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역사이의 불균형을 풀기 위해 지난 2004년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제정한 뒤 매년 수조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지역발전사업을 지역발전위원회가 총괄하여 펼치고 있다. 필자는 2005년 이른 바 살고싶은도시만들기 정책 기획에 참여한 뒤 시범사업·도시대학·도시포털·도시의날·도시만들기지원센터의 구축·운영 등의 집행 기능을 총괄했는데, 시범사업은 지역발전사업이 포괄보조금체계로 바뀐 2009년부터 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사업이란 이름으로 바뀌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역발전이란 ‘자율과 창의를 기반으로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지역 간의 균형 있는 발전과 상호  협력 증진을 통하여 주민생활기반을 확충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함으로써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이를 목적으로 지역발전특별회계의 세출로 집행하는 모든 사업을 지역발전사업이라고 한다. 중앙정부에서 펼치는 지역발전사업의 좋은 예가 도시활력증지역개발사업(국토교통부)과 일반농산어촌지역개발사업(농식품부)이며, 요새 관심을 끌고 있는 도시재생 선도지역(일반지역 포함)의 시범사업 또한 같으며, 마을만들기와 공동체 프로그램 또한 다양한 지역발전사업의 기초 역량을 키우는 사업(프로그램)이다.

이렇게 널리 펼쳐지고 있는 지역발전사업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사업을 펼치고 싶은 지자체가 계획을 수립하여 제출하는 상향식 응모방식, 지자체장의 업무를 골고루 포괄하는 정책융복합방식, 재원의 쓰임새를 포괄적으로 지정하여 지자체별 한도안에서 자체 실정에 맞는 사업을 자율적으로 기획․설계하여 집행하는 포괄보조금방식,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재원을 분담하는 매칭펀드방식, 사업의 기획과 집행을 지역사회의 여러 주체(주민, 시민사회단체, 전문가, 행정 등)가 힘을 모아 시행하는 협치방식 등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발전사업을 펼치려는 지자체에서는 지역사회의 여러 주체가 지역발전사업을 잘 이해하고 정부(특히, 주관부처)의 눈높이와 입맛에 맞추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모두는 지구온난화로 대표되는 자연환경의 변화, 인구 절벽으로 요약되는 사회경제적 변화, 경쟁체제의 지역발전사업 등 정책의 변화속에서 늘 고민하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활동하는 조경가와 조경․공원 업무 행정가 또한 미래의 변화속에서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하며, 특히 환경․경관 중심의 지역 의제를 발굴하여 사업화 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펼쳤던 살고싶은도시만들기 시범도시/시범마을 사업의 주제와 대상 공간․시설을 분석해보니 주제거리, 공원, 마당, 꽃밭 등 조경분야 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았으나 사업의 기획·설계·시공 과정에는 조경가의 참여가 매우 드물었다. 이후에 펼쳐지고 있는 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사업이나 일반농산어촌지역개발사업 그리고 최근의 도시재생 선도지역 시범사업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안타까운 상황은 별로 나아지지 않고 있다.

나라의 경제성장이 둔화될수록 지방 중소도시의 지역발전사업에 대한 의존도는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조경가는 해당 지역의 발전과 조경분야의 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나서야 한다. 온실효과의 부작용과 인구 절벽의 후폭풍에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행정주체와 협력체계를 갖추고 지역사회의 여러 주체들과 협치의 틀을 만들어 지역중심으로 활동해야 한다. 특히, 지역 학계․산업계의 조경가가 모두 참여하는 지역조경가조직을 만들어 지역의 행정·시민사회단체 그리고 도시·건축 전문가 등 여러 주체들과 능동적․수평적으로 교류·협력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지역협치의 틀에 당당히 참여하여 공원·녹지·하천·경관·환경·신재생에너지 등의 의제를 발굴하고 이를 지역발전사업의 틀에서 융복합시켜 지역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길에 힘을 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