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동대문구에 위치한 서울시립대학교. 청량리역에서 나와 정문을 통해 들어오면 학교 중심에 배봉관이 위치해 있다. 앞에는 넓은 광장이 있어, 학생들이 언제나 자연을 접하며 쉴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이전에 도서관으로 사용되었던 곳이지만, 현재는 조경학과와 도시공학과가 사용하고 있으며, 대학 내 유일하게 정원과 연못을 갖춘 건물이기도 하다.

배봉관은 수업이 끝난 후 학생들이 모여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거나, 밤 늦게까지 설계과제를 진행하며 밤을 새는 제2의 집이기도 하다. 

배봉관

선배들의 선물, 배봉관 앞 광장

지난 2005년, 동문회에서 조경학과 개설 30주년을 맞이하여 배봉관 앞 광장을 조성해 개방하였다. 안계동 대표(동학과 75학번, (주)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가 직접 설계한 장소이기도 하다. 

광장의 컨셉은 학과의 30주년을 표현하였다. 대칭형으로 배치된 좌우 잔디밭 사이로 보행공간을 두어 삼등분하였고, 중앙에 위치한 수공간도 분수가 세로로 3개 조성되어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작동하는 이 분수는 무더운 날의 시원한 쿨러 역할과 뛰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교내 유일의 분수이자 수공간으로(하늘공원 제외) 많은 학생들이 이 곳을 찾는다.

양 옆의 잔디밭은 배봉관 학생들에게 양질의 휴식공간을 제공해 준다. 무더운 여름에도 잔디밭 위로 느티나무와 단풍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학생들이 편히 쉴 수 있게 한다. 5월 축제나 행사기간 동안에는 이곳에서 요리도 하고 주점도 차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잔디밭과 보행로 경계에는 배롱나무를 심어 가을에 붉은 꽃이 아름답게 피어난다. 하부에는 맥문동을 심어놓아 녹색물결이 넘실거린다. 느티나무, 배롱나무, 맥문동, 개오동 나무 등 다채로운 식재계획으로 사계절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 낸다.

조화로운 시설물 배치도 눈에 띈다. 학생들은 잔디밭을 삼등분하는 석재벤치와 목재데크에 모여서 쉴 수 있다. 바닥조명과 가로등은 밤에도 멋진 경관으로 보여질 수 있도록 한다. 공간에 대한 세심한 이해가 보이고 각각의 시설물들에 대한 뛰어난 분석이 돋보인다.

많은 동문들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이 곳은 휴식공간과 아름다움의 제공 뿐만 아니라 다른 학과에선 받을 수 없는 특별한 선물이다.  

학생들 “옥상정원, 우리 손으로”

2012년 여름, 배봉관에는 4층이 증설되는 대대적인 공사가 진행됐다. 이때 배봉관 옥상을 활용하자는 의견이 제기되었고 배봉관 학생들(조경학과, 도시공학과)만 참여할 수 있는 작은 공모전을 열었다.

최우수상 1팀에게는 상금 20만원과 옥상정원 설계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서울시 옥상녹화 지침과 설계지침에 맞춰 작업하는 일이 학생으로서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을텐데, 많은 학생들이 참가하였다. 

도시공학과 및 조경학과 교수진의 심사를 통해 두 팀이 공동수상하였다. 최우수상으로는 배기남, 김도연, 박근우 팀(조경학과) 외 도시공학과 1팀이 수상했다. 이들은 이후 옥상정원 조성에 참여하게 된다.

물론 학생들의 작품이 전부 옥상정원으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교수진의 조언으로 학생들이 발견하지 못한 문제점들이 보완되면서 시공이 진행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학교 커리큘럼보다 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자신들이 직접 그 곳에 대한 지침을 알아보고 식재 및 시공에 대한 완벽한 마스터 플랜을 만들어 보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공모전에 제출된 마스터플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