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스마트한 조경으로 이전과 다른 도시 기대″

[인터뷰] 정수미 LH 도시경관단장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0-01-29
3기 신도시가 뜨거운 감자다, LH는 도시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본부를 스마트도시본부로 명명할 만큼 스마트도시에 대한 큰 비전을 갖고 있는 만큼 새로운 도시에 대한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 조경을 담당하고 있는 도시경관단 역시 지난해 말 총괄조경가제도(MLA)를 도입하기도 했으며, LH스마트공원 설계공모나 스마트유지관리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스마스공원시설물 공모도 실시할 계획이다. 정수미 도시경관단장은 “LH가 추구하고자 하는 스마트공원의 큰 줄기는 스마트기술 도입으로 공원의 본질이 약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수미 LH 도시경관단 단장


2020년부터 새롭게 도시경관단을 이끌어가시게 되셨습니다. 조경 최대 발주처로서 어깨가 무거우실 것 같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포부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매년 신입직원 채용으로 이제는 LH 조경직원이 200여명을 넘어섰지만, 2020년에도 5000억 원에 가까운 조경 설계 및 공사 발주와 공사 수행으로 여전히 바쁜 한해가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지역본부와 사업본부 현장에서 묵묵히 고생하는 직원들의 노고가 큽니다. 올해는 지역본부와 현장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임으로써 소통창구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역대 도시경관단장님들처럼 조경 관련 학회, 협회 등과의 활발한 교류를 바탕으로 조경계의 발전 방안을 같이 논의하는 중심에 LH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단장님께서 그동안 걸어오신 길이 궁금합니다.

저는 한국토지공사에 입사해 사회 초년생 시절에 1기 신도시(일산) 대규모 현장에 투입돼 4년을 현장감독 생활을 했습니다. 본부장을 역임하시고 지금은 LH토지주택대학교 교수로 계시는 김선미 교수님은 분당신도시, 저는 일산신도시로 발령을 받았던 1992년 1월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여직원을 현장에 선제적으로 투입한 파격 인사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대학졸업과 동시에 지방에서 올라와 본사 서울생활 1년차였는데 적응기간도 지나기 전에 개발되지 않은 일산의 허허벌판을 달리는 버스안에서 막막하기만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돌이켜보면 그것이 전화위복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공사 최초 여성감독으로서 EBS의 직업 소개를 하는 TV프로그램 출연이라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고, 대규모 현장이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협업을 하면서 인생의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힘든 현장에서 좋은 동료들과 고락을 같이하면서 맺은 인연이 지금까지 회사생활을 해나가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후에도 상황에 따라 조경 업무외에도 후보지 발굴 업무, 정부정책개발업무 등 다양한 업무기회를 부여받았고, LH로 통합된 후에는 주택조경부서에서 아파트 조경설계 업무도 하게 되었습니다. LH의 조경직은 조경전문가로서 역할이 우선되어야하겠지만, 부장급 이상이 되면 전공분야 부장 역할을 부여 받는 게 아니라 단지사업부장 등 토목, 도시계획, 전기, 기계 등 여러 공종을 아우르는 역할을 수행해야 함에 따라 조경 후배들에게도 기회가 있으면 다양한 업무를 접해보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기억이 나는 것은, 일산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본사로 온 뒤에 원주단관지구 택지개발사업 조경설계업무를 수행했던 때입니다. 당시 해당 택지지구 내 박경리 선생님이 사시던 집이 있어 집 주변을 공원화해 역사적 가치를 더하자는 의미에서 ‘박경리문학공원’이 탄생하게 됐습니다. 실시설계를 하면서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다 읽고 소설 속에 나오는 평사리 마당이나 만주벌판을 상징하는 공간이나 시설물 설계 등 소설 내용을 담아낸 공원을 설계하였습니다. 이후 여행사에서 주제여행의 테마로 박경리문학공원을 답사하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와 설계감독자로서 설명을 하기도 했습니다. 공원 관람을 목적으로 먼 곳까지 여행 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가치 있는 조경공간 조성에 대한 중요성을 새삼 느꼈었습니다.


올해 도시경관단이 추진하는 사업계획 및 발주물량은?

