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 줄 아는 ‘조경설계 전문가’들과의 12일간 대장정 시작!

주제는 놀이도시-공공공간의 유희적 역할
라펜트l신혜정 기자l기사입력2017-07-11


도시에는 왜 공공공간이 필요하고, 공공공간은 우리의 일상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사)한국조경학회(회장 서주환)는 지난 10일(월)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제24회 조경디자인캠프’ 입학식을 개최했다. 캠프는 7월 10일(월)부터 21일(금)까지 2주간 진행된다.

올해 조경디자인캠프는 유희적인 장소로서의 공공공간의 역할에 초점을 두고 ‘놀이도시-공공공간의 유희적 역할(Ludic City-Playful Uses of Public Space)’를 주제로 한다.

캠프는 ‘좀 놀 줄 아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총 4개의 스튜디오에서 다양한 콘텍스트와 이용자의 관점에서 현대사회에서의 ‘놀이’를 분석하고 즉흥적이면서 감성적이고, 의도적이면서 실험적인 공간과 프로그램을 설계하고자 한다.

서주환 한국조경학회 회장은 “여러분들의 끼와 잠재된 많은 역량들을 2주간 후회없이 다 쏟아내고, 그걸 계기로 훌륭한 디자이너가 되는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 또한, 서로 간의 끈끈한 정을 만들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주기를 기대한다.”며 축사를 전했다.

성종상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장은 “놀이는 창의적인 사고를 발생 시키고 자유와 해방감을 준다. 놀이를 통해 유연한 사고를 가질 때 좋은 사고가 생긴다. 설계는 굉장히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사고를 요하지만, 특히 좋은 설계는 '좋은 사고'에서 나온다. 이번 캠프에서 지식과 경험을 쌓으며, 종합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가길 바란다.”고 축사를 전했다.

이유미 조경디자인캠프 위원장은 "공공공간에서 놀이라는 것이 특정 대상에만 국한되어 성인들의 놀이, 어르신들의 놀이, 학생들 또는 직장인들의 놀이가 프로그램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이번 캠프는 2주라는 짧지만 긴 시간동안 학생들의 그런 감각을 일깨울 수 있도록 다양하게 준비했다."고 축사를 전했다.


서주환 한국조경학회 회장

성종상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장, 이유미 조경디자인캠프 위원장(원장)

전상인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사회학 교수

이날 전상인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사회학 교수가 나와 '감각 도시'를 주제로 발제를 맡았다.

요한 호이징하(Johan Huizinga, 1872~1945)는 1938년 '호모 루덴스(Homo Ludens)'를 출간했다. 인간은 생각하는 것 만큼이나 놀이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설명이다. '호모 루덴스'에서 놀이를 문화의 한 요소가 아니라 문화 그 자체가 놀이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소개한다.

전 교수는 "삶의 공간인 도시도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즐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류의 문명은 누적되면서 도시를 탄생시켰다. 근대에 들어서면 원근법과 통계학 등의 발달로 도시는 인간의 오감 가운데 유독 시각에만 편중되게 된다. 시각적 지배가 권력의 근원이자, 권력의 본질이 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전 교수는 "언어, 욕망, 추억, 사랑 등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론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매년 수백만 명이 모이는 이스탄불은 오십 년 동안 같은 거리에서 사는 사람들의 추억과 문자, 색깔, 이미지가 공존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1세기 포스트모던 시대는 시각 도시가 아니라 오감 도시로 전반적인 사고 체계가 바뀔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간은 오감적인 존재이며, 지금의 시대는 전례 없는 감각혁명 시대라는 설명이다.

샤론 주킨(Sharon Zukin)은 도시의 진정성은 어반 테루아(Urban Terroir)라고 주장했다. 각각의 포도밭에서 각각의 와인이 생산되듯, 도시는 공상품이 되어서는 안되고 비슷해서도 안된다는 의미이다. 

요즘은 경제구조도 점차 상업경제에서 체험경제로 바뀌고 있다. 전 교수는 "오감을 잘 활용하고 즐길 수 있는 도시, 오락적이고 일탈적인 도시가 되어야 한다. 특히 보행과 친화력을 가진 걷기 좋은 도시에서 오감은 가장 극대화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언젠가 서울도 고유의 바탕음과 바탕색, 특유의 냄새와 향기를 찾아야 한다. 도시를 관리하고 계획하는 사람은 거기까지 신경 쓸 수 있어야 한다."며, "그때 그때 변경할 수 있는 임시 가변적인 공공 공간, 즉흥적으로 바꿀 수 있는 놀이공간을 창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교 및 스태프로는 진행위원 임동민·노초원 서울대학교 환경조경학과 조교 조교 마스터는 박세준 서울대학교 환경조경학과 학생 스튜디오별로 서울대 환경조경학과 노승민, 강상현, 유수하, 송아라 학생이 돕는다.


스튜디오 소개

스튜디오A

튜터_김준현 환경 예술가
주제_동네에서 놀기 - 동네에서 하루 종일
대상지_자신이 살던 동네, 또는 서울 특별시 관악구 난곡로 26길 일대
온종일 놀고 싶은 어느 하루, 일부러 지하철을 타거나 자가용을 몰지 않고 그냥 우리 동네에서 하루 종일 놀고자 할 때, 여러분은 동네 어디에서 어떻게 놀고 싶은가? 만약 그럴만한 '꺼리'와 장소가 없다면, 조경 디자이너로서, 한번쯤 그게 가능한 장소를 디자인해보고 싶지는 않았는지? 이번 스튜디오에서는 여러분이 살던, 또는 지금 사는 동네를 대상지로 이러한 가능성을 실험해 보고자 한다.

스튜디오B


튜터_박진형 간삼건축
주제_자투리땅에서 놀기 - 버려지고 소외된 공간의 재생
대상지_옥수역 고가하부공간, 서울시 성동구 옥수동 332-1일대
본 스튜디오에서는 고가하부공간 중 하나를 대상지로 선정하고 이곳을 공공을 위한 '놀이공간'으로 탈바꿈해봄으로써 버려지고 소외된 도시 공간을 재생함과 동시에 '놀이공간'에 대한 새롭고 실험적이며 다각적인(건축/도시/조경/환경) 해법을 모색해본다.

스튜디오C


튜터_이호영 HLD 소장
주제_일터에서 놀기 - 공개공지 등의 업무지역에서의 유희
대상지_강남역 일대 오픈스페이스
업무공간 주변의 공개공지, 가로, 광장 중 하나를 대상지로 선정하고 이 공간들을 이 지역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공공을 위한 '놀이공간'으로서 재해석하고자 한다. 또한 적극적인 설계 개입을 통해 사람들이 능동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상업공간 오픈스페이스의 모습을 찾아본다.

스튜디오D


튜터_이상수 Studio 101
주제_광장에서 놀기 - 시위를 계기로 탄생한 놀이문화
대상지_서울시 중구 태평로 1가 광화문 광장
다의적인 장소로서 사람, 공간, 시간을 함께 고려하는 통섭적인 자세가 필요하며, 넓은 공간과 작은 공간을 동시에 넘나들고, 때론 진중하게 때론 재치 있게 접근하고자 한다.
글·사진 _ 신혜정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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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inkij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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