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탐방] 스페이스톡 ‘공간을 이야기하다’
허수경 신임대표, 디자인으로 승부한다!“스페이스톡이 가진 무기는 제품이 아닙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원하는 디자인을 최상의 상태로 만드려 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스페이스톡이라는 회사 자체를 거래하는 셈이죠”
우리나라 대표 조경시설물 업체 중 하나인 스페이스톡을 찾았다. 구성원이 가진 디자인 능력이 곧 스페이스톡이라는 허수경 대표이사와 40여명의 직원들.
“공간을 이야기한다”는 사명답게, 자유로운 아이디어와 독특한 디자인으로 조경시설물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스페이스톡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허수경 대표이사
스페이스톡의 설립과정
스페이스톡은 ㈜청우개발의 자회사로써, 2005년에 설립되었다. 당시, 디자이너 4명과 대학생 인턴 4명을 뽑아 시중에 유통되는 벤치를 보여주지 않고 2~3개월간 무작정 그리게 했다. 다양한 벤치 디자인이 여기서 나왔다.
우리는 조경업계 기술자들에게 이것들을 보여주며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선택하도록 권했다. 대부분 특이하고 독특한 벤치를 선택했다. 의외였다.
그 때 ‘조경업계에서 기존의 기성품보다는 무언가 다른 디자인을 원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스페이스톡은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에 주안점을 두고 성장하였다.
그러나 막상 디자인에 치우치다 보니, 초기에는 단가, 기술적 보완 등의 문제점이 하나 둘 드러났다.
그래서 먼저 디자인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그 뒤를 빠르게 제작기술이 받쳐주기 시작했다. 3년이 지나며, 초기의 문제가 줄어들었다. 그 후로는 스페이스톡 만의 독자적인 경쟁력이 생기면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스페이스톡 사명의 의미는?
싱가폴 여행 때, ‘브레드톡’이라는 제과점 브랜드를 보고 창안된 사명이다. ‘톡(talk)’이라는 의미는 “소통한다”, “공간을 이야기한다”라는 등의 의미로 확장성을 갖는다. 처음에는 어감이 어색했지만, 지금의 스페이스톡의 흐름을 놓고보면 우리의 방향과 아주 잘 맞는 사명이다.
허수경 대표의 경영방침
회사는 디자인하고 제품을 파는 것만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회사의 정체성, 직원교육, 브랜드가치, 마케팅 홍보가 종합적으로 구성되어야 탄탄히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설립 당시, 단순히 많이 팔고 매출을 올리기 보다는, 회사를 탄탄하게 존속토록 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단기간에 매출을 올리는 것이 아닌 직원의 교육, 브랜드가치 창출 등에 더 많은 투자를 했다. 그로 인해 전반적으로 다른 회사보다 성장속도가 느렸지만, 지금까지도 꾸준히 성장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렇게 초기에 투자했던 가치가 성장동력이 되어 회사 내부적으로 힘이 생겨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페이스톡의 특이한 제도?
우리회사에서 5년째 진행되고 있는 특이한 제도가 있다. 매일 아침 8시 30분이면, 모든 직원이 일어나 국민체조를 하고, 하루 한명씩 돌아가면서 3분 스피치를 한다.
국민체조는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직원들이 잠시라도 운동할 시간을 주기 위해 시작됐다. 3분 스피치는 직원간 서로 얼굴 볼 시간이 많지 않다는 생각에 잠깐이라도 얼굴을 맞대며, 작은 정보라도 공유하자는 의미에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어색해 하고 신입직원들은 당황해 했지만, 지금은 적응이 되어 다들 당연하듯 함께 하고 있다. 가끔 회사에 오시는 손님이 그 광경을 보고 놀라기도 하지만 기분 좋게 봐주신다.
스페이스톡만의 강점?
스페이스톡은 디자인을 잘 하는 회사이다. 우리는 기성품을 가지고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능력을 갖춘 스페이스톡 자체를 거래하는 것이다.
