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정원 ‘소쇄원’ 낯설게 산책하기

[전시·문화] ‘한국의 정원 展 _ 소쇄원 낯설게 산책하기’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
라펜트l김지혜 기자l기사입력2019-04-25

유니트 폼(ART PLAN) '바이오필리아'

왜 소쇄원이 한국의 정원으로서의 대표성을 지닐까? 

크리에이티브 팀 ‘올댓가든(ALL THAT GARDEN)’이 주관하는 ‘한국의 정원 展 _ 소쇄원 낯설게 산책하기’가 오는 5월 19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 제1,2 전시관에서 개최됐다. 

이번 전시는 소쇄원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소개한다. 무성한 잡초, 거친 돌부리, 흙길에 거칠고 투박하게 쌓여있는 석축들과 담장, 울퉁불퉁한 바위를 타고 흐르는 계류,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두 개의 건물 등 누군가는 낯설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이에 전시는 이와 같은 독특한 감각, 즉 원래 있던 계류와 지형을 활용한 공간의 자연스러움을 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도시 생활자의 증가, 아파트 위주의 거주 형태에 따라 어느 새 익숙한 듯 생경한 곳이 되어버린 한국의 정원을 새로운 시각과 표현 방법으로 보여준다. 

프롤로그 ‘소쇄원, 낯설게 산책하기’부터 시작되는 전시는 섹션 1 ‘일상으로부터 달아나기’, 섹션 2 ‘따뜻한 기억에 더 가까워지는 순간’, 섹션 3 ’조금 특별한 상상을 허락한다면’, 섹션 4 ’같이 산책할까요?’로 전개되며, 에필로그 ‘낯설게 산책한 정원’으로 마무리된다.

‘섹션 1, 일상으로부터 달아나기’에서는 대숲을 끼고 걸으면서 바람에 흔들리는 댓잎소리, 좁은 냇물, 물 위의 떠있는 오리까지 조화로운 소리를 청취한다. 전시를 관람하는 ‘산책자’는 도심에서 서서히 달아나고 있다. 

서울대학교 인간환경연디자인연구실의 ‘소쇄원, 한국정원의 미학을 찾아서’는 소쇄원을 통해 한국 전통정원을 재발견하고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설명한다. 한국 전통정원이 담고 있는 미학은 단순 시각적인 것을 넘어서 보이지 않는 것을 포함한다. 그리고 이 모든 미학은 소쇄원에 담겨있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의 ‘소쇄원의 풀과 나무’는 가장 대중적인 전통정원인 소쇄원을 과거와 현재의 식물을 통해 새롭게 재조명하고, 소쇄원 역사를 관통해 그 안에 담긴 식물의 역할을 다뤘다. 


서울대학교 인간환경디자인연구실 '소쇄원, 한국정원의 미학을 찾아서'

서울대학교 인간환경디자인연구실 '소쇄원, 한국정원의 미학을 찾아서'

산림청 국립수목원 '소쇄원의 풀과 나무'

‘섹션2, 따뜻한 기억에 더 가까워지는 순간’에서 전시는 따뜻한 날에 더 산책하기 좋은 지점을 집 근처 공원에서도 찾아보라고 권한다. 꿈정의 ‘소쇄원 눈으로 찍기’는 소쇄원의 풍경을 온전하고 편안한 이미지의 사진으로 기록한 작품이다. 반면 오디너리피플의 ‘몽타주’는 실재하는 소쇄원을 경험하지 않고 오직 리서치를 통해서 모은 자료들을 바탕으로 소쇄원을 그래픽으로 표현했다. 자료를 해석하고 결합해 상상속 소쇄원을 창조했다. 


꿈정(정원기록가) '소쇄원 눈으로 찍기'

오디너리피플(GRAPHIC DESIGN) '몽타주'

오디너리피플(GRAPHIC DESIGN) '몽타주'

‘섹션3, 조금 특별한 상상을 허락한다면’에서 박한샘의 ‘소쇄원, 해와 달의 時’는 500년이라는 소쇄원의 겹쳐진 시공간에서 관람객이 쉽게 접하지 못한 것들에 관한 내용을 비주얼 아트로 나타내었다. 작가는 장기간 소쇄원 머물면서 소쇄원의 일출과 일몰, 그리고 달빛에 비쳐지는 원림을 경험하였다. 이를 통해 선조들이 느꼈을 법한 감각들을 공유했고, 눈부시게 빛났던 몇몇 순간들을 관람객에게 펼쳐 보이고자 한다.


박한샘(VISUAL ARTS) '소쇄원, 해와 달의 時'

‘섹션4, 같이 산책할까요?’에서 송계영의 ‘환영의 공간’은 약 500여 년 동안 소쇄원이라는 공간이 품고 있었던 환경적, 심리적, 상징적 의미를 되새기며 소쇄원에 대한 작가의 환영적 의원을 재현했다. 관람자는 빛과 그림자로 연출되는 긴 터널을 지나면서 심리적 변화를 감지하고, 환영적 공간에 대한 상상이 가능해진다. 


송계영(FIBER ARTS) '환영의 공간'

송계영(FIBER ARTS) '환영의 공간'

스무스유(LANDSCAPE DESIGN) '격물치지(사물의 이치를 구명하여 자기의 지식을 확고하게 함)'

이번 전시를 기획한 올댓가든측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기획을 통해 한국 정원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우리 것을 정확히 이해함으로써 문화적 자부심을 고취하는 데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윤규상 총감독은 “한국의 정원전은 소쇄원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을 각각의 방법으로 표현한 장르별 활동가들의 기록이다.”라며 “정원이라는 단어를 접하면 다소 인공적으로 구획되고 정돈된 장소만 머릿속으로 그려왔던 관객들은 소쇄원을 ‘낯설게 산책’함으로써 정원, 그리고 자연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크리에이티브 팀 ‘올댓가든(ALL THAT GARDEN)’은 동양화, 인간환경디자인연구, 영상예술, 공간연출, 설치작품, 그래픽디자인, 사진, 공예, 에세이, 소리, 향기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들이 모여 구성됐다. 우리의 정원문화가 가진 독자성과 아름다움, 철학적 의미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 위해 조선 중기 대표적 정원인 ‘소쇄원’을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표현했다.





글·사진 _ 김지혜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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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6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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