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필릭시티, 조경 ‘변화’가 아닌 ‘전환’을 이루어야 할 때″

[인터뷰] 김정곤 한국바이오텍경관도시학회 회장
라펜트l정남수 기자, 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9-07-03
미세먼지와 스마트시티가 화두다. 올 봄 수도권에서는 처음으로 일주일 연속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또한 오는 6월 국토교통부는 30만㎡ 이상으로 제한했던 스마트도시 건설사업 규모 규정을 삭제, 민간 사업자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스마트시티법을 일부 개정 하는 등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도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까? 올해 제2대 회장으로 새롭게 임명된 김정곤 (사)한국바이오텍경관학회장을 만나 해답을 들어보자.


김정곤 (사)한국바이오텍경관도시학회 회장


한국바이오텍경관도시학회 회장으로 임명되셨다. 소개와 소감 부탁드린다.

한국바이오택경관도시학회(KABLU)는 짧은 기간이지만 국내 대표적인 온라인 학회로서 풍부한 현장경험과 지식을 쌓아온 기업인 그룹 동기 이사와 산·학·연 그룹으로 구성된 상임이사를 제외한 그 외에 모든 회원들에게는 입회비나 연회비 없이 운영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저희 학회는 시간과 공간적 장애를 해결하기 위해 이사회 등 중요 회의와 안건처리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학회지, 학술대회, 포럼 등 모든 자료와 정보도 홈페이지를 통해 모든 회원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포럼은 주로 국내외적 이슈, 패러다임, 제도, 미래의 도시를 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 동안 학회를 창립하여 이끌어 오신 조세환 전 학회장님과 실무적 경험, 학술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도시계획과 환경계획이 상호 연계될 수 있도록 융·복합의 학회로서 발전시키고자 한다. 

올해부터는 국경을 초월한 도시 4.0시대에 대표적 온라인 학회로서 국제적 학회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들의 온라인 세미나 형식(실시간 해외 전문가 동영상 주제발표, Webina 등)으로 지식을 공유하고자 한다. 학술대회도 온라인 실시간 행사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제2기 임원진에 각 국가별 전문가 네트워크를 담당할 해외 학술담당 이사를 새로 구성하고 있다.

그동안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내 대표적인 융복합의 한국바이오텍경관도시학회의 신임 회장으로서 조경과 도시가 공존하는 학회로서 ‘Green Transformation(그린전환)’뿐만 아니라 ‘Urban Transform(도시전환)’을 이끌고 확산하기 위해 유사 관련학회, 기관, 연구단 등과 협업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앞으로 학회의 재정과 운영의 책임을 함께하고 있는 전문경영인 중심의 등기이사와 상임이사님과 전문가 그룹과 함께 모든 회원들에게 국내·외 현장과 이론을 동시에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학회로써 발전시키고자 한다.


그동안 걸어오신 길이 궁금하다.

그동안 도시문제 해결을 위해 현장 중심의 기술 및 모델 개발을 위해 연구자로서 연구해왔으며, 또한 도시계획 및 설계전문가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했다.

70년 말부터 시작된 도시안전을 위협했던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 중 하나로 80년대 말부터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 가장 이슈가 되었던 생태도시가 등장했다. 이 분야 관심이 계기가 되어 독일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독일에서는 건축과 토목, 공간과 환경이 같이 운영되는 곳으로, 환경이나 교통은 토목가와 같이 작업하고, 단지계획이나 건축물은 건축가와 작업했다. 도시 환경문제나 토양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생태뿐만이 아닌 토목과 도시계획에 대한 내용이 필요하다. 

‘도시생태학’을 공부하면서 생태도시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일반 생태학과는 다른 개념으로, 이미 인간이 자연을 해쳐버린 곳에서의 생태계를 방관할 것인가,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도록 둘 것인가, 어느 정도 생태적인 복원을 할 것인가가 생태도시의 출발점이다. 한국에서는 생태도시 구현이 조금 어렵다. 생태도시에 대한 인식이 자연주의 마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생태계 시스템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옹벽이 무너지는 이유는 단순히 홍수가 일어났기 때문이 아니다. 지하수는 땅을 절단하면 방향을 바꾸는 성질이 있다.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것이다. 옹벽이 무너지는 이유가 한 가지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어떤 문제의 대해서 그 문제의 대한 하나의 점만을 보려고 한다. 하지만 도시공간을 볼 때는 전체를 보는 관점으로 바라 봐야한다. 그리고 그 전체를 보는 방법은 항상 생태계시스템을 염두 해두는 것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생태도시가 구축된 해외의 현장을 직접 보고 배워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한 지원금 제도도 마련되었으면 한다.

