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 (주)CA조경기술사사무소 소장

"남들과 다른 설계는 실천적 경험 없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우직하게 새로움을 갈망하는 태도로 일상을 바라보고 경험하며, 자신을 쌓아가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2019 조경이상 특별강연 시리즈'의 두 번째 특강이 지난 3일(금)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예술디자인대학에서 열렸다. 2회 차인 이번 특강은 조용준 ㈜CA조경기술사사무소 소장이 '일상과 이상'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조경설계 이야기를 소개하고, 질의응답 하는 시간을 가졌다.

조경설계가로서 '새로움을 추구하는 태도'를 강조한 그는 "합리적으로 디자인을 하면 결과물이 평범해진다. 켄타우로스(반인반수)처럼 서로 상관없는 것들을 엮으면 되게 독특한 것이 나온다"며 평범함에서 벗어난 디자인에 대한 예를 들었다.

옥상조경 프로젝트였던 'Vascular plant(식물정화공장) 프로젝트'에서는 ‘마티니 글라스’의 형태와 강과 바다가 수증기가 되었다가 다시 지상에 내리는 지구의 대기순환시스템, 그리고 옥상조경공법을 연계한 디자인을 탄생시켰다. 마티니잔 형태의 건축물에는 실제로 물이 순환하며 옥상의 식생을 살리는 대기순환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이다.

'2019 서울형 저이용 도시공간 혁신 아이디어 공모' 대상작인 작품 'DUST CAPTURE'도 마찬가지다. 거미줄을 이용하여 먹이를 잡는 거미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거미를 닮은 여러 개의 다리를 가진 기본 구조물이 단절된 동선을 연결하고, 거미줄로 먹이를 잡듯 미세먼지를 잡아 공기를 정화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그는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Vascular plant(식물정화공장) 프로젝트 / 조용준 제공

2019 서울형 저이용 도시공간 혁신 아이디어 공모 대상작 'DUST CAPTURE' / 조용준 제공

기존 표현방식에 대한 의문점과 타 분야 디자인방식에 호기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그는 "조경가뿐만 아니라 건축가들의 표현방식을 탐구하여 그 방식을 내 것으로 만들었다"며, 표현방식을 확장시켜 자신만의 디자인 방식을 만들어 나가는 태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나아가 설계철학을 형성하는 것에 대해서는 "유명한 작가들이나 대가들처럼 자신만의 설계철학을 갖는 것은 실제적인 경험 없이 단순히 누군가의 설계철학을 차용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이는 자신을 쌓아가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또한 "대상지에 무언가 어색하고 부족해 보인다는 이유로 필요 이상의 디자인을 더 하는 것보다 필요한 요소들만 남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공간을 디자인하는 과정 중에 주의할 점에 대해서도 짚었다.

해외에서의 설계 경험과 실무에 대한 팁도 공유했다.

해외 취업시절, 외국인 팀원들과의 의사소통은 국내와 해외의 업무 프로세스가 비슷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쌓은 실무경력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또한 서로 언어가 다르더라도 실력만 충분하다면 언어의 장벽을 뛰어 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클라이언트를 설득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설계한 공간이 클라이언트에게 어떤 방식으로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좋다며, 충분히 상대방에 입장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용준 소장은 "일상과 이상은 숫자 1의 차이인 것 같다. 일상이라는 순간에 집중하고 즐기다 보면, 결국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2019 조경이상 특별강연 시리즈' 세 번째 강연은 오는 31일(금) 오전 10시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예술디자인대학 A&D홀에서 백종현 HEA / 자연감각 대표가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