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박람회, 축소된 규모 아쉬워
박람회 평가…쾌적했다 VS 진부했다“녹색의 꿈”을 주제로 열린 2011 대한민국 조경박람회가 5일 간의 열전을 펼치며, 지난 26일(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해는 (사)한국조경사회의 30주년을 기념하여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조경박람회였던 데에 반하여 올해 2011년도 조경박람회는 경제불황의 여파로 일정부분 축소된 모습을 보였다.
경제적인 한파로 인해 많은 조경 회사들이 예년보다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속들이 올해의 또 다른 트랜드를 선보인 업체들, 제품들은 분명히 있었다. 특히 ‘2011 대한민국 조경박람회’ 는 공통적으로 '친환경'과 '에너지'에 포커스가 맞춰졌다는 평가다.
조경산업의 스펙트럼만큼 다양한 신기술이나 제품이 선보여야 하는 박람회지만 아쉬움을 말하는 이들도 있다. 시설물 중심의 박람회라는 질타를 어떻게 극복했는지도 많은 조경인들의 관심 대상이었다.
각 학교 조경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환경과조경&라펜트 통신원들이 지난 25일 박람회장을 찾았다. 이들 학생기자단의 시선으로, 또 박람회장을 찾은 조경학도의 시선으로 2011 대한민국 조경박람회를 되짚어보았다.
환경
‘물과 환경’을 주제로 조경박람회에 참가한 ㈜예건은 평소 박람회를 통해 선보이던 어린이 놀이시설 외에 ‘빗물저장 시스템’을 선보였다. 빗물 저류 퍼골라에 수경시설 및 모래놀이터용 물, 화단 등의 조경용수로 이용할 수 있는 빗물활용 시스템을 적용했는데, 퍼골라의 옥상부에 우수가 타고 흘러 파이프를 타고 지하 저장 탱크로 이동하면서 물을 여과하고 이때 우수를 관수용과 중수용으로 나누어 사용한다. 이는 지하수 고갈 방지와 토양의 성질을 향상시키기도 한다. 독일에서 법적으로 허가가 나있으며 대부분이 실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법적으로 규제시 이 같은 시설이 대중화 될 수 있다고 하였지만 우선 신축 건물부터 장기적으로 변경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제품은 ‘대나무근60%+합성수지 40%’를 사용하여 수명이 2배 이상 길고, 비용도 타 제품보다 저렴하다.
(주)한국도시녹화는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고서도 관리가 가능한 옥상녹화 시스템과 패널형 벽면녹화 시스템, 메쉬형 벽면녹화시스템 등 각종 녹화시스템을 선보였다. 패널형 벽면녹화 시스템(GWS-KP)은 후면의 철물구조에 간편하게 거는 방식 보다 쉽게 시공할 수 있으며 보다 다양한 녹화경관을 구성할 수 있다. 또 관수시스템과 일체화 되도록 설계되어 유지관리의 비용절약과 편의성을 확보했다. 식물디자인은 상록수가 70% 이상, 비비추나 옥잠화 등 초화류 20% 이상을 식재하도록 하여 건물표면의 삭막함을 저하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실용·복합
선우이엔지는 오뚝이 마냥 좌우로 흔들리는 ‘스마트 무빙 퍼고라’를 선보였다. 아늑한 품속으로 들어가듯 퍼고라에 들어가 휴식을 취할 수도 있으며, 태양열 집열판을 통해 모아진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태블릿 pc의 충전과 조명시설을 밝히는데 이용할 수 있다.
스페이스 톡은 페달을 밟으면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인간동력 시설물’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놀이를 통해 발생된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 에너지를 만드는 것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로 아이들에게 친근감을 주고 있었다.
새로운 개념의 박람회 활용
㈜디자인파크개발은 조경인들을 위한 공간인 카페‘The 休’를 선보였다. 이 카페에선‘조경’은 곧 ‘배려’라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관람객들이 쉬었다 갈수 있도록 차와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여 편의를 도모했으며, 조경관련 매체를 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보다 공공의 성격을 담은 공간으로 꾸려가고자 100만평 국가공원조성 서명운동도 함께 추진하였다.