독일 유학 16년, LH연구원에 17년, 그리고 SH에 온지 3개월 정도 됐다. 지속가능한 도시, 에너지 저감도시, 저탄소 도시, 기후적응도시, 도시 리질리언스 등을 전문분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SH에서 하고 있는 과업은 스마트사업단장으로서 제대로 방향성 잡힌 스마트시티를 마스터플랜을 통해 구현해 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스마트시티란,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고 에너지와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하는 도시를 말한다. 하지만 지금의 스마트 시티 분야는 도시의 문제나 주민의 생각은 고려되지 않고 그저 기술들이 종합적으로 적용된 기술을 위한 도시를 만들려고 한다. 도시계획의 핵심은 ‘사람이 살기 좋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좋은 신기술이 적용 되더라도 도시에서 생활하게 될 사람들의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스마트 시티의 좋은 예가 ‘서울 강서구 마곡동’이다. 스마트시티모델의 시작점으로 마곡은 최고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 90년대에 도시계획의 유행 키워드가 ‘work on the park’이였다. ‘공원에서 일을 한다’라는 뜻인데, 실제로 마곡은 녹지와 식물로 두른 공간에 첨단산업이 있고 그로 인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그 주변으로 주거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국회 지자체 등에서 ‘도시 내 공간유형과 특성을 고려한 미세먼지 저감 방안’이라는 주제로 도시 구성요소, 자연 및 기후적 조건, 공간구조 및 배치 형태에 따른 미세먼지 저감 도시 모델과 저감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도시문제는 점점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피해와 스트레스가 오히려 도시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에 봉착하고 있다는 점이 최근의 이슈이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도시 내 미세먼지 문제이다.

미세먼지특별법이 마련되고 언론에 보도되면서 미세먼지는 더 이상 스트레스가 아닌 우리생활을 위협하는 요소로 인식됐고, 도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연구가 시급하게 추진됐다. 그러나 매일 벌어지는 미세먼지에 대한 정치권, 분야별 전문가 집단의 논란과 논의는 우리에게 희망보다는 혼란과 불안을 야기하는 상황에서 도시계획 및 설계 전문가로서 문제해결을 찾기 위해 연구에 착수했다.

미세먼지 때문에 아기엄마들은 약속장소를 계속 바꾼다. 어플이나 인터넷 등으로 제공되는 미세먼지 정보가 어디에서 왔는지 정확하지 않기에 직접 측정기를 구입해 자가측정 후 장소를 바꾼다는 것이다. 이것은 심각한 일이다. 이번 연구는 국가나 지방정부가 추진하는 미세먼지 대응책과 달리 도시설계적 관점에서 도시 내 생활권 중심 미세먼지 문제에 연구를 집중했다. 우리가 매일 생활하고 있는 생활권내에 미세먼지는 어떤 특성을 가지고, 어떤 직접적인 영향을 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연구의 시작이었다. 

도시 내 생활권은 장소마다 매우 상이한 공간유형이지만 취약계층이 주거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측정, 저감기술 조사, 해외사례 등 조사 분석을 실시한 후, 도시 내 생활권이라는 공간유형에 따른 미세먼지 발생과 영향을 3가지 특성에서 찾았다. 도시 구성요소, 자연 및 기후적 조건, 공간구조 및 배치 형태에 따른 미세먼지 저감방안을 모색한 후 이를 반영하기 위한 도시설계적 도시 모델을 제시했다.

미세먼지 측정기를 설치해 연구한 결과 가장 피해를 받는 곳이 ‘아파트입구’와 ‘버스정류장’이었다. 2차 미세먼지의 주범인 질소산화물은 디젤차에서 많이 나오며 특히 저속일 때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신호가 많거나 잠시 정차해 대기하는 곳에서 독성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되는 것이다.

당시 우리 연구진은 우선적으로 질소산화물이 많이 배출되는 도로를 기점으로 미세먼지를 측정했다. 사용한 측정기는 미세먼지와 함께 바람에 대한 측정값이 도출되는데, 조그만 바람에도 미세먼지 농도값이 상이하게 측정되더라. 도로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작은 바람에도 쉽게 도로를 벗어나 인도로, 주거단지로 확산된다는 것이다. 미세먼지는 지면에서의 높이나 일기에 따라 받는 영향도 크다. 오후 1시~2시 사이에 미세먼지가 가장 많이 떠오른다. 그렇기에 미세먼지 측정을 도로마다 시행하고 더 이상 확산되지 않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도시 내 미세먼지 저감방안 연구를 통해 식생들이 도시 내 미세먼지 흡착·흡수를 통해 기대 이상의 저감효가를 확인하면서 도시 그린인프라에 대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기능을 기술과 디자인을 통해 찾아야 한다는 중요한 답을 찾은 것은 값진 결과였다. 이제 우리는 그 동안 간과했던 ‘그린인프라’의 구성요소에 대한 기능과 역할, 그리고 도시 설계적, 생태적 관점에서 전환이 요구된다.  

