 비슷한 지역의 아파트라도 주변 녹지가 얼마나 잘 갖춰졌느냐에 따라 수천만~수억원대의 가격 차이가 난다.
전문가들은 “조경이 잘 된 아파트는 입주 후에도 단지의 쾌적성이 부각되면서 값이 계속 강세를 띄는 게 특징”이라며 “때문에 아파트 청약 시 단지 내 조경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출처_ 한국주택신문(www.housingnews.co.kr)
- 이지현 기자 · 한국주택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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