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스마트도시 – ‘제3인류’ 1

진양교 논설위원(㈜CA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
라펜트l진양교 대표l기사입력2018-10-30
스마트도시 – ‘제3인류’ 1




_진양교(㈜CA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조경설계전공 교수)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자신의 책 [제3인류]에서 세 종류의 인류를 언급한다. 최초의 인류는 8천년 전에 아틀란티스대륙에 살았던 호모기간티스란 이름의 거대인류이고 대략 평균 신장은 17미터였다. 두 번째의 인류는 현재의 우리, 즉 호모사피엔스이고 평균 신장은 170센티미터이다. 베르베르는 호모기간티스라는 거대인류의 존재를 이스터섬의 모아이석상에서 착안했을 것이다. 모아이석상은 큰 것이 10미터이고 작은 것은 3미터정도라고 하나 하체가 땅에 묻힌 형상으로 볼 때, 제대로 몸을 갖춘 형태라면 대략 17미터의 크기를 쉽게 연상할 수 있다. 이스터섬이 아니라 하더라도 많은 나라의 건국신화나 창세기 설화에서 거인의 존재는 낯설지가 않다. 그리스와 로마신화도 거인족인 티탄족에서 시작한다. 티탄족과 제우스일파가 전쟁을 벌일 때 티탄족에 가담한 죄로 하늘을 떠받드는 형벌을 받은 아틀라스—대서양의 어원이기도 한—도 티탄족의 하나였다.

호모사피엔스는 이미 오래전부터 고도로 발전된 문화와 과학기술을 소유했던 호모기간티스가 첨단의 생명과학적 기법으로 창조해 낸 인공인류였다. 호모기간티스는 지구로 날아와 지구의 존재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존재인 대형 운석 또는 혜성을—공룡의 멸종을 야기한 원인이기도 한—지구궤도에 진입하기 전에 폭파시키기 위해—영화 [딥임팩트]와 [아마겟돈]에서 소개된 것처럼—로켓을 쏘아 올려야 했는데 자신들의 몸이 너무 커서 유인로켓을 지구궤도 밖으로 보내는 건 불가능했다. 대신에 맞춤형 소형인류를 창조해내고 소형 인류가 자신들을 대신해 로켓을 타고 우주로 나가 위험한 운석을 파괴하도록 했다. 당시의 호모사피엔스는 그 역할을 잘 수행했고 몇 번이나 지구를 멸망의 위협으로부터 지켜냈다. 

호모기간티스와 그들의 피조물인 호모사피엔스는 한동안 서로 공존하며 협력했다. 하지만 서로 간의 갈등이 심각해질 무렵, 호모기간티스는 아틀란티스대륙의 소실과 함께 멸종하고 찬란했던 과학문명도 같이 사라진다.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은 어렴풋이 기억을 떠올린 호모사피엔스의 자신의 창조주에 대한 오마주라고 볼 수 있다. 문명은 잊힌 채로, 호모사피엔스는 새로운 자신들의 진화과정을 시작한다. 

현 시대에 와서 인류는 다시금 대형 운석충돌을 포함하여 핵전쟁, 바이러스, 기아, 기후변화 등 여러 종류의 멸종 위기에 직면하고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각종 과학적 시도를 한다. 주인공들의 드라마틱한 영웅적 노력으로 호모기간티스가 호모사피엔스를 만들어 낸 과정을 어렵사리 알게 되고, 주인공들은 그 과정을 그대로 답습해 세 번째 인류, 호모메타모르포시스를 창조하는 데 성공한다. 호모메타모르포시스와 크기는 호모사피엔스의 평균크기 170센티미터보다 10배작은 평균 17센티미터였다. 호모기간티스부터 호모사피엔스를 거쳐 호모메타모르포시스까지, 17미터, 170센티미터, 그리고 17센티미터가 세 인류의 몸의 크기였다. 신장의 크기가 각 10배로 줄었고, 좀 더 정확히 몸의 부피까지 본다면 호모사피엔스는 호모기간티스에 비해 천 배가 작고 호모메타모르포시스보다는 천 배가 크다.

호모메타모르포시스는 호모사피엔스가 호모기간티스에게 그랬듯이, 처음에는 자신들의 창조주인 호모사피엔스를 잘 따르며 지구의 멸망위기를 잘 극복해낸다. 첨단의 생명과학기법으로 태어난 제3인류는 모든 종류의 바이러스와 방사능에 강하고 인류가 겪는 모든 위협에 도움이 된다. 운석충돌에 대비한 로켓발사가 대폭 용이해진 것도 당연한 일이다. 천분의 일의 중량으로 현재 인류와 똑 같은 일을 할 수 있으니 훨씬 작은 자원을 사용하고도 훨씬 큰 기능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소설의 말미에 호모기간티스가 겪었던 것처럼, 호모사피엔스 역시 호모메타모르포시스와 심한 갈등을 시작하며, 누가 앞으로 지구에서 사는 주역이 될지를 놓고 견주는 참에 소설은 마무리된다. 다음 얘기는 다음에.
_ 진양교 대표  ·  CA조경기술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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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yk@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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