최근 제4의 자연도시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바이오필릭 시티(Biophilic City)’라는 개념에서 하나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생명이 있는 도시’라는 뜻의 바이오필릭 시티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예로 이탈리아 설계회사 Stefano Boeri Architetti가 설계한 중국 류저우시에 위치한 ‘Forest City’, 우리나라에 최초로 ‘Biophilic Design’개념이 도입된 UNStudio에서 설계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볼 수 있는 나무 의자에 화분을 걸어놓는다거나 카페나 상업공간에 식물로 인테리어를 하는 등 실내외에 식물을 이용한 사례를 들 수 있다. 미세먼지문제 또한 그린인프라의 개념을 넘어 ‘바이오필릭 시티’로 구현한다면 해결할 수 있다.

앞으로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제가 맡고 있는 스마트사업단과 미세먼지추진대책단에서 보다 구체적인 그린인프라 기능과 스마트기술을 발전시켜 도시 내 생활권에서 미세먼지로부터 피해를 줄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 스마트사업단, 미세먼지대책추진단 단장으로서 도시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실 것 같다. 바이오텍경관도시학회는 여러 분야의 융·복합적 성격이 강한데, 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미래도시의 청사진이 있다면?

미래의 도시는 오늘날의 도시보다 더 정확하게 진단하고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도시 회복탄력성(Urban Resilience)을 향상시켜 지속가능성을 실현시킬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한다. 예를 들어 현재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스마트시티’와 ‘도시재생’을 연계해 생각해 본다면, 영국 건축가 프라이스 교수가 우려했듯이 최근 스마트시티를 추구하는 사례들을 보면 기술은 모든 도시문제를 해결한다고 하지만 도시의 문제가 무엇인지애 대한 질문이 없는 경우이다. 아치 도시를 위한 기술이 아니라 기술을 위한 도시’를 만들려는 것이다. 스마트시티는 기술기반 도시이며, 효율을 극대화하여 미래 도시를 만들어 가는데 커다란 기여를 할 수 있는 수단이자 도구이다.

도시문제는 도시 마다 매우 다양하다. 예로 도시재생은 도시의 ‘성장과 축소’의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 고밀도의 성장도시에서는 자연재해나 대기오염 등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매우 높게 나타난다. 또한 축소 되어가는 도시에서는 도시공간구조가 파편화되어 가면서 공간적 삶의 질이 악화되어 도시 기능이 마비되어 간다.

때문에 도시문제는 동일한 스트레스와 위협에도 그 피해의 정도가 상이하다. 미래도시는 단순히 최고의 기술이 조합된 플랫폼이 아니라 해당 도시의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도시 회복탄력성(Urban Resilience)을 높일 수 있는 모델이 되어야만 한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21세기 전원도시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도시인구는 세계적으로 75%에 이르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일부는 대도시에 집중되어있다. 때문에 자연재해 등으로부터 인명피해가 도시에 더욱 증가되고 있으며, 쇠퇴되어가는 도시에서는 파편화되어가는 도시공간구조의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도 이와 다를 것이 없다. 이에 조경과 도시는 단순히 ‘변화’가 아닌 ‘전환’이 필요하다. 미래도시는 ‘Green transformation’을 이루어 공간의 미관을 위했던 조경, 도시설계 기반의 도시경관이 아닌 그린이 중심이 되어 상실되어가는 생명력과 생태계서비스 향상을 이루어야 한다. 유럽은 이미 도시계획 현상설계 공모전을 실시하기 전에  조경현상공모를 실시한다. 도시계획 전에 녹지계획을 먼저 수립한다는 것은 과거 도시 공간구조 축이 도로에서 녹지체계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도시와 그린의 전환시대에 바이오택경관도시 학회는 그린인프라를 바이오필릭 도시 디자인으로 발전시키고, 도시의 회복탄력성을 저하시키는 미세먼지 문제, 폭염 등의 기후변화 문제들로부터 안전한 도시를 위해 다양한 전문가들과 함께 미래세대를 위한 미래도시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린다.

장소나 시간의 장애가 없이 언제든 학회의 구성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온라인 학회로서 앞으로 실무와 학계 전문가 그룹에서 시민, NGO 등 다양한 계층, 다양한 인종이 모두가 경험과 지식으로 공유하는 공유 플랫폼 학회가 되고자 한다. 우리의 가장 우선적인 가치는 도시와 자연이 함께하는 것이며, 그 다음 시민과 NGO와 함께, 그리고 국내외 전문가, 정책가와 함께 미래 도시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글·사진 _ 정남수 기자  ·  라펜트
다른기사 보기
mdos3958@naver.com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다른기사 보기
jj870904@nate.com

네티즌 공감 (0)

의견쓰기

가장많이본뉴스최근주요뉴스

  • 전체
  • 종합일반
  • 동정일정
  • 교육문화예술

인기통합정보

  • 기획연재
  • 설계공모프로젝트
  • 인터뷰취재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