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한국 정원문화 “창작품셈 필요해”

제일모직 렉쳐시리즈, 황지해 작가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4-10-10


 

"한국, 정원에 대한 이해와 관심 필요해"

 

제일모직이 주최하는 렉쳐시리즈 황지해 작가의 '허공에 꽃을 그리다’가 10월 8일(수) 오후 4시 삼성본관 6층 인벤터라운지에서 열렸다.

 

강연에서 황지해 작가는 국내외 작품을 소개하며, 국내 정원문화의 현실에 대해 설명했다.

 

일본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젠 스타일의 정원을 통해 일본정원의 세계화를 꾀했다. 뉴질랜드는 영화 반지의 제왕을 통해 뉴질랜드의 정원을 알리고, 그 정원이 첼시에 나가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그 정원은 다시 뉴질랜드에 영구보존하며 결혼식 등 다양한 공간으로 이용된다.

 

특히 뉴질랜드 관광청은 정원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단 한번의 스폰서 제안도 거절한 적이 없다.

 

첼시플라워쇼 수상작가들은 BBC를 통해 얼굴이 알려지고, 책 출간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첼시는 그만큼 권위있는 박람회이며, 가드너는 그만큼의 대우를 받는다.

 

그러나 태극기를 달고 첼시 등 국제적인 활동을 통해 한국정원을 알리는 그녀는 정작 국내에서 정원에 대한 인식과 체계의 현실에 대해 통감했다.

 

'첼시플라워쇼' DMZ 정원조성 당시에도 스폰서를 위해 한국정부에 연락했지만 첼시플라워쇼에 대해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오기도 했다. 한국은 정원문화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

 

그래서 그녀는 '창작품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디자인비의 책정은 무시되고 표준품셈과 조달청 단가기준에 맞춰야만 하는 국내의 체계는 작가로 하여금 작품조성에 있어 애로사항을 겪게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순천만 정원에 '갯지렁이 가는 길'이 조성 시, 황지해 작가가 없을 때 공무원에 의해 나무를 뽑거나 정크아트를 철수하는 등의 일이 일어나기도 했으며, 광주생태호수공원으로 옮겨진 해우소와 DMZ 정원은 아직도 미완성인채 놓여있다. 자연스럽게 쌓은 돌담 하나에도 '안전'이라는 이유로 공무원들의 제재가 가해지기 때문이다. 그녀가 선시공 후설계를 선호하는 이유의 일부도 여기에 있다.

 

 

프랑스 롱스市에는 네덜란드 플로리아드 정원박람회 출품작 '뻘-순천만, 어머니의 손바느질'이 조성됐다. 조성 당시 그녀를 돕기 위해 나온 롱스市의 가드너들은 하나같이 젊은 사람들이었다. 롱스는 시 자체에서 가드너들을 위한 지원이 제도화되어있고, 가드너들은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신진 가드너는 계속 양성되고 이에 롱스는 꽃이 마를 날이 없다고 한다.

 

첼시에 DMZ 정원이 조성됐을 때, 영국의 9살 남짓의 꼬마가 황지해 작가의 어깨를 두드렸다. 초소에 올라가고 싶다는 이유였다. 초소에는 VIP와 기자들밖에 올라갈 수 없었다. 그때 꼬마가 한 말이 황지해 작가로 하여금 초소문을 열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나는 가드너입니다."

 

끊임없이 탄생하는 프랑스의 젊은 가드너들과 영국 꼬마의 가드너로서의 자부심은 한국의 정원문화에 대한 인식과 체계를 역설하고 있는 부분이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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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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