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4대강 살리기, 과연 올바른가?」
「4대강 살리기 사업,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가?」를 주제로 하천복원의 개념과 방법 및 국제사회의 경험을 들어보는 심포지엄이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과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의 공동주최로 지난 5월 27일 국회도서관에서 개최되었다.
하천복원, 대운하 사업의 숨은 제목
▲ 나간채(전남대 교수,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 공동대표), 김세균(서울대 교수)
이번 국제 심포지엄은 총 3세션으로 나누어 유럽,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하천복원 사례 발표와 토론 순으로 진행되었다.
인사말을 통해 김세균(서울대 교수)는 "14조원이 넘는 사업에 대해 정부는 '녹색성장', '4대강 살리기'라는 근사한 용어로 포장하고 있다"며 "반환경적-반민주적인 사업에서 친환경적-친민주적인 사업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현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나간채(전남대 교수,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 공동대표)는 "운하반대교수모임은 현지조사, 과학적 연구를 통해 비생태적, 경제적, 사회문화적으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현정부와 국민에게 대운하 사업의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알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운하반대교수모임의 취지를 설명했다.
세션1_유럽의 하천복원 사업
▲ 사이먼 랭건(영국 맥컬리연구소 연구위원), 베레나 프리스케(독일 라인-넥카지방 군청 고문)
영국, 진정한 복원 목표가 중요
첫 번째로 사이먼 랭건(영국 맥컬리연구소 연구위원)이 [스코틀랜드와 영국의 하천복원]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영국의 토양, 유역관리, 생태, 통합토지이용시스템을 연구하는 매콜리연구소와 강 복원 촉진, 정보제공 등 강복원 센터의 활동을 소개했다. 또한 EU가 2000년 채택한 물관리 지침을 소개하고, 영국의 초기복원부터 현재의 모습까지 통합적 접근과 인식의 향상, 주인의식과 참여를 통한 영국의 하천복원 사례를 발표했다.
독일, 지속가능한 수자원을 위해서는 참여가 중요
두 번째 발표로 베레나 프리스케(독일 라인-넥카지방 군청 고문)가 [유럽연합 수자원 관리지침과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의 자연하천정비]에 대해 발표했다. 독일의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의 사례와 유럽연합 물관리 지침(WFD)에 대해 소개했다. 하천복원 방법으로 자연상태를 유지하는 하천의 보전, 자연상태로 회복되도록 상태 개선, 구조공학적으로 재건설하는 방법을 발표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공기관의 참여와 이해관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션2_아시아 태평양 지역(또는 환태평양지역)의 하천복원
▲ 랜디 헤스터(버클리대학 건축조경환경계획학부 교수), 이시카와 미키코(일본 도쿄대학 도시공학과 교수), 박창근(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미국, 하천의 자연적 흐름과 생태적 기능 복원
세 번째 발표는 랜디 헤스터(버클리대학 건축조경환경계획학부 교수)가 [미국의 하천 민주주의와 생태의 복원]을 발표했다. 지난 15년(1990-2004) 동안 최소 3만 7000건의 하천복원 사업에 180억불을 투입해 진행한 하천복원사업의 시작단계에 진입한 미국의 사례를 발표했다. 그는 복원사업의 목표는 이전의 개발행위로 파괴된 하천생태계의 기능을 복구하고 건전성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복원사업을 통해 얻은 교훈을 소개했다.
일본,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하천 재생 실시
네 번째 발표자 이시카와 미키코(일본 도쿄대학 도시공학과 교수)는 [일본의 도시지역에서의 하천복원사업]을 발표했다. 그녀는 수질보전과 환경 정비로부터 출발한 일본 하천 정비사업이 제2의 시기에는 에코 리버 운동으로 전국 각지에서 전개되었고, 2000년 이후, 제3의 시기는 하천에만 주목하는 것이 아닌 지구 환경 문제와 연동해 정비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일본의 하천 환경 정비의 변천을 대해 세가지 시기로 나누어 사례를 소개했다.
한국, 하천정비는 운하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사업
박창근(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한국의 4대강 살리기 : 왜? 누구를 위해?]에 대한 발표에서 현재 정부가 추진하려 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운하의 1단계 사업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운하를 염두에 두고 4대강 살리기 세부사업을 구상하다보니 문제점이 많다고 우려했다. 올바른 방향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위해서는 수립과정에서 홍수방어를 위하여 댐․제방위주에서 천변저류지 확충 필요, 충분한 하천공간 확보, 모래하천 보전, 건전한 물순환 시스템 확보 방안을 제안했다.