2020년 도시경관단은 사회환경 변화, 기술혁신 발전, 주민참여 확대, 기업의 사회적 가치 확산 등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업무방향을 설정하고 추진할 계획입니다. 2020년 예상되는 발주물량은 용역설계 70억 규모, 공사발주 4800억 규모인데 아직 사업계획 미확정 상태이므로 2월경에 정확하게 확정 후 공지할 예정입니다.

도시는 멈춰있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기 때문에 3기 신도시를 지속가능한 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그린인프라를 어떤 지표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도시의 특색 없는 경관을 개선하기 위한 특화경관 디자인, 아동이 행복한 도시 조성을 위한 아동참여방안 마련 등을 추진할 계획이며, 스마트시티 조성을 위해 공원분야에서도 스마트공원시설 공모, 스마트 유지관리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입니다.

특히 스마트 유지관리시스템은 용역을 통해 재작년에 매뉴얼을 만들었고, 작년에는 시스템을 구축, 올해는 활용해서 어떻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느냐에 대한 내용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스마트 유지관리시스템은 프로그램을 통해 수목의 이력을 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수목의 내역을 스마트기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하자신고도 간편합니다. 신고를 통해 들어온 내용을 담당자가 확인 후 하자여부를 판단하고 검수 후 감독에게 승인받는 절차입니다. 예전처럼 사진을 뽑아서 서명하고 일지를 쓰는 과정들이 없기에 업무의 간편화, 감독업무 경감, 빠른 대응조치가 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력이 데이터화되기 때문에 통계가 가능해져 대응방안 마련도 용이할 것입니다. 작년에 구축된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한 지구에 적용해본 후 수정을 거쳐 연말쯤 확대할 예정입니다.

시민참여확대방안으로는 LH가든쇼 추진, 사회적 기업과 협업을 통한 지속가능한 도시농업 도입방안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또는 사회공헌사업 계속사업으로 LH Green Academy를 통해 시민생태안내자 양성 등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예정입니다.


3기 신도시가 뜨거운 감자입니다. LH는 총괄조경가제도(MLA)를 도입하기도 했으며, LH스마트공원 브랜드인 ‘Park On’의 확산을 위해 스마트앵커공원 설계공모도 실시하고 했습니다. LH의 스마트시티 조경에 대한 청사진이 궁금합니다.

LH가 사업추진중인 세종행복도시 내 5-1생활권이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로 선정되어 ‘사람 중심’ 도시가치를 지닌 스마트도시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올해 개발계획 수립 및 실시계획 승인을 목표로 사업추진 중입니다.

도시경관단에서는 세종5-1생활권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의 성공적 조성을 대비해 스마트공원에 대한 개념정리와 어떠한 스마트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에 대해 정립해왔습니다. 단순히 몇몇 스마트시설물을 공원에 도입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첨단의 스마트기술을 공원에 도입해 이용자의 공원 체험 증진과 효율적인 공원 운영, 특히 당면한 사회 및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공원 만들기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스마트공원 조성사례가 많지 않고, 대부분이 기존 공원에 스마트시설 및 서비스가 덧붙여진 형태였기 때문에 어떤 방향, 혹은 어떤 형태로 스마트공원을 추진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만 울산다운2지구 스마트앵커공원 설계공모에서 LH가 추구하고자 하는 내용의 큰 줄기는 스마트기술 도입으로 공원의 본질이 약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세부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가뭄, 고온 등 이상기후에 대응한 수목관리 등에 스마트기술을 도입하는 것
2. 스마트기술이 적용된 시설물 및 공원 이용에 따른 스마트 보상프로그램 등을 도입해 이용의 편리와 재미를 더해 공원이용을 활성화함으로써 주민 건강화 사회 활력을 높이는 것
3. 조경과 정보통신과의 협업을 통해 보다 편리한 이용과 미래 확장성을 가질 수 있도록 공원 정보통신(인터넷)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
울산다운2지구를 스마트공원의 앵커로 삼아 세종5-1생활권 및 전 사업지구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올해는 다양한 스마트 공원시설물의 공모를 통해 관련 산업의 관심과 저변을 확대하고 발전을 견인하고자 합니다.