신규
올해 처음으로 박람회에 소개된 기업도 눈에 띄었다. 그 중 그린스테이션은 ‘생태가드레일’을 선보였다. 창업 전에 미리 시공을 통해 기술을 입증하였고 중소기업흥공단에서 사업비 1억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컨셉은 지속가능성과 자연친화적이며 겨울철에도 상록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컨셉은 지속가능성과 자연친화적이며 겨울철에도 상록을 유지할 수 있다. 토담이나 가드레일에 접목시켜 층 화단을 조성하는 것으로 벽면녹화의 효율성을 높이고, 자연과의 공존을 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또한 기존의 화단들과 다르게 내부의 층이 뚫려 있어 토양이 연결되어 있어 식생에도 유리하다. 이를 이용하여 관공서나 지하철역 내부에 설치하여 화재시 화재진압용으로 화단을 엎으면 한번에 흙이 쏟아져 나와 화재에 대비할 수도 있다.
그룹한의 자회사인 그린 인프라 연구소 가이아 글로벌(옥상녹화 퍼골라)도 올해 처음으로 조경박람회에 참가했다. 가장 큰 특징은 무관수로 녹화를 한 세덤 퍼고라로 세덤은 단열이 매우 우수하며 투수성이 좋고 물이 흡수되어 토량이 소량만 있어도 식재가 가능하며 관수시설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 또한 가볍고 관리가 필요 없어 용이하며 우수로만 가능하여 우수 관리 시스템에 의해 친환경적이다.
케이엘에스의 야외 근력기구도 눈길을 끌었다. 마치 실내 헬스기구를 야외로 옮긴듯한 인상이다. 하지만 업체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실내와 달리 야외에 체육시설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외부환경과 돌발상황에 대한 대비를 철처히 해야하기 때문에 특별한 기술력을 요하게 된다고 했다. 안전은 물론 내구성도 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케이엘에스의 야외 근력기구는 가변부하조절장치라는 특별한 시스템이 내장되어 있어 운동강도 조절이 용이하여, 노인부터 어린 학생까지 부담없이 야외에서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박람회 평가…쾌적 VS 진부
다양한 제품과 함께 많은 업체들이 참가했지만 2011년 조경박람회 역시 시설물의 편중과 다양하지 못한 아이템이 한계로 지적됐다. 보다 조경의 넓은 영역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박람회 참가업체들은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인지도 상승, 신제품 홍보, 최근 트랜드, 정보의공유 등을 이유로 이번 박람회를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경제불황으로 인해 상당히 위축된 박람회가 아쉬웠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소기의 성과는 달성했다. 조경을 알고 찾아온 일반 시민들은 많아졌다는 점이다. 분당에서 온 이종욱 씨(46세, 금융업)는 “나이가 들어 노년에는 전원주택에 살고 싶은데 그 때를 생각하여 다양한 조경 시설들에 정보를 얻기 위해서 박람회에 참가했다”고 말하며, “전원주택에 거주할 때 쓸 수 있는 자재를 중심으로 박람회를 둘러봤으며, 현재 조경산업이 많은 발전을 했다는 것을 느꼈다. 이번 조경 박람회는 전반적으로 쾌적한 환경이어서 꽤 만족스럽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 또 참가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하였다.
이날 취재를 맡은 통신원들도 “조경을 꼭 나무를 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부분들이 많다. 하지만 조경은 우리들의 생활 속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년 조경박람회를 개최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우리 조경을 알릴 수 있는 기회 중 하나로 박람회를 제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취재평가를 통해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방문이 늘어날수록,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질수록 강조해야 할 사항도 있다. 바로 안전이다.
박람회 기간 중 25일 오후 4시경,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박람회에 참가한 한 업체의 흙먼지털이기를 사용하던 A 씨가 갑작스런 굉음과 함께 바닥에 쓰러진 것. 당시 A 씨의 사고를 신고한 김 씨는 “박람회 장 내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대해 사후 대책이 너무나 미흡하다. 이러한 사고가 또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람회장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제품을 시연하고 만져보고 활용해보는 ‘장’이다. 관람객들은 ‘안전한 관람’을 할 권리가 있다. 다양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 강진솔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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