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따라 도시역사와 자연을 보고싶다

[조경명사특강] 임승빈 교수의 도시사용설명서_11회
라펜트l임승빈 명예교수l기사입력2013-11-05

강을 따라 배를 타면서 보게 되는 경관의 변화는 해당도시의 정주 역사를 대변해주는 경우가 많다. 도심지 강변구간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고건축물과 교량경관, 그리고 도시외곽으로 가면서 전개되는 숲이나 구릉지, 경작지를 포함한 전원경관을 통해 해당 도시의 역사와 흥망성쇠(興亡盛衰)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주로 도시에서 인공적으로 조성되는 좁은 폭의 소하천(지천) 경관과 도시를 관통하여 흐르는 넓은 폭의 자연하천 경관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암스테르담의 운하, 베를린의 슈프레강, 싱가폴의 싱가폴강, 파리의 세느강, 서울의 청계천은 도심을 흐르고 있어 수로 폭도 상대적으로 좁고 수로 주변에 건물들이 밀집돼있다. 따라서 인공적 수로가 조성되고 주변 건물로 인해 닫혀진 경관이 형성되는데, 도심지의 특성상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활동모습을 볼 수 있어 흥미로운 경관이 연출된다.

 

반면 도시를 관통하여 흐르는 자연하천은 상대적으로 폭이 넓고 수변에 숲과 구릉지가 위치하는 등 개방적이고 전원적 경관이 형성된다. 독일 드레스덴의 엘베(Elbe), 체코 프라하의 블타바(Vltava), 서울의 한강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 강을 따라 배를 타고 유람하면 도시 주변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여유 있게 감상할 수 있으며, 동시에 대부분의 강에서 발견 할 수 있는 수변에 깃든 인류정주의 흔적 - 과거 시대의 역사적 건축물 등 유물·유적 - 도 찾을 수 있다.

 

독일 남부의 중세도시인 드레스덴에는 엘베(Elbe)강이 남동에서 북서방향으로 흐르는데 엘베강 남쪽에는 구시가지, 북쪽에는 신시가지가 위치하고 있다. 엘베강이 원래는 드레스덴 도시 북단을 흐르고 있었으나 강북으로 도시가 확장되면서 이제는 도시 한가운데를 흐르게 되었다.

 

엘베강에서 유람선을 타면 드레스덴의 오래된 건물과 자연경관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도심구간에서는 르네상스, 바로크시대의 화려한 건축물들을 볼 수 있으며 도시 외곽으로 가면 구릉지의 포도밭 등 전원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도심 강변 테라스에는 성당, 미술아카데미, 오페라하우스 등 17, 18세기의 고건축들이 줄지어 서있어 당시의 번성했던 역사와 아름다운 경관을 후세에 전하고 있다. 또한 강변에는 신축건물이 제한되고 전통적 강변경관이 보존되어 역사성을 간직한 한층 아름다운 수변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독일 드레스덴의 엘베강 도심구간_ 성당, 미술아카데미, 오페라하우스 등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의 아름다운 건물들이 줄지어 서있어 당시의 융성한 역사를 짐작할 수 있다.

 



독일 드레스덴의 엘베강 도시외곽구간_ 강변숲과 구릉지 사면에 재배된 포도밭을 통해 지형과 생활모습을 알 수 있다.

 

독일 드레스덴 도심의 엘베강 선착장_ 강변에 현대식 건물을 제한하고, 동시에 전통적인 강변경관을 보존하고 있다.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는 블타바(Vltava)강이 남북방향으로 도시 한가운데를 흐르고 있다. 프라하 구시가지는 블타바강에 접해있는데 여기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된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의 많은 건물들이 있다.

 

블타바강에서 유람선을 타면 이들 오래된 아름다운 건물과 다리들을 감상할 수 있고, 도시외곽으로 나가면 구릉지와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유람선에서는 언덕위의 프라하궁과 비투스성당의 스카이라인을 조망할 수 있고 강변의 발드체인궁전과 아름다운 카를다리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유람선을 타고 블타바강을 따라 왕복하면 프라하 역사와 경관을 개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체코 프라하의 블타바강_ 카를다리와 다리 후방으로 프라하궁, 비투스성당 등이 보인다.

 



프라하 블타바강변의 고건축과 교량_ 역사성을 저해하는 구조물이나 건물을 볼 수 없다.

 



프라하 블타바강변의 선착장: 강변에는 역사경관이 잘 보존되어있다.