상대 업체가 원하는 디자인을 해주고, 막혀있는 부분을 속 시원히 뚫어주는 것이 우리회사의 기조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 디자인을 원하는 상대에게 디자인으로 잘 맞게, 빠르게 대응해 주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고, 또한 이것이 스페이스톡의 영업이다.
레드닷 출품 사연은?
레드닷은 현대엠코의 제의로 공동 출품하게 되었다. 회의 때에는 직책과 상관없이 1인 1안을 내어 발표하고 함께 토론하며, 가장 적합한 아이디어를 선정했다.
수상한 ‘보자기 네트’가 바로 스페이스톡의 채창이 디자이너의 아이디어였고 선정된 아이디어를 함께 현실화시켜 출품하였다. 무엇보다도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발전시키는 협업과정이 매우 즐거웠는데,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한 것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낸 것 같다.
문화마케팅?
문화마케팅은 우리와 함께 일하고 있는 조경설계회사와 건설사 등 조경업계기술자들에게 환원하자는 생각에서 계획했다.
조경업계 기술자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여가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다. 이에 뮤지컬을 함께 보고, 끝난 후에는 소통의 자리를 마련한다면 굉장히 의미 있는 자리일 것 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4년 전부터 1년에 2번씩 뮤지컬 공연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2년에는 진중권 교수를 초청해 4번에 걸쳐 ‘인문학 여행’ 강의를 진행했다.
‘인문학 여행’ 강의?
어려운 이 시기에, 조경이 조경 안에서만 화자되고 이야기돼서는 현재의 위기극복이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경 외 조경관련 인문학이나 인접분야에 대해 안다면 조경분야의 뿌리가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경과 연관되는 미술사를 정리하자는 생각이 들었고, 그 분야에는 진중권 교수가 가장 잘 들어 맞는다고 판단되었다. 하지만 진중권 교수와는 전혀 인연이 없었고, 어렵게 알게된 진중권 교수의 이메일을 통해 무작정 초청강연을 부탁했다.
다행히 진중권 교수가 흔쾌히 받아들여줬고, 인문학에 목말랐던 조경인들에게는 상당히 좋은 자리가 되었다.
조경시설물 시장의 문제점
작금의 조경시설문 시장은 외형적인 거품이 많다고 생각한다. 현장마다 공모전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눈에 띄기 위해, 사용자 편의보다는 외형적인 면에 치우친다는 것이다.
앞으로 대규모 건설사나 시장의 입장에서 이러한 문제를 주도적으로 고민해서 외형적 디자인뿐만 아니라, 시니어를 위한 놀이터, 가족 여가공간 등 사용자 편의를 고려하는 디자인이 나올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경시설물 시장의 전망은?
앞으로 사용자와 교감하는 ‘디자인 인터페이스’, 이것이 핵심적인 착안점이 될 것이라고 본다. 지금은 시설물 디자인이 미려한 선들, 호화스러움으로 외형에 치중되어 있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늘 그리는 시설물들이 “반드시 정형화 되어있는 사이즈에 맞춰야 하는가?” “규격이 실제적용에서도 정확할까?”라는 고민을 했다. 이제는 외적인 디자인이 아닌 공간이용자의 행태에 맞추는 디자인으로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 단순히 ‘디자인 표준안’뿐만 아니라 설치법, 위치, 사용법 등에 대한 표준안도 필요하다고 본다.
원하는 인재상
스페이스톡에서는 신입사원 채용시 면접, 스케치ㆍ캐드, 인적성 검사를 실행하고 있다. 물론 가진 능력과 기초 소양도 보지만 그 보다는 성격과 인성을 많이 보고 있다. 평소의 자신 생각을 표현할 수 있고, 자발적이고 도전적인 사람이라면 좋다.
앞으로의 계획?
앞으로 수도권 외에 지역개발 프로젝트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산림청 발주로 산림 관련 프로젝트가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상품을 개발하고 참여할 계획이다.
또한 조경업과 별도의 트랙으로 신사업 ‘캠프톡’을 론칭한다. ‘캠프톡’은 캠핑관련 장비 임대 사업으로 3월쯤 공개될 예정이다.
- 글 _ 서신혜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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