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석 교수, 서울에서 빌딩풍 확인
도시의 바람은 높은 빌딩에 막혀 정체를 한다. 그러나 바람이 강해지기 시작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거센 바람은 빌딩 사이의 공간을 통과하면서 그 속도가 높아져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빌딩풍, 혹은 먼로풍이다. 마릴린 먼로의 들추어진 치마 사진처럼 갑작스런 바람을 빗댄 말이다.
이규석 교수, 대도시 먼로풍에 의한 풍해영향평가 연구
성균관대 조경학과 이규석 교수는 2007년 12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1년간 서울 강남 모지점에 자동계측 풍속계를 설치하여 매일 초 단위로 풍속을 측정한 결과, “바람이 강한 날에는 이 곳의 바람이 순간최대풍속 23.4m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풍속은 Beaufort풍력 9등급으로서 공사장의 바리케이드가 날리고 큰 나뭇가지가 부러질 수 있는 강풍에 해당된다고 한다.
서울에서 빌딩풍의 존재를 확인한 것이다.
실제 실험 지점 인근에 위치한 지하철역 주변에서는 강한 바람으로 인해 느티나무 수피가 상해 있는 것이 목격된다.
빌딩풍 개념을 건축기준에 도입해야
이규석 교수는 "건물을 짓기 전에 제대로 단지계획, 도시계획을 하고, 그 후 환경평가를 통해 빌딩풍의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선진국의 경우, 수십년 전부터 엄격한 '풍해 환경영향 평가'를 통해 빌딩풍의 영향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건물의 높이를 제한하고 있으나, 국내 사정은 좀 다르다. 건축 기준에 빌딩풍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다. 앞으로 초고층 빌딩이 증가될 계획이어서 이에 대한 고려가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 박광윤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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