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인공지반녹화 등 도시녹화에 적합한 토양은?

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2019 정기총회 및 기술세미나’ 성료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9-03-20


정원이나 인공지반녹화 등 도시녹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식물 생육의 기반이 되는 ‘토양’일 것이다. 그렇다면 도시에서 식물생육에 적합한 토양은 어떤 토양일까?

(사)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회장 고영창)는 ‘2019 정기총회 및 기술세미나’를 19일(화) 서울 NPO지원센터에서 개최했다.

이날 기술세미나에서는 ‘정원식물의 삶과 토양’이라는 주제로 박상길 가천대 조경식물 생태연구실 외래연구원이 발제했다.

박 연구원은 도시에서 식재를 할 때 토양의 물리적 구조가 가장 중요하며, 이때 적합한 토양을 ‘가벼운 토양’이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가벼운 토양’이란 뿌리의 산소호흡 및 미생물 발달을 활성화하고, 투수성과 배수성이 좋은 ‘공극이 많은’ 토양이다.

국내의 토양학은 산림토양, 경작지토양에 관한 내용만 다룰 뿐, 정원토양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공기 25%, 수분 25%, 유기토양 2~5%, 무기토양 45~48%의 토양의 물리적 구조는 산림토양에 해당하는 내용일 뿐 도시토양과 맞지 않는다. ASLA(미국조경가협회)의 2013년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도시토양은 공기 10~20%, 수분 10~20%, 유기토양 1%, 무기토양 69~79%로 구성되어 식물생육에 있어 좋지 않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토양내 공극이 중요한 이유는 ‘뿌리의 호흡’에 있다. 뿌리와 뿌리 주변 2~3㎜의 근권에 살고 있는 미생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뿌리는 활성화된다. 식물관리의 성공여부는 식물의 지상부보다는 지하부에 있다. 뿌리가 좋아야 지상부가 좋아지기 때문에 뿌리와 미생물이 호흡할 수 있는 공기가 토양내 많이 분포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화분 안에서 뿌리가 화분 둘레를 따라 맴도는 이유도 뿌리가 물을 찾는 것이 아닌 공기를 찾는 것으로, 상대적으로 공기가 많은 바깥쪽으로 뻗어나가는 것이다.


박상길 가천대 조경식물 생태연구실 외래연구원

공극이 중요한 이유는 뿌리에게 필요한 수분을 공급하는데도 있다. 식물에게 유효한 수분은 흘러서 빠져나가는 중력수가 아닌 토양입자 사이 공극에 있는 모세관수이기 때문에 토양내 공극을 만힝 확보해 유효수분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식재기반은 어떻게 조성하는 것이 좋을까? 박 연구원은 “유효수분량의 유지와 공급을 위해 토양입자가 큰 자갈이나 모래가 상층, 고운 입자의 토양이 하층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갈을 바닥에 깔아도 물의 표면장력으로 인해 배수가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원예가 Joseph Tychonievich도 그의 저서 「Rock Gardening」을 통해 “배수를 좋게 하기 위해 화분의 바닥에 자갈을 깔라고 말하는 것은 오랜 세월 반복된 내용이지만 완전히 잘못된 조언이다. 물은 작은 공극에서 큰 공극으로 쉽게 이동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앞으로 가뭄과 폭염 등 기후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내건성 식물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건성 식물이 구조적으로 잘 적응하게 하기 위해서는 배수가 잘 되어야 하고, 토심이 깊어야 하며, 척박한 토양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내건성식물이 견디는 힘은 깊이 내려간 뿌리에 있으며, 척박한 토양에서 뿌리가 더욱 깊게 뻗을 수 있다. 물론 토양내 공기가 많아야 한다.

박 연구원은 “정원식물을 농작물처럼 키우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정원식물은 비대해지고 웃자라는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잘 자라야 한다”며 “이제는 정원식물의 다양성과 그게 맞는 토양의 다양성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고, 국내 정원토양학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영창 (사)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회장



2부 정기총회에서는 2018년 사업보고 및 결산, 감사보고, 2019년도 사업 및 예산계획에 대해 다루었다.

협회는 올해 5월 독일 ZinCo사 부사장의 인공지반에 관한 강연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7~8월 중에도 벽면녹화, 토양문제, 기후변화대책 등에 대한 주제로 집중세미나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기술분과위원회’를 두어 다양한 현안에 대응할 계획이며, 서울시, 경기도, 환경시민단체 등과 연계해 인공지반녹화정책을 발굴하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제10회 인공지반녹화대상 개최, 회원사 관리 내실화 등을 사업계획으로 두고 있다.

아울러 신임 총무이사도 추대됐다. 제상우 (주)한국그린인프라연구소 부사장과 이태호 (주)기브앤 대표이다.

고영창 (사)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회장은 “인공지반녹화는 도심의 열섬화 현상, 지구온난화, 미세먼지 등 현안에 대응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다. 벽면녹화, 수직정원 등에 대한 사회적으로 필요가 절실해지고 있는 시기에 협회가 잘 대처해나가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이다. 많은 관심과 후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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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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