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작가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은 무엇일까?

영화 ‘플라워쇼’와 정원작가에 대한 이야기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9-03-19

김민주 울프하우스 대표, 김원희 정원 스타일리스트, 주례민 오랑쥬리 대표, 안기수 조경시공 에이원 소장, 정주현 조경사업자협동조합 봄 대표

(사)서울문예마당, (사)한국조경학회,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환경과조경이 주최, 스페이스락이 주관한 ‘한설문예마당 영상토크쇼’가 지난 15일(금) 스페이스락에서 개최됐다.

이날 상영된 영화 ‘플라워쇼’는 2015년 더블린국제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했으며 2016년 서울환경영화제 초청을 받은 작품은 작품으로 최연소 금메달 수상자인 메리 레이놀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창조적인 디자인과 좌절할 줄 모르는 성격을 무기로 메리는 귀족적이고 폐쇄적인 영국 첼시 플라워 쇼에서 우승하고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발돋움하기까지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을 가능케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날 영화를 감상한 다섯 명의 토론자는 주인공 메리 레이놀즈가 금메달을 수상한 요인에 대해 짚어보고 디자이너 혹은 작가로서 정원을 조성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주현 조경사업자협동조합 봄 대표는 “주인공 메리는 첼시 플라워쇼에 참가하기까지 닥쳤던 어려움들을 꿈에 대한 믿음, 사람에 대한 믿음, 식물에 대한 믿음으로 이겨냈다. 거기에 포기하지 않는 열정을 가지고 끝까지 갔기에 좋은 결실을 맺었다고 본다”며 ‘꿈’과 ‘믿음’과 ‘열정’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대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금메달을 2번이나 수상한 우리나라의 황지해 작가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했다. “메리 이상의 열정이나 꿈, 디테일을 가지고 있는 황지해 작가는 DMZ의 식생을 그대로 재현한 것으로 유럽에서 ‘황지해 플랜팅’이라는 스타일을 만들어낼 정도로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며 “우리 스스로의 역량이 뛰어나다. 우리도 꿈과 믿음과 열정이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안기수 조경시공 에이원 소장은 ‘진심’을 꼽았다. “열정과 자라온 배경의 영향이 크겠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사람의 마음을 얻었기 때문에 정원을 조성할 수 있었고,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주례민 오랑쥬리 대표는 “화가는 그림을 통해, 음악가는 음악을 통해 생각하는 바를 표현하고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것처럼, 정원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공감을 얻는 사람을 ‘작가’라고 한다면, 생각하는 바를 잘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후원자를 통해 많은 자본이 투자되면 완성도가 높은 정원을 만들 수 있지만, 감동이 크지 않은 정원들도 있다. 보수적이고 새로운 것들에 대해서 달가워하지 않는 영국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것은 결국 ‘작가의 표현력’”이라는 것이다.

김민주 울프하우스 대표는 메리의 정원에 사람들이 감동을 받은 이유에 대해 “식물을 소비하는 것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사람들의 내적 공허함을 메리가 아일랜드 야생이 살아있는 정원을 통해 채워주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전했다. “정원조성의 예산이 부족하다는 환경이 스토리와 사람과의 인연을 만들어내듯, 모든 것은 무에서부터 시작이 되고 불완전한 조건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들이 피어나며. 거기서부터 인연이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엮여나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원희 정원 스타일리스트는 정원작가와 한국정원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국 밖에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드러나듯 세계에 조성된 한국정원에서도 한국의 정체성이 드러나야 한다. 한국에 훌륭한 정원작가분들이 어떤 식으로든 한국정원을 풀이해내 세계 속 한국정원을 만들어내줬으면 한다”며 중국, 일본과 같이 그 나라의 감성이 느껴지는 정원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것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행사를 주최한 한승호 (사)서울문예마당 이사장은 “정원을 조성하는 기술만 있으면 기술자이다. 혼이 들어가야 작가가 된다”며 “주인공 메리처럼 신념을 가지고 용감하게 도전한다면 무언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승호 (사)서울문예마당 이사장(㈜한설그린 대표)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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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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