진정한 의미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위한 대안을 생각해 보는 시간
토론은 이상훈(수원대 환경공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공석기(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이상돈(중앙대 교수), 박창근(관동대 교수), 랜디 헤스터(버클리대학 건축조경환경계획학부 교수), 사이먼 랭건(영국 맥컬리연구소 연구위원), 베레나 프리스케(독일 라인-넥카지방 군청 고문), 이시카와 미키코(일본 도쿄대학 도시공학과 교수), 전승수(전남대 교수), 윤순진(서울대 교수), 마르샤 맥널리(버클리대학 교수)가 참여했다.
공석기(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은 현재 그린혁명보다는 그린에 집착하는 현상이 나타나며, 녹색성장, 지속가능한 성장의 의미를 서로 다르게 파악하고 있다며 정치적 에너지가 기반이 된 모든이들이 이해하는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또한 국제협력 필요, 지역주민을 이해시키는 네트워크의 중요성, 학계와 정부, 지역의 전문집단간 협력을 통한 기술적 문제가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돈(중앙대 교수)는 4대강 복원사업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한 설명과 많은 사업이 너무 빨리 진행되어 비판할 시간 조차 없다며, 순탄한 정비 사업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게 되었다는 우려의 의견을 전했다. 그리고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정비’라는 용어로 교체할 필요가 있으며, 환경과 개발적인 분야 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인 면에서도 논의되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순진(서울대 교수)는 서구의 경우 19세기에 진행된 운하사업을 우리는 21세기에 다루고 있으며 올바른 4대강 살리기를 위해선 정부의 일방적 진행이 아닌 지연주민참여가 필요하고, 찬성과 반대 입장이 만나는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외국의 경우 하천 정비의 지표로 “연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지표가 없어 아쉽다고 덧붙였다.
전승수(전남대 교수)는 복원의 개념은 형태가 아닌 기능이고, 기능은 강의 일반적 기능이 아닌 상류, 중류, 하류, 소하천까지 각 부분이 자연에서 갖는 기능을 생각해 복원해야 한다며, 깊은 고려와 합의, 토론을 통해 합일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인간은 생태계의 일원으로 자연에 대해 겸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더했다.
이시카와 미키코(일본 도쿄대학 도시공학과 교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잘못된 사업이지만 반대만으로는 성과를 얻을 수 없다며, 올바르게 하천을 복원 할 수 있는 대안을 제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안으로 “문화하천프로젝트”와 같은 생태와 문화를 강조할 수 있는 사업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젊은 세대들도 적극적으로 이 사업에 대해 생각야 한다고 말했다.
베르나 프리스케(독일 라인-넥카지방 군청 고문)는 한국의 4대강 사업은 해외사례와 다르지만 목적이 불분명하다며, 지역민과 함께 하천복원사업을 이해하는 토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마르샤 맥널리(버클리대학 교수)는 하천은 전세계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이고 참여가 필요한 분야라며, 미국 LA에서 진행된 환경예술프로젝트를 통해 젊은 세대가 관심을 갖게 된 사례를 소개하고 한국의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권투를 빈다"고 말했다.
사이먼 랭건(영국 맥컬리연구소 연구위원)은 운하는 18-19세기에 특별한 목적(물류수송)을 가지고 건설되었지만, 더 이상 유럽에서는 건설되지 않으며, 과연 21세기에 진행되는 운하사업이 올바른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유럽에선 깨끗한 수질의 지표로 “연어”와, 연어가 서식할 수 있는 물을 가지고 만든 “위스키”, 아가미를 통해 호흡하며 수달과 비버의 먹이가 되는 “홍합”이 지표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랜디 헤스터(버클리대학 건축조경환경계획학부 교수)는 한국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생태학적인 복원이 아니며 대규모 건설사업이 소수에게는 혜택을 주지만, 다수에게는 불편을 안겨줄 것이고 예산의 40%가 홍보에 사용되는 사업을 지적했다. 그리고 과학적 근거에 대해 투명적인 문제 제기와 대안이 필요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박창근(관동대 교수)는 계획을 세운지 1년도 안되어(6개월 만에 만든 마스터플랜과 3-4개월 후, 착공 예정) 진행되려 하는 이번 사업에 14조원의 국책사업이 이루지려 하는 현실을 우려했다. 4대강 사업은 건전한 물순환 시스템 필요, 불필요한 농업용 댐과 보를 제거하고 서식처 복원(여울과 소),(하천의 공간 필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일방적/폐쇠적으로 진행되는 4대강 사업이 논의와 화합을 통해 올바른 해결책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국제 심포지엄은 80여명의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회원과 학생들이 참여해 유럽,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 하천복원 사례를 들어보고, 한국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조언을 들어보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다만,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찬성하는 입장이 참석하지 않아 아쉬움이 있었다. 올바른 4대강 사업을 위해서는 찬성측과 반대측의 의견이 적절히 절충되어 진정한 의미의 생태적인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진행되어야 겠다.
- 손미란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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