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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대천초등학교 앞 다리에서부터 칠곡 홈플러스 넘어가는 다리까지 가로수길 있었습니다.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과 가을이면 낙엽으로 아름다운 길 말입니다.
그 길의 플라타너스와 느티나무와 잣나무들이 모두 잘렸습니다.
도로쪽 플라타너스는 남겨놓고 제방쪽은 모두 잘랐습니다.
지난 달에 홈플러스 넘어가는 쪽 나무를 자를 때 지역신문에 문의하니까 입구이고 수목을 식재한다고
하길래 아쉽지만 입구이니까..하고 넘겼습니다.
그랬더니 11일부터 그 길가의 나무들이 모두 뎅강뎅강 잘려나갔어요.
구청에 전화하고
현장사무실에 쫓아가 항의하고
여기 저기 전화하다 열통터져 죽는 줄 알았어요.
사실 나무들이 다 죽었지만서두요.
조경담장자가 30년 이상은 된 나무들이랍니다.
팔거천 생태하천 조성공사란 명목으로
이렇게 잘라내서 뭐 만드냐구요?
자전거길 만든답니다. 산책로 만들구요
그늘도 하나 없는 자전거길, 산책로가 무슨 소용있습니까.
현장담당자말로는
하천치수용으로 1.15cm 흙을 쌓아야 하는데 그 높이로 흙을 쌓으면 기존에
수십년을 살아왔던 나무들을 죽는답니다. 그래서 옮길만한 나무는 이식하지만
아닌 나무는 자를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정말 그렇습니까? 꼭 이 방법밖에 없나요?
주민이 전문가가 아니라고 밀어붙이더군요.)
그러면서 나무를 다 죽이는 것이 아니라 옮겨심는다고 주장하지만
누가 이식가능한 나무때문에 그러는 겁니까?
그 길은 누가 보더라도 이식불가능한 오래된 수목만 있는 곳입니다.
결국 다 잘리고 이쑤시게같은 나무를 갖다 꽂아놓겠지요.
이와 같은 숲길도 이제는 더 이상 못보겠네요.
이건 북구청에서 칠곡주민의 정서를 완전 무시한 행동이라고 봅니다.
이 길은 대구시에서 한 때 낙엽이 아름다운 길로 소개했었고
숲길로서도 좋은 역할을 하며
칠곡의 중심부에서 푸른 기운을 내뿜는 곳이었습니다.
제 아이들은 이 나무와 함께 컸구요.
이 나무들 덕분에 사람들이 오가는 길이었는데
현재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은 황당함과 실망감 그 자체입니다.
이걸 어떻게 하나, 왜 이러지 하는 표정들, 이게 뭐지 하는 표정들..
정말 가슴답답해 미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