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에 캔버스 거리 선보인다
공공시설 없애거나 옮기거나… 도화지 같은 미니멀 거리
서울 마포구 ‘홍대 앞 거리(서교로)’에 내년 6월, 홍대 미대의 상징성을 살린 캔버스(CANVAS) 거리가 생긴다. 기존 거리에 있던 버스정류장과 횡단보도, 전신주 등은 없애거나 이전한다. 으레 떠올리는 공원도 새로 들이지 않는다. 늘리는 것은 보도와 가로수 뿐이다. 이처럼 홍대 캔버스거리는 각종 시설물과 차량 등으로 넘치는 거리를 비우고 통합해 거리 자체를 백색의 캔버스처럼 단순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마포구(구청장 신영섭)가 디자인서울거리조성사업으로 추진하는 이 캔버스 거리는 홍익대학교 정문에서 청기와 주유소 앞 사거리까지 길이 500m, 도로폭 20m 구간에 들어선다. 총 공사비 31억원(지중화비용 24억원 별도)을 들여 올 4월에 착공, 2010년 6월 완공 예정이다.
홍대 거리는 마포구 서교동과 상수동에 위치하고 있는 서울 중서부 지역의 문화 중심축이다. 걷고싶은 거리, 어울마당길(일명 주차장거리), 클럽거리, 화방거리(미술학원거리), 벽화거리 등 많은 이색거리(골목) 등이 밀집해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특히 이 거리와 인접해 있는 당인리발전소 이전과 관련, 마포구는 발전소 이전 시 홍대문화권과 연계해 세계적인 규모의 문화공간을 유치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 홍대앞 서교 푸르지오길
내년 6월 완공… 시민들의 예술혼 더욱 빛나게
마포구는 이 캔버스 거리 조성을 위해 사업구간 중 비교적 보행 환경이 양호한 서교 푸르지오 가로변과 그 맞은편 가로를 3차선→2차선으로 줄여 보도폭을 3.8m→8m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보도는 기존의 블록 대신 무채색 계열의 화강석으로 대체되며 구간별로 달랐던 바닥패턴이 한 가지로 통일된다. 차도와 보도 사이의 단차도 없앤다. 이렇게 연속성을 주어 바닥은 바탕인 동시에 정보를 담을 수 있는 도화지 역할을 하게 된다.
이렇게 비워진 거리는 거리 바닥을 시민과 학생들의 예술공간으로 활용한다. 특히 서울프린지페스티벌, 홍대거리미술전 등 지역축제와 연계해 예술과 문화를 지원하는 기능을 한다.
또 보행자 중심의 거리를 구현하기 위해 21개의 전신주를 지중화하고 횡단보도 및 버스정류장이 정비된다. 이와 함께 신호등, 가로등, 공중전화부스, 볼라드 등 공공시설물 일부가 제거되고 통합디자인이 적용된다.
이와 함께 보행자를 위한 녹지공간도 개선된다. 마포의 대표적인 자연숲인 성미산에서 홍익대학교 뒷편의 와우산으로 내려오는 녹지축을 재생한다는 의미로 기존 은행나무 가로수를 늘리고 다양한 수종의 화단도 꾸민다.
그 밖에도 이 거리 236개 점포의 주민대표 15명으로 구성된 ‘간판개선 주민위원회’와 마포구는 지난 2월 20일 협약식을 체결하고,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구는 참여 업소당 300만원까지 재정 지원한다.
구는 이 캔버스 거리를 통해 홍대를 중심으로 자생적으로 태동한 여러 문화활동들이 더욱 풍요롭고 참여적인 형태로 발전돼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처 _ 마포구청
- 강진솔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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