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의 주체 발주처 OB... 대책 필요해

발주처 출신에 주는 고액연봉과 로비자금에 정작 엔지니어는 저임금에 시달려
기술인신문l조재학 기자l기사입력2016-12-14
엔지니어링 업체의 발주처 퇴직자 고용이 담합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엔지니어들은 업체들의 공동행위도 문제지만 그 공동행위를 주도하는?것이 발주처 출신의 OB(Old Boy, 위 약어로 업계에서는 발주처 출신 퇴직자를 칭한다.)들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번 한국도로공사에서 발주한 건설사업관리의 담합의 주도적인 세력도 도로공사 출신인 OB들의 작품이라는 주장이 대세이다.

업계의 "A"엔지니어는 "발주처 OB들이 모여서 컨소시엄 구성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단순히 컨소시엄 구성을 넘어서 '이번엔 어느 공구에는 어느 업체를 밀어주자'는 식의 논의를 하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B"엔지니어는 "최근에 퇴직한 OB가 없는 엔지니어링사는 컨소시엄구성에 참여하기도 힘들다"면서 "엔지니어들은 아무리 실력을 쌓아도 자기?밥벌이를 스스로 할 수 없고 OB들이 물어다 주는 사업을 처리해주는?역할을 할뿐이다"고 말했다.

"C"엔지니어는 "OB들도 다 같은 OB가 아니다"라면서 "재직 당시 후임들에게 인심을 얻어서 영향력이 있는 OB와 영향력이 없는OB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덧붙여서 "힘깨나 쓰는 OB가있는 회사는 컨소시엄 구성 때 지분을 더 많이 가져가는 것이 관례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OB를 통한?영업은 어제 오늘의 아야기가 아니었지만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최근 들어 일거리는 줄고 업체 수는 많다 보니 업체선정시 변별력을 높이는 쪽으로 정책들이 바뀌고 있고, 그 변별력의 기준은 기술이라는 것이다. 기술 변별력을 높여서 기술력 있는 회사가 수주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이기 때문에 별 문제 없어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D"엔지니어는 "기술 평가를 누가 하겠느냐? 사람이 한다. 발주처에서 기술평가를 하는데 최근에?퇴직하신 선배님 계신 회사에 후한 점수를 주지 않겠는냐??그래야 본인들도 퇴직하고 안정적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지 않겠는냐? 그런 분위기가 전통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중복도 평가를 하다보니 방금 퇴직한 발주처 출신 OB는 중복도 0으로업계에서 열심히 일한 엔지니어보다 훨씬 유리한 점수를 받는다"고 말했다.

"D"엔지니어는 "업계가 OB를 안뽑는다고 해서 나올 사업이 안나오는 것도 아니고 수익율도 열악해서 직원들 야근비도 못주면서 1년 연봉이 수억이 넘는 OB들을 채용해서 영업하는 설계사 오너들의 사고방식 때문에 업계가 이모양 이꼴이 된 것이다"라며 "OB한명 뽑을 돈이면 신입사원 5명도 더 뽑는다. OB들에게 들어가는 돈만큼 직원들은 박봉에 야근비도 없이 야근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런 발주처 퇴직자 고용문제는 지난 2016년 국정감사에서도 문제가 된 바 있다.

한편 최근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설계 등 용역업자 사업수행능력 세부평가항목 및 배점을 보면 참여기술자 등급 평가에서 자젹이 아닌 등급만 가지고 평가토록하고, 경력점수는 낮추면서 기술능력 점수를 올려 상대적으로 발주처 출신 OB들에게 유리한 평가기준이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공동취재 : 정진경, 조재학 기자>
_ 조재학 기자  ·  기술인신문
다른기사 보기
jjhcivil@daum.net
관련키워드l담합, 엔지니어링

네티즌 공감 (0)

의견쓰기

가장많이본뉴스최근주요뉴스

  • 전체
  • 종합일반
  • 동정일정
  • 교육문화예술

인기통합정보

  • 기획연재
  • 설계공모프로젝트
  • 인터뷰취재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