차별화된 3기 신도시 조성을 위해 총괄조경가(MLA)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기존에는 도시계획분야에서 토지이용계획을 선 수립함으로써, 공원의 위치와 규모가 정해진 다음 조경 전문가가  조경공간에 국한해 설계를 시행한 반면, 이제는 조경계획·설계 등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외부 조경 전문가로 구성된 MLA가 토지이용계획수립 단계에서 경관·도시·건축·교통·환경·조경 부문간 계획을 연계함으로써 보다 유효한 그린인프라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간혹 사업성 측면에서 타 분야 전문가와 의견이 상충되기도 하지만 MLA에서 원활하게 조율하는 역할을 해주심으로써 이전 도시와는 다른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마트공원을 조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스마트 도시관리를 위한 사업도 진행 중입니다. 공원플랫폼을 올 5월 세종에서 개통할 예정입니다. 세종행복도시 중앙공원의 축구장, 야구장, 테니스장 등 체육시설물을 앱을 통해 예약, 이용, 강습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의 기반이 될 수 있는 공원관련 플랫폼입니다. 공사가 처음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향후 공원과 관련한 콘텐츠를 확대해 보다 편리한 도시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나갈 예정입니다.

스마트도시, 스마트공원이 아직까지는 낯설지만 지금의 스마트폰처럼 당연한 것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올해는 스마트시설 공모도 추진해 스마트조경을 개발하시는 분들에게 힘이 되고자 합니다. 저희의 노력이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 및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도시경관단 처 승격은 조경인들이 바라는 일 중 하나입니다. 전망은?

2019년도에는 도시경관단이 2개의 부에서 1개부를 신설해 3개부가 되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이로써 ‘도시조경계획부’, ‘도시조경설계부’, ‘도시경관부’ 3개 부서가 조경업무를 담당하게 됩니다. 이는 조경설계, 공사발주 물량증가 및 장기미집행공원 특례사업 인허가 및 설계물량 추가 등 업무량 증가 등을 사유로 지속적으로 조직관리부서와 협의를 통해 이루어낸 결과입니다. 부가 신설됨에 따라 LH내에서 부서에 거는 기대가 큰 만큼 전 부서원이 성과를 창출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하고, 외부적으로도 LH 조경의 위상을 강화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해냄으로써 처 단위로 승격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니 조경계에서도 힘을 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올해 채용계획과 LH입사를 지원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매년 채용이 있었던 만큼 올해도 채용계획을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전년도에 2차례 채용이 있었으나 올해는 1회에 한해 채용할 것 같습니다.

LH 입사를 희망하시는 분들은 면접에서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경험을 너무 과대 포장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스펙쌓기의 일환으로 다양한 경험들을 어필하시고, 간혹 부풀려서 이야기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꼬리물기 질문을 하다보면 다 드러납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경험을 했느냐가 아니라 작은 경험일지라도 최선을 다했던 상황을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느낀 바를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장감독, 단지조경설계, 정부정책개발, 인허가, 지역종합개발 등 다양한 경험을 하시면서 느끼신 바를 통해 해주실 조언이 있다면?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융복합의 시대입니다. 스마트공원을 만들려면 조경과 함께 통신, 전기와 협업도 필요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도 필요합니다. 사업시행자 위주의 일방적 도시 조성이 아닌 주민이 사업 전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주민과 함께 도시를 만들어야 합니다. 경쟁력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서로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모든 과정의 기본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시작됩니다. 각자가 서로 win-win할 수 있어야 진행되고 성과가 나타납니다. 항상 서로 관심을 가지고 신뢰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관계가 유지될 때 진심이 통하는 것은 만고의 진리인 듯합니다.


조경인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1, 2기 신도시 조성 때만 하더라도 해외조경에 대해 선진사례 견학이라는 내용으로 많이들 해외 조경을 배우러 다녀왔었습니다. 저만해도 해외에 가면 발품을 팔면서 하나라도 더 담아가려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해외에 가서 견문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국민적 관심과 참여만 보더라도 대한민국의 조경이 선진 조경임을 자부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미세먼지, 온난화 등 환경적 변화와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등 사회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조경공간의 발전 및 전략도 지속적으로 필요한 시점입니다. 따라서 생활밀착형 기반시설로서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조경공간을 조성할 수 있도록 조경계의 많은 전문가들과 협업해 더욱더 같이 고민하고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해나갔으면 합니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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