 

한강은 우리 민족과 한반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오래된 강이다. 한강변에 사람이 정착한 역사는 선사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5천년경 신석기 시대의 주거유적이 한강상류 암사동에 있으며, 한성백제시대(BC18 – AD475)의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이 올림픽대교 부근에 위치하고 있다. 서울의 역사가 조선왕조의 수도로 정해진 1394년 이후부터 600년 정도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한성백제시대부터 계산한다고 해도 200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음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

 

현재 잠실대교에서 반포대교 사이, 단일노선만 운행하는 한강유람선은 운행구간이 극히 제한적이다. 운영도 단순히 배타는 재미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어 강변에 얽힌 역사나 강변 자연경관을 감상하기에는 부족하다. 상류에 위치한 선사유적지, 백제시대의 토성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하류에 위치한 조선의 역사가 깃든 마포나루, 강화도까지도 운행이 되지 않고 있다.

 



초고층아파트가 장벽을 형성하고 있는 한강변 잠실선착장_ 조화로운 강변경관형성을 위해 강변건물의 차폐도와 높이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7000년이 넘는 서울의 역사성을 찾아볼 수 없다.

 



성수대교, 동호대교, 청담대교_ 한강에는 약 30개의 교량이 있어 배를 타고 볼 때 강변경관의 주요 요소가 된다. 특히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교량경관은 평소에 경험하기 어려운 독특한 경관이다. 교량디자인은 형태와 색채가 다양하여 단조로운 강변경관에 변화를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교량간에도 디자인 조화가 필요하며, 보다 세련된 감각으로 서울의 전통적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원경으로 보이는 북한산, 관악산, 남산은 구릉지가 많은 서울의 지리를 말해주는 중요한 경관요소이다. 강변의 건물이 이들 주요 산으로의 조망을 가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강에는 윈드서핑, 수상스키 등 레저활동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은 수상경관에 활력을 부여한다.  

 



강에서 바라보는 주요건물(코엑스, 88올림픽주경기장, 테크노마트)은 가로에서 볼 때와는 색다른 경관경험을 제공하고 랜드마크 기능을 하며 장소성을 나타낸다; 이들 건물은 서울의 근대사(수출입국, 올림픽, IT산업)를 말해준다.

 



잠실 선착장과 유람선_ 개발 위주의 경관형성으로 역사성과 조화성을 상실하고 있다.

 

한강은 원래 조선시대 한양의 남단을 흐르고 있었으나 강남 개발로 인해 이제는 서울의 한가운데를 동서로 흐르게 되었다. 또한 서울이 천만 명을 수용하는 거대 도시가 되면서 서울의 경계도 확대되어 강동에 위치한 백제시대의 도읍지, 그리고 신석기 시대의 암사동 주거유적까지 포함하여 7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도시가 되었다. 한강 유람선 코스를 연장하게 되면 7000년 역사를 한꺼번에 볼 수가 있다.

 

한강변을 우리나라 7000년 역사의 전시장으로 가꾸면 서울을 세계에 알리고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 이를 위하여는 우선 강변의 옛 모습을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복원해야 한다. 조선시대의 화가 겸재 등의 옛 산수화에 나오는 정자, 섬 등을 복원하여 역사경관을 살려야 한다. 또한 강변의 무질서한 난개발, 특히 아파트 장벽을 만들지 말아야 하며, 원경으로 보이는 북한산, 남산, 관악산 등으로의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하면 7000년 역사의 한강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는 날도 올 것으로 기대 된다.

 

한강을 따라 7000년 서울의 역사와 경관을 보고 싶다.

한강을 서울의 역사 전시장으로 만들자!

연재필자 _ 임승빈 명예교수  ·  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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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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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러분께 고발할 내용이 있어서 이렇게 몇자 올립니다.

화곡동에 있는 강서 힐스테이트 현장내 조합장 현대건설 감리등 공사 시작전에 있던 나무들을 다팔아먹고 새로운 나무를 심으려 합니다.

원래는 다른곳에 옮겨 심었다가 아파트가 건물이 다올라가면 다시 심어야 하나 이젠 다 팔아먹고 한그루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여러분 조합장 감리등이 짜고 조합원들의 돈을 눈먼돈이라 생각하고 비리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어디에 어떻게 고발해야 될지를 몰라서 여기 저기에 다니며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누가 이들을 심판좀 해주십시요
2013-11-05
저는 여러분께 고발할 내용이 있어서 이렇게 몇자 올립니다.

강서 힐스테이트 현장내 조합장 현대건설 감리등 공사 시작전에 있던 나무들을 다팔아먹고 새로운 나무를 심으려 합니다.

원래는 다른곳에 옮겨 심었다가 아파트가 건물이 다올라가면 다시 심어야 하나 이젠 다 팔아먹고 한그루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여러분 조합장 감리등이 짜고 조합원들의 돈을 눈먼돈이라 생각하고 비리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어디에 어떻게 고발해야 될지를 몰라서 여기 저기에 다니며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누가 이들을 심판좀 해주십시요
201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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