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조경, ‘콤팩트시티·자연재해’가 이슈

[인터뷰] 마코토 요코하리 일본조원학회 회장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8-11-09

한국과 일본은 인접국가로 오래 전부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영향을 주고받아왔다. 특히 초고령사회나 인구감소, 자연재해 등 일본사회가 현재 직면해있는 문제들은 머지않은 미래에 한국이 부딪힐 문제이기도 하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한중일 조경 심포지엄’은 각국의 조경관련 이슈와 현안을 공유하고 함께 해결책을 강구하는 교류의 장이다. 이곳에서 마코토 요코하리 일본조원학회 회장을 만나 일본조경의 이슈와 발전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일본조원학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일본조원학회는 지금으로부터 90여 년 전인 1925년에 설립되었습니다. 현재, 회원은 약 2,500명 정도로 그중 약 절반은 대학교 및 연구소에 소속되어 있고 나머지는 공무원이거나 개인사무실을 운영 중입니다. 공무원들은 주로 계획분야에 있으면서 도시공원, 자연공원의 계획 및 관리 등을 주 업무로 합니다. 저는 현재 일본조원학회 회장이며 동경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학회의 주요 사업은?


학회의 사업 중 가장 주가 되는 것은 논문발표입니다. 학회지를 매년 발간하고 있으며 학술대회를 열어 많은 분들이 논문을 발표합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논문 발표 뿐 아니라 공무원이나 개인 사업을 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들을 추진해 이들의 참여를 독려할 계획입니다. 학회에 누구나 가입 가능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NPO 등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가입하셔서 관련 활동을 하시기도 합니다.



최근 일본 조경의 이슈는?


큰 이슈가 두 가지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일본은 인구가 감소 중이고 초고령사회가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도시를 작게 해야 할 필요가 생겨서 콤팩트시티가 국가의 주요 정책의 하나가 되었는데, 이에 대해 조경분야가 어떻게 관여해 나갈지가 매우 큰 이슈입니다.


그리고 올해가 특히 더 심했습니다만 자연재해가 매우 많아졌습니다. 지구의 기후변화로 인한 매우 강한 태풍이 일본에 피해를 주고, 매년 일본의 어딘가에서는 지진이 발생하는 등 자연재해가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조경분야 종사자들도 피해 복구에 어떻게 관여할 것인지 그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조경분야를 둘러싼 큰 이슈입니다.



일본의 조원학계 및 산업계의 구조가 궁금합니다.


조경분야 종사자들은 지금까지는 산업계에서 공원, 도시 녹지, 자연공원 등에서 일해 왔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도시가 콤팩트화되고 사회가 초고령화됨에 따라 세수가 줄어들어 지자체의 재정이 악화되고 그에 따라 공원을 위한 예산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법률을 개정했습니다. 앞으로는 다양한 민간업자에 대해 공원에서의 영업을 허가하고 그 대신 공원관리 등을 위한 경비를 지불하게 하는 등의 방법이 점차 도입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조경분야 종사자들도 종래와 같은 형태의 일만 할 수는 없게 됩니다. 그러면 새로운 형태의 일을 찾거나, 민간업자와 함께 하는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일이 없어지는 시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따라서 그러한 부분을 학회가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코토 요코하리 일본조원학회 회장


4차 산업혁명으로 신기술, 신산업들이 출현하고 있습니다. 일본 조경의 나아갈 방향은?


매우 어려운 주제입니다. 새로운 산업이 생겨나고 있는데다 속도까지 점점 빨라져 세상은 매우 빨리 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조경분야는 공원과 녹지를 조성하는데 오랜 시간을 들였습니다. 하지만 변화 속도가 더 빨라지면 조경분야가 본래 계획했던 시간 감각은 점차 커지게 될 것입니다. 시대의 변화속도를 조경분야에서 늦출 수 없다면, 세상의 빠른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는가가 중요해집니다. 그 속에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있습니다. 종래의 조경분야는 하나씩 고정해서 쌓아올리는 것을 전제로 해왔습니다. 예를 들어 일단 공원을 만들면 공원 이외의 것으로는 바뀌지 않도록 하여 100년이고 200년이고 공원으로 유지됩니다. 혹은 식재를 하면 10년, 20년, 30년, 40년에 걸쳐 완성시킵니다. 이제는 그런 종래의 작업들을 시대의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맞추어나가야 합니다. 즉 공원을 변화 불가능한 모습으로 조성하지 않고 주변 마을이 변화함에 따라 공원도 함께 바뀔 수 있게 하고, 식재도 50년에 걸쳐 완성하는 게 아니라 그보다 짧은 기간에 완성되도록 하는 등 잠정적으로 변화 가능하게 하는 것을 콘셉트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조경 분야에서의 일본과 한국의 관계에 대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한일 양국은 여러 가지 과제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한국도 초고령사회로 가는 중이고, 지금 대형 태풍이 한국으로 향할지도 모르는 상황인 것처럼 자연재해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처럼 양국의 공통과제에 대해 두 나라가 함께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계획을 세워서 대처해가야 할 것입니다. 사실 그런 문제들은 한일 양국만의 것이 아닙니다. 다른 나라들도 앞으로 초고령화나 자연재해 문제 등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한일 양국의 대처방법을 다른 나라에도 확산시켜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동